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퍼시픽항공(5J)이 약 17년 동안 이어왔던 GSA 체제에서 오는 10월1일부터 직영 지사 체제로 운영된다. 한국지사 초대 지사장으로는 기존 GSA인 글로벌에어시스템에서 근무했던 강혁신 지사장이 임명됐다. 갑작스러운 체제 변경의 배경과 새로 구축되는 한국 지사의 영업 시스템에 대해 물었다. <편집자 주>
 
-10월 5J 한국지사 공식 출범, 11명 직원 구성
-“ADM 계약 지양하고 FIT 비중 50%까지 확대”
-지방 홀세일 운영, 서울 및 패키지 편중 완화
 
 
-세부퍼시픽항공(5J)과 인연이 깊다
GSA인 글로벌에어시스템에서 세부퍼시픽항공의 한국 직항 취항 이전부터 지정세일즈로 활동했다. 글로벌을 떠나던 2014년 11월까지 약 15년 동안 전담했던 항공사이고, 첫 취항부터 함께 했던 항공사다 보니 애착이 크다. 회사를 떠나던 당시에도 못내 아쉬운 기분이 있었고, 다시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세부퍼시픽항공은 지난해 말 한국 GSA 관련 비딩이 있었다. 당시에는 변동 없이 글로벌과의 계약이 유지됐지만, 결과적으로 올해 GSA 체제에서 지사 체제로 운영 구조가 변경되게 됐다. 한국 매니저를 뽑는 과정에서 글로벌에서도 적극 추천해주고 본사에서도 뜻이 맞아 다시 돌아오게 됐다. 
 
-운영 체제를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기존 GSA 영업은 전세기 중심으로 진행됐다. 2000년대에는 필리핀에 취항하는 항공사가 한국 국적사와 필리핀항공, 그리고 세부퍼시픽항공뿐이었기 때문에 사업성도 좋았고 수익성도 높았다. 그러나 항공 공급이 점점 늘어나면서 LCC의 공세가 심화됐고 시장도 급변했다. 결과적으로 전세기 중심의 운영이나 GSA는 사업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시대적으로 불가피한 변화라고 본다. 
또 한 가지는 지난 2008년 세부퍼시픽항공이 FSC와 LCC 사이의 ‘하이브리드 항공사’에서 완전한 LCC로 성격을 전환하면서 생긴 변화다. LCC 성격에 맞춰 운영 상의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성장폭도 상당히 컸다. 그러나 전세기로만 운영되던 한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정체될 수밖에 없었고, 이런 부분이 해소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 
 
-한국 지사는 어떻게 꾸려지나
운영권이 한국지사로 넘어오는 것은 오는 10월1일이다. 현재 세일즈 3명, 예약·발권 2명 등 총 11명의 직원으로 조직 구성이 끝났다. 서소문 동화빌딩 7층에 사무실을 준비하고 있고, 10월 이전에 모든 작업이 완료될 것이다. 업무 연속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대부분 직원들이 글로벌에어시스템 출신이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을 것 같다. 향후에 운항편수를 늘리게 되면 직원을 추가 고용할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한국 지사의 마케팅 방향은
‘판매망의 다양화, FIT 공략, 얼리버드’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지금 세부퍼시픽항공의 거래는 패키지에 집중돼 있는데 이것을 다양화 하려고 한다. ADM 거래를 최대한 지양하고 FIT 비중을 최대 50%까지 늘려나갈 것이다. 여행사의 수요가 늘게 되면 공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지원할 것이다. 
또 출발일에 임박한 가격경쟁보다는 얼리버드 판매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최소 6개월 전 여행사에 요금을 주고 미리미리 좌석을 채우는 것이다. 본사가 막바지 가격 변동에 보수적이기도 하고, 수익성 또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재 BSP 가입도 끝났다. 아시아나세이버 발권이 가능하고, 계좌 오픈만 남겨둔 상황이다. 최대한 빨리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홀세일사에는 커미션을 가져가되 BSP를 통한 발권에는 VI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별 홀세일러를 두겠다고
권역별로 1~2개 업체에 커미션 기반의 홀세일 권한을 주려고 한다. 취약했던 지방 세일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 내 패키지 여행사에 편중돼 있는 판매망에 균형을 잡고, 각 지역 거점 홀세일을 통한 BSP 발권을 늘리려고 한다. 동시에 FIT 여행사 판매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주4회 일정으로 운영 중인 부산-마닐라 운항편은 주5회나 매일 출발 일정으로 증편 가능성을 점쳐보고 있다. 지금은 없는 지방발 세부, 깔리보행 노선도 염두에 두고 있다. 
 
-운항편 확대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한국지사로 움직이다 보니 항공편 하나하나의 판매율보다 1년 전체 운영상황을 보고 움직일 수 있다. 나무를 보는 게 아니라 숲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얼리버드로 미리미리 좌석을 채우고, 좌석이 차게 되면 주요 날짜에 단발성 전세기를 다수 운영하려고 한다. 전세기 또한 리딩타임을 벌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미리미리 준비할 예정이다. 충분한 판매기간을 가져가는 만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또 기본적으로 내년부터 2020년까지 본사에서 30대의 추가 항공편이 생긴다. 240석 규모의 A321을 다수 들여올 예정이기 때문에 새로운 운항에 대해 본사 또한 적극적이다. 
 
-한국 지사 출범을 앞둔 소감은
필리핀 시장은 치킨게임 구조다. 미리 기획하는 것이 한국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전략이다. 큰 틀의 기획 아래 시장 상황에 맞는 민첩성을 가져갈 것이다. 
장수 항공사로 오래 가고 싶다.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중도를 지키면서 한국지사를 운영해 나갈 것이다. 초반에 기반을 잘 닦아서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겠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