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자 일본정부관광국(JNTO) 서울사무소가 개설된지 30주년인 해다. 여러 모로 의미 있는 해에 JNTO 서울사무소는 기분 좋은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다. 방일 한국인 여행자 수가 매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그야말로 일본여행 붐이라고 할 정도로 일본여행 인기가 뜨겁다. 비결은 무엇일까? JNTO 서울사무소 구마노 노부히코 소장을 만나 신기록 달성의 원동력과 향후 구상을 들었다.
 
 
JNTO 서울사무소 구마노 노부히코 소장은 올해 3월 부임하면서 임기 중 하루 1만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여행하는 시대를 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데, 올해 이를 앞당겨 달성할 전망이다. 방일 한국인 역대 최고기록 경신에 이어 최초의 300만명 돌파, 그리고 1일 1만명 시대 달성 등 신기록 행진의 원동력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역대 연간 최고기록 경신에 최초로 300만명도 돌파
-JNTO 프로모션·마케팅 주효…400만명도 넘길 기세
-국교정상화 50주년·JNTO서울 30주년 맞아 뜻 깊어
 
-9월까지의 누적 방일 한국인 여행자 수가 기존의 역대 연간 최고기록을 넘어선 데 이어 10월에는 최초로 300만명 선도 돌파했다고 들었다. 이런 추세면 올해 전체적으로 하루 한국인 1만명 일본여행 시대를 여는 것은 물론 400만명 문턱도 넘을 것 같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9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많은 286만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찾아 2014년도의 역대 연간 최고기록 276만명을 경신했다. 10월에는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성장률이 전년대비 57%에 이를 정도로 워낙 높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월도 성적이 매우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한 달 동안 전년동월대비 49% 많은 37만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10월까지의 누적기록도 323만명으로 최초로 300만명 시대를 열었다. 올해 3월 JNTO 서울사무소장으로 부임하면서 임기 내에 연간 365만명 이상의 한국인을 유치해 하루 1만명씩 일본을 여행하는 시대를 만들고 싶다고 했었는데, 이런 추세대로면 올해 이를 조기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11월과 12월에 대해서도 기대가 높아서다. 10월말부터 시작된 동계시즌 동안 한-일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공급량이 크게 늘었다는 점도 한 배경이다. 주로 저비용항공사(LCC)에 의한 신규취항 및 증편인데, 공급증대 덕분에 주당 3만명 정도 한국인 여행객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390만명 대에 이를 것으로도 전망하는데, 개인적으로는 380만명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400만명을 돌파하면 더 없이 기쁘겠지만 섣불리 낙관할 수는 없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자 JNTO 서울사무소가 생긴 지 30주년인 의미 있는 해에 신기록을 세울 수 있어 더욱 뿌듯하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 해외 출국자 수가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는 가운데 ‘엔저원고(엔화 약세 원화 강세)’ 현상이 더해졌고, LCC의 잇따른 취항과 증편으로 소비자들의 비용부담이 줄었다. 여행지 선택의 폭이 커진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 JNTO 서울사무소의 프로모션과 마케팅도 힘을 보탰다. 덕분에 여행지도 도쿄·오사카·규슈 등 기존의 인기지역에서 홋카이도와 오키나와 등 신규 지역으로도 확대됐다.
 
-올해 소비자 대상으로는 물론 여행업계 대상으로도 다채로운 프로모션과 마케팅 활동을 펼쳤는데 어떤 전략을 바탕으로 했는지 궁금하다. 겨울시즌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일본의 새로운 매력을 어필하고, 대도시뿐만 아니라 일본 각지의 지방으로도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반 소비자와 여행업계를 대상으로 각각 프로모션을 펼쳤다. 여행업계 대상으로는 공동광고사업을 통한 여행사 지원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항공사와는 공동 프로모션을 전개했으며, 비지트 재팬 아웃바운드 설명회 등을 통해서는 일본 현지와 한국 업계 간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소비자 대상으로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의 다채로운 매력을 홍보하고 일본을 여행하고 싶게 만들었다. ‘아빠를 부탁해’, ‘나혼자 산다’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의 맛, 레포츠 등을 알렸다. 신화의 멤버 김동완의 세토내해 자전거 라이딩 모습도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JNTO가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홍보한 사례도 많다. 각종 여행박람회에도 꾸준히 참가하는 등 소비자와의 만남의 기회를 최대치로 유지했다. 20~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일본의 소도시 여행을 소구한 ‘그 어느 때보다 일본’ 광고 시리즈도 주목을 받았다. 영상광고와 지면광고, 옥외광고 등을 통해 감성 넘치고 발랄한 방식으로 일본 소도시의 매력을 홍보했다. 11월에 열린 ‘2015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는 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겨울과 봄에도 기존의 느낌을 지속하면서 새로운 광고를 선보일 계획이다. 조선통신사 루트를 따라가는 팸투어도 여행사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12월과 1월에 전개할 예정이다.
 
-한국인 여행객뿐만 아니라 중국 등 타 국가의 방일 여행객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일본 현지 호텔과 버스 수배난은 물론 요금상승 문제까지 불거져 한국 여행업계의 고충이 크다.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데….

큰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이렇다 할 해결책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10월까지 전체 방일 외래객 수는 1,632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48% 증가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428만명으로 성장률이 무려 113%에 달한다. 외래객이 급증하다보니 호텔 가동률도 90% 이상으로 사실상 만실상태나 다름없다. 요금인상도 피할 수 없다. 과거에 7,000엔 정도였던 비즈니스호텔의 숙박요금이 2~3만엔으로까지 올랐을 정도다. 특히 예부터 상업의 도시로 불린 오사카에서 이런 경우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행정의 입장에서 보면 서비스 수준에 합당한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상업적 측면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대안으로 민박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한 곳에서 6박 이상 체류해야 하는 조건 등이 있어 과연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한국인 여행객의 경우 3박 여행이 일반적이고 이동이 많지 않은가! 현재로서는 가능한 범위에서 호텔객실을 미리 확보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JNTO 차원에서는 여행목적지와 여행계절의 평준화를 통해 이를 해소하고자 한다. 지방 도시로도 여행객의 발길이 향하게 만들고 여행 시기도 분산시키는 것이다.
 
-그나마 LCC 덕분에 호텔비 및 버스비 인상에 따른 여행비 인상요인이 어느 정도 억제되고 있는 것 같다. 일본 노선은 LCC 주도로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맞다. 외래객 급증에 따른 호텔 및 버스비 인상 부분을 LCC가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 일본은 비행거리가 짧기 때문에 비용절감을 최고의 수익모델로 삼는 LCC에게 최적의 취항지이다. 실제로 홋카이도와 오키나와 등도 LCC가 취항하면서 항공료가 낮아져 이제는 쉽고 저렴하게 갈 수 있는 목적지가 됐다. 그야말로 LCC 효과라고도 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LCC 역시 기존의 인기 여행지와 대도시 위주로 취항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만이 운항하고 있는 지방 노선의 경우 도쿄나 오사카 등 LCC가 함께 취항하는 노선보다 항공료가 오히려 비싼 편이다. 지방분산을 추진하는 JNTO 입장에서는 향후  LCC의 취항지가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확대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LCC가 일본 각지로 더 취항한다면 일본은 더욱 더 여행하기 좋은 목적지가 될 것이다.
 
-현재의 활황세를 유지하기 위해 염두에 두고 있는 장기적 차원의 마케팅 방향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충성도 높은 로열고객층을 만들고 싶다. 환율 등 외부변수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일본여행을 즐기는 고객이다. 이들은 현재의 엔저가 끝나고 엔고(엔화 강세)시대가 오더라도 여행비에 신경쓰지 않고 일본을 찾을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는 여행 테마별로 세분화해 마니아층을 공략할 생각이다. 그동안 특정 지방을 중심으로 그 지방의 테마와 특성을 어필했다면 앞으로는 테마를 중심으로 그 테마에 맞는 지방을 내세우는 방식이다. 사케를 예로 들면, 사케 마니아층에 걸맞은 사케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면 이들은 사케로 유명한 니가타 또는 야마가타 등지로 자연스레 향할 것이다. 이들에게 도쿄나 오사카는 큰 의미가 없다. 테마별 마니아층의 특색과 각 지방간의 특징을 조화시키는 게 관건이 될 것이다.   
 
JNTO 서울사무소가 올해 전개한 ‘그 어느 때보다 일본’광고는 감성 넘치는 이야기와 발랄함으로 주목을 받았다. 11월 초에 열린 ‘2015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인쇄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비지트 재팬(VJ) 사업으로 JNTO 서울사무소가 받은 최초의 상이다. 구마노 노부히코 소장이 상장과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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