요즘처럼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 대표들이 한가했던 적이 과연 있었나 싶을 정도로 중국 인바운드 시장이 풀 죽어 있다. 5월까지만 해도 고공행진을 하며 우리나라 최대의 인바운드 시장다운 행보를 보여 왔던 점을 상기하면 안타깝기까지 하다. 메르스(MERS) 여진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중국인 관광객을 얼마든지 유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속이 없어서다. “메르스 이후 인두세가 더 올라 메워야하는 마이너스 폭이 더 커졌는데 면세점에서든 기념품가게에서든 수익은 오히려 더 하락했다. 받아봤자 십중팔구 손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직원 무급휴직을 그대로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모 여행사 대표의 말은 현 상황을 단적으로 설명한다.

이렇다보니 근거 없는 ‘카더라’와 ‘설’만 난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유언비어들은 시장의 불안감을 확대 재생산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메르스 탓에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들의 ‘체력’이 고갈된 틈을 타 중국의 거대 자본이 더욱 기세 좋게 세력 확장에 나서며 한국 여행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특정 여행사가 거론되는 보다 구체적인 소문도 있다. 중국 송객여행사가 연간 20~30만명 송객을 보장하는 대신 현저히 불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했다더라, 그 조건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면 전체 시장에도 일파만파 악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저질 행사로 이어져 중국인의 발길을 끊게 될 것이다 등등 꼬리를 문다. 국내 모 보험회사가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는 물론 쇼핑센터까지 인수해 경쟁력을 키우고 궁극적으로는 주식시장 상장까지 노린다는 얘기도 나돈다. “뭔가 비정상적이고 불합리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정확히 파악할 수 없으니 답답할 뿐”이라는 토로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메르스가 중국 인바운드 시장의 ‘판을 흔들었다’는 시선은 일정 부분 사실이다. 이를 기회로 삼아 저돌적으로 ‘새판 짜기’에 나서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관건은 얼마나 원칙과 상식에 부합하느냐, 또 얼마나 정도를 지키느냐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혼란스러울수록 그런 가치들이 더욱 빛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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