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준비 여행사 증가…인팍 AI 전문가 영입, 하나 내년 도입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실시간 상담이 가능한 ‘챗봇’ 서비스 열풍이 여행업계도 불기 시작했다. 챗봇은 채팅과 로봇의 합성어로 실제 사람과 대화를 하듯 채팅을 통해 상담이 가능한 시스템을 말한다. 이미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 다수의 은행부터 라이나생명과 같은 보험사 등 금융권에서는 챗봇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기 시작한 상태다. 

1대1 채팅 서비스는 그동안에도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기반으로 활발하게 제공해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사람의 손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실시간 상담일지라도 즉각 답변이 어렵거나, 서비스 이용시간에 제한이 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더라도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자동 답변이 가능한 케이스도 있다. 예를 들어, ‘2016년12월24일 인천-방콕 항공권 구매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있다면 ‘12월24일’, ‘인천’, ‘방콕’, ‘항공권’, ‘구매’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분석해 답을 유추해내는 식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은 질문의 몇몇 키워드를 두고 경우의 수를 나열하거나 해결 방법을 안내하는 수준이어서 실질적인 상담 기능으로서는 만족도를 높이기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채팅창에서 항공권 목록을 살피고 상담, 예약까지 이어지는 수준이지만, 아직까지는 항공권 검색을 위한 페이지를 안내한다거나 앱 다운로드 페이지로 연결되는 등의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앞으로는 빅데이터 수집·분석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상담을 하거나 상품을 예약, 변경, 취소하는 등의 업무도 실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음 카카오가 챗봇 시스템을 적용한 서비스를 플러스친구를 통해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전략을 발표한 것도 이를 구현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여행산업에서도 챗봇에 대해 관심이 크다. 인터파크투어는 지난 11월22일 모바일 앱을 통해 ‘여행톡’ 서비스를 오픈했다. 여행톡은 인터파크투어에서 항공이나 호텔, 에어텔, 자유여행 상품을 예약한 고객에 한해 이용 가능한 서비스로, 현지에서 필요한 정보를 교류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다. 오사카, 괌, 방콕 등 11개 도시에서 현지에 상주하는 전문가가 24시간 고객이 필요한 정보에 대해 답변해주고 있다. 야놀자는 레드타이버틀러와 제휴를 맺고 12월부터 숙박 예약자들을 대상으로 1대1 채팅 컨시어지 서비스를 시작한다. 서울패스 등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스타트업 기업들도 채팅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밖에도 국내 LCC를 비롯해 다수의 여행사들이 해외지사나 가이드 등을 활용해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채팅 상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아직까지 여행산업에서는 1대1 채팅 컨시어지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챗봇 시장을 살피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시작으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는 움직임이 크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 여럿을 영입한 상태며 여행톡을 시작으로 단계별로 챗봇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투어 역시 내년 상반기 모바일 앱을 통한 실시간 챗봇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상품을 검색, 추천하거나 문의사항에 대한 답변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향후에는 단계별로 취소나 환불까지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챗봇 기능의 가장 큰 핵심이 ‘빅데이터’에 있는 만큼 일단 초기 모델이 탄생하게 되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시장에 적응해 나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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