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OTA 시장규모 6조1,000억원
-씨트립·취날·투뉴 등 ‘금융업계 진출’
-“대형OTA+스타트업OTA 어우러져야”
 
중국의 유명 온라인 여행사와 국내 여행업계의 제휴 소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기본적인 항공, 호텔, 입장권을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OTA를 표방하며 세계적으로 제휴·협약을 이어가는 중국 OTA. 자본과 기술, 사용자까지 갖춰 공룡으로 커가는 중국 OTA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해외여행자유화+바링허우세대 맞물려
 
씨트립(Ctrip), 취날닷컴(Qunar.com), 투뉴닷컴(Tuniu.com). 여행업계 종사자라면 낯설지 않은 중국 온라인 여행사의 이름들이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국내 여행업계의 OTA 시장규모는 332억6,000만위안으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6조1,000억원을 넘는다. 그중 아웃바운드 시장은 45.1%로 150억위안(약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증권 보고서가 지난 8월6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의 OTA 시장 규모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2014년부터 향후 4년간 다시 23.7%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용자 규모 역시 지난해 3억5,600만명(PC 사용자 24%, 모바일 사용자 34% 증가)을 기록했다.

중국 OTA의 성장이 거침없다. 배경은 사회적 구조와도 많은 연관이 있다. 우선 중국의 해외여행자유화다. 해외여행은 여행 산업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항공, 호텔, 입장권 등을 준비하는데 주로 사용하는 채널이 OTA라는 점도 들 수 있다. 소비의 주체가 바링허우(80后)세대로 변화했다는 점 역시 큰 기여를 했다. 바링허우세대는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이 시행됐던 1980년대 이후 출생자인 20~30대 세대를 일컫는다. 바링허우세대는 가장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로 물건 구매 전 철저한 비교 단계를 거치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인터넷 사용이 자유롭다는 점까지 더해지면서 모바일과 온라인을 활용한 구매력이 높아졌다. 이러한 세대의 특징이 여행에도 적용됐다. 해외여행 붐과 바링허우세대의 소비패턴이 맞물려 OTA 시장 성장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OTA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사업 역시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제1아웃바운드 시장이 한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톱 OTA와 한국 여행업계와의 업무제휴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은 모두투어와 항공권 판매 업무제휴를 맺은데 이어 GS홈쇼핑, KB국민카드, 신라면세점 등과 협약을 이어가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의 여행전문 오픈마켓인 취날닷컴 역시 국내 여행사인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 비코트립 등과 업무제휴를 맺고 국내 호텔상품을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행자금 저금리로…‘금융사업’까지
 
최근에는 중국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금융업에도 나섰다. 국내·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자금이 부족한 소비자에게 여행자금을 저금리로 제공해주는 사업인 ‘여행금융사업’으로까지 진출한 것이다. 중국IT통신왕에 따르면 씨트립의 경우 지난해 씨트립금융사업부를 신설해 활발히 운영 중이며, 취날닷컴 역시 샨바이티아오라는 회사와 합작으로 나취화(拿去花)라는 여행소비금융상품을 만들었다. 투뉴닷컴도 전문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투뉴 금융서비스를 만들고 투뉴닷컴과 따로 분리해 상품을 출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퉁청(LY.com)여행사 역시 여행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낮은 금리, 혹은 무이자로 여행자금을 제공하는 대부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IT통신왕은 “중국 OTA는 규모와 기술은 물론 다량의 현금유동량도 갖췄다”며 “현재 중국의 여행시장에서 금융상품의 성장 추세는 미래 OTA의 발전 방향 중 한가지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영업이익 측면에서 살펴봐도 규모는 상당하다. 중국의 시장조사기업 아이리서치닷컴이 지난 2월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OTA 시장의 수익은 142억6,000만위안(한화 약 2조 6천억원)에 달한다. 전년대비 24.6%나 성장한 수치로 향후 중국인의 해외여행 증가 추세 및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향후 2018년까지 OTA의 수익은 307억위안(약 5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현지의 한 스타트업 대표는 “현재 중국의 여행시장은 전반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해가는 과정이지만 여전히 70~80%는 오프라인 여행사”라며 “향후 시스템 기술과 모바일(PC)을 접목한 온라인 여행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모바일과 기술을 접목한 전문여행 스타트업 기업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골프투어, 등산 등 특정 여행테마를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여행사는 물론 전 세계 여행정보를 공유하는 여행커뮤니티 치옹요(www.qyer.com), 한국여행전문사이트 한유망(www.hanyouwang.com) 등의 정보공유 사이트에서도 여행 상품부터 호텔, 항공권, 입장권 등을 판매하는 등 온라인 여행의 범위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씨트립 점유율 54.3%…일원화 우려
 
하지만 시장 내에서 특정 기업으로의 집중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떠오르고 있다. 전체 OTA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여행사는 씨트립인데, 그 수익이 무려 77억5,000만위안(약 1억4,100만원)으로 전체 시장의 54.3%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 나스닥 상장을 한 온라인 여행사는 씨트립, 이롱, 취날, 투뉴 네 곳인데 그중에서 유일하게 순이익을 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점유율 2위를 기록한 이롱은 8.5%, 3위 통청은 5.3%를 기록하며 1위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여행사인 이롱을 인수했으며 투뉴에 투자하는 등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중국 온라인 여행사를 흡수하고 있다. 엄밀한 잣대를 대자면 전체 점유율의 68.1%에 달하는 여행사가 모두 씨트립의 줄기에서 뻗어 나오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형 기업의 독주가 자칫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 여행시장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 업체의 독점 체제로 이어지면 시장의 경쟁구도가 망가지고 결국 상품 및 가격의 일원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OTA 스타트업 관계자는 “중국 온라인 여행시장이 성장해가는 중요한 시점에서 대형 OTA의 독점이 계속된다면 결국 경쟁이 사라진 단일화된 시장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며 “소규모 업체들은 살아남지 못해 호텔, 항공, 입장권 등을 판매할 수 있는 창구가 사라질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이어 “전문성 갖춘 신생 OTA도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다양한 상품과 가격을 제공할 수 있는 시장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미 중국 OTA와 제휴를 맺고 항공, 호텔, 입장권 등을 제공하는 국내 여행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여행업계 입장에서는 중국의 공룡 OTA의 손길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서 중국의 톱 OTA와 손을 잡는 것은 마케팅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규 수요 역시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씨트립과 제휴를 맺고 중국어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다비오 박주흠 대표는 “홍콩·마카오로 가는 중국의 수요와 비교하면 한국을 찾는 유커는 적은 숫자에 불과하다. 향후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시장으로 생각한다”며 “씨트립은 유커라는 새로운 고객 시장을 확장하는데 있어서 능력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무분별한 협약, 제휴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씨트립’이라는 업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다기 보다는 그 기업이 가진 능력과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국내 기업의 요구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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