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순수 출국자만 2,100만명에 달할 듯
-소비자 이탈, 안이한 대응 등 현안 산적해 

올해 아웃바운드 시장 규모가 사상 최대치에 이를 전망이지만 정작 여행사는 이를 체감하지 못한 채 고통만 호소하고 있다. 과연 여행사의 역할은 무엇이며 존재기반은 어디인지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늘었다.

한국관광공사 출입국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승무원을 제외한 순수 출국자 수는 전년대비 18% 증가한 1,182만3,667명으로 올해 들어 처음 1,000만명 선을 넘었다. 2015년 순수 출국자 수(약 1,789만명)를 바탕으로 7월까지의 성장률(18%)을 적용해 추산하면 올해는 2,1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그야말로 아웃바운드 활황인데 여행사들은 오히려 갈수록 힘들다는 하소연만 키우고 있다. 아웃바운드 시장 확대는 그저 ‘착시’에 불과하다는 자조 섞인 분석만 가득하다. 해외여행자는 늘었어도 여행사를 통해서는 그만큼 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모 홀세일러 대리점인 A사 대표는 “해외여행자 수가 매년 신기록 행진을 벌이는 데도 여행사는 갈수록 어렵다는 얘기는 그만큼 ‘탈 여행사’ 현상이 심하다는 증거”라며 “그마저 있는 수요도 호텔과 항공 예약 전문 OTA 등 새로운 주자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기존 여행사들이 안이하게 과거의 방식에 안주하고 있는 사이 시장과 소비자는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달아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행사 자구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여행상품 구성과 운영 면에서 혁신을 이루지 못한 채 ‘랜드사 쥐어짜기’와 쇼핑·옵션에 대한 과도한 의존 등 구태를 벗지 못한 것은 물론 항공사의 ‘제로컴(Zero Commission)’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여행업 취급수수료(TASF)'도 정착시키지 못하는 등 안과 밖으로 안이하게 대응해 현재의 난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데도 여행사 간 경쟁은 계속 치열해지고 있다. 여행사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탓이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지난 25일 집계한 2016년 2사분기 전국관광사업체 통계에 따르면, 전국 여행업 등록 건수는 총 1만9,367건으로 전분기보다 476건 증가했다. 여행업 등록 기준이 아닌 실제 여행사 수로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2사분기 여행사 수는 1만4,772개로 전분기(1,만4,515)보다 257개 늘었다. 

B여행사 관계자는 “지금도 여행사가 너무 많은데, 허가제로 관리하지는 못할망정 정부는 오히려 여행사 창업을 촉진하겠다며 여행업 등록 자본금을 기존의 절반으로 낮췄다”며 “앞으로 경쟁이 더 심해질 게 분명해 걱정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2년 동안 한시적으로 여행업 등록에 필요한 자본금 기준을 기존의 절반(일반여행업 1억원, 국외여행업 3,000만원, 국내여행업 1,500만원)으로 낮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여행사 역할과 존재기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커졌다.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일본여행업협회(JATA) 다가와 히로미 회장(JTB 회장)이 직접 나서 기획력과 알선력, 안내력이라는 여행사의 3대 원점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며 “우리도 여행업계 전체 차원의 해법 모색과 방향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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