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C와 LCC 애매한 공동운항 확산
-비싼 요금 불구 담요까지 유료 ‘불만’
-FSC “고객 스케줄 선택 기회 넓힌 것”

국적 대형항공사(FSC)가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공동운항을 확대하면서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공동운항이란 해당 노선의 항공권을 두 항공사가 각각의 항공편으로 판매하지만 운항은 하나의 항공기로 진행되는 일종의 항공 제휴다. 현재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총 11개 노선을 공동운항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에어부산과 15개 노선을 공동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최근 에어서울과도 공동운항 협약을 맺었다. 모두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운항하는 노선의 항공권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서 판매하는 형태다. 

문제는 이들 공동운항이 FSC와 LCC라는 완전히 다른 체급간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FSC와 LCC는 제공 운임은 몰론이고 기내 서비스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7월21일 기준으로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진에어와 공동운항 하는 인천-괌 노선의 항공권을 예매할 경우 10월21일 출발, 10월24일 돌아오는 패턴의 항공권을 최소 48만7,100원부터 최대 60만8,000원대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그중 진에어 항공기를 탑승할 수 있는 가격대는 51만7,100원부터다. 같은 기간에 진에어에서 해당노선을 예약하면 최소 37만6,100원부터 예약이 가능하다. 같은 항공편을 이용하는데 가격 차이는 14만1,000원 이상이다. 진에어의 특가 이벤트 등을 감안하면 액수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대한항공을 통해 해당 노선을 이용한 고객은 더 비싼 돈을 주고 진에어를 탑승하지만 스카이팀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는 것 외에 추가적으로 제공받는 서비스는 없다. 좌석지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기내에서 제공하는 음료 역시 구입해서 먹어야 한다. 기타 부가서비스의 이용도 불가하다.

대한항공 측은 “공동운항을 하는 경우 항공권의 가격 차이는 어느 노선에다 있다”며 “다만 구입과정에 있어서 해당 노선의 항공권을 구매하려는 고객에게 구매 기회를 더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요즘 소비자들은 똑똑하다. 더 저렴한 항공권을 찾아서 구매하는 것은 승객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진에어 홈페이지에서 구매하고 대한항공을 이용할 수 있는 공동운항 항공편은 없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두 항공사가 공동운항을 협약할 당시 진에어의 항공편만을 이용하는 ‘일방 협약’을 진행했다”며 “그렇게 진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도쿄(나리타) 노선의 아시아나항공 요금은 최소 54만1,100원, 에어부산의 최소 요금은 22만1,100원으로 무려 32만원의 차이다(7월21일 기준, 10월21일 출발, 24일 리턴). 아시아나항공 역시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것 외에 특별한 기내 서비스는 제공하고 있지 않다. 또한 마찬가지로 에어부산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이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 공동운항은 진행하고 있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에게만 기내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다”며 “공동운항을 진행하는 것은 고객들이 다양한 노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당 노선에 대해 에어부산과 공동운항을 한다는 것을 사전에 충분히 공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역시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네이버의 유명 여행 카페에 글을 쓴 한 소비자는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도 공동운항을 진행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대형항공사를 이용하는 이유에는 기내식, 마일리지 적립뿐만 아니라 대형 항공기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이러한 공동운항이 과연 맞는 건가 싶다”고 전했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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