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1월20일 열린 개막식을 신호탄으로 중국 내 ‘2016 한국관광의 해’ 사업도 닻을 올렸다. 한·중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따라 2015년 한국에서 ‘중국관광의 해’ 사업이 전개된 데 이어 이번에는 한국이 중국에서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각종 사업을 전개한다. 우리 정부도 중국인 관광객 유치목표와 전략을 구체화하는 등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관광의 해’ 개막식과 한·중 관광포럼을 통해 올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전선 기상도를 살폈다. <편집자 주>
 
-‘2016년 한국관광의 해’에 800만명 유치목표
-저가에 쇼핑 위주 ‘짝퉁관광’ 등 과제도 많아
 
중국 베이징 글·사진=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중국인 800만명 유치전 본격화
 
올해 정부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는 800만명이다. 2015년 실적(598만명)보다 30% 정도 증가한 수치다. 한국관광의 해 개막식 개최에 맞춰 문화체육관광부는 1월20일 중국인 관광객 800만명 유치 목표 달성 전략을 발표했다. ▲관계 부처와의 협업을 통한 제도 개선과 홍보 마케팅 강화 ▲맞춤형 관광 콘텐츠 개발 및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한 방한 매력도 향상 ▲중국인 관광객 친화적 환경 조성 등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이날 개막식 인사말에서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장관은 “‘한국관광의 해’를 맞아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비자수수료 면제 조치를 시행했으며, 복수사증 대상 연령을 60세에서 55세로 확대했다. 또 ‘한류비자’를 신설해 시행하며 한-중 항공 노선도 확충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친화적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한류비자’는 케이팝(K-Pop)과 패션·미용 등 한류콘텐츠와 관광이 결합된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신청 요건을 대폭 간소화한 비자다. 오는 3~4월 경에는 한중 신규 항공노선 4개를 주12회 규모로 신규 개설해 중국인 관광객 수송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증가에 맞춰 전용부두를 확충하는 동시에 제주·부산 등에 ‘크루즈 종합안내센터’를 구축해 기항지 테마 관광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중국인 제1의 여행목적지 한국
 
마케팅은 이미 시작됐다. 1월15일부터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주요 5개 도시 공항과 시내 중심가에서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관광 광고를 시작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해외여행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체계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연간 3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 온라인 여행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현지 유명 포털사이트와도 공동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최근 수년 간 중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중국 중서부 내륙지역 공략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상반기에 우한과 청두에서 처음으로 한류관광 종합축제인 ‘한국문화관광대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중국 측의 지원의지도 분명하고 전망도 밝다. 중국국가여유국 리진자오 국장은 “중국은 지난해 한국에서 120여개의 다채로운 관광교류 활동을 진행하는 등 성공적으로 ‘중국관광의 해’를 전개했으며, 전년대비 6.3% 증가한 444만명의 한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하고 “한국과 함께 더 많은 관광 편리화 조치들을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개막식에 앞서 열린 ‘한중관광발전포럼’에서 중국여행사협회 장리쥔 회장도 “중국 여행업계를 대표해 2016년 한국관광의 해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으며, 한중 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해서 주제발표를 한 베이징낙도국제여행사 천쉬 대표는 “중국인 해외여행자 수와 소비액이 급증하고 있는데 여전히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며 “중국인 해외여행 제1의 목적지인 한국의 확대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고 강조했다.
 
 
쇼핑·저가로 얼룩진 ‘짝퉁 한국관광’
 
경계와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중국여행사협회 장리쥔 회장은 “한중 양국 관광교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각종 문제점도 불거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회피해서는 안된다”며 “저가경쟁과 쇼핑강요, 이로 인한 한국관광에 대한 이미지 실추 등에 대해서 양국 여행업계 종사자들이 경계하고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낙도국제여행사 천쉬 대표는 더 노골적으로 방한 여행시장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현재 중국인의 한국여행은 단체관광객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대부분 저가호텔에 저가식사, 무료 관광지 관람 위주로 구성돼 있고 쇼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한마디로 ‘짝퉁 한국관광’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이드 해설 수준이 가이드에 따라서 천차만별인 것은 물론 쇼핑금액으로 가이드가 평가 받는다고 현실을 전했다. 이래서 ‘한국 단체관광은 곧 싸구려상품’이라는 인식이 성립돼 있다고 전했다. 방한여행상품의 가격대도 문제다. 항공기 좌석 공급과잉으로 한국여행상품의 심리적 가격이 대폭 하락한 데다 저가경쟁도 더해져 중국인의 평균 해외여행비용(6,000위안)을 크게 밑도는 수준(2,000위안)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테마관광 역시 한계가 명확했다. 개별관광객(FIT)은 서울에만 집중돼 있고, 방한 크루즈 여행은 제주, 부산, 인천 등 일부 항만에만 한정돼 있다. 의료관광 역시 의료사고 등의 리스크 탓에 중국 여행사들이 선뜻 나서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인 유치 확대를 위해서는 한중 항공공급 과잉은 낭비가 아닌지, 전세기 증가는 적자를 의미하지 않는지, 과연 쇼핑이 한국여행의 영원한 테마인지, ‘짝퉁 한국여행’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제 양국 관광업계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개선하고 불량업체 퇴출
 
우리 정부의 중국인 방한여행 시장 품질관리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중국여행사협회 장리쥔 회장은 “중국전담여행사 전자관리시스템 가동, 품질관리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 한국 정부의 시장 건전화 노력은 저가경쟁과 쇼핑강요 등으로 깍인 한국관광의 가치를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중 양국 여행업 단체도 시장건전화 노력을 다짐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와 중국여행사협회는 이날 ▲한중 협력관계 강화를 위해 ‘한중 관광업계 교류회’ 정례화 추진 ▲관광교류 증진 및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상호 협력 ▲양국 방문 관광객의 안전 및 품격 서비스 제공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 단체관광의 질적 향상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운영 중인 중국전담여행사 전자관리시스템을 개선하고, 2월에는 중국전담여행사 갱신제 심사를 통해 시장 질서를 훼손한 여행업체를 퇴출시키는 등 단체관광 품질 제고를 위한 노력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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