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3년 전만 해도 그저 떠오르는 여행시장이었던 베트남이 어느새 동남아시아의 전통 강호인 태국과 필리핀을 위협하고 있다. 한껏 달아오른 베트남 열기의 현재 온도를 체크했다.
 
 
스테디셀러 앞지른 베스트셀러

요 근래 동남아시아 여행 목적지가 부쩍 ‘베트남’에 쏠려 있다. 실로 올해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여행의 스테디셀러인 태국과 필리핀을 제치고, 그야말로 ‘폭주’하고 있다.

2016년 1~7월 태국과 필리핀, 베트남에 방문한 한국인 방문객 통계를 살펴보면 베트남은 85만8,029명으로 이미 필리핀의 82만8,911명을 넘어섰다. 태국의 85만9,809명에는 못 미치는 수치지만, 약 1,000명 차이로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베트남이 태국을 역전한 건 8월부터다. 1~8월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의 수는 100만5,057명으로 태국(100만613명)보다 4,500여 명이 많았다. 베트남 통계청(GSO, General Statistics Office of Viet Nam)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10월까지 집계된 베트남 방문 한국인의 수는 125만명을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무난히 130만명을 돌파하며 ‘2016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동남아시아 국가 1위’에 오를 전망이다. 
 
하늘길이 발길을 이끌다

그렇다면 베트남이 왜 이리도 뜨거워진 걸까? 무엇보다 베트남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인천에서 출발한 베트남행 항공편 수를 비교해 보면 2013년 4,326편, 2014년 5,647편에서 2015년 7,069편으로 크게 늘었다. 국적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뿐만 아니라 저비용항공사(LCC, Lower Cost Carrier)들까지 한국-베트남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온 결과다. 항공편 수와 함께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의 수 역시 비례해 증가했는데 2013년 약 74만명에 머물렀던 방문객 수가 2014년엔 약 84만명, 2015년엔 급기야 111만명을 뛰어 넘었다. 베트남이 현재 한국에서 관광청을 운영하거나 정부 차원의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항공편 확대가 베트남의 성장에 있어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공급이 수요를 이끈 것이다.  

베트남 항공 시장이 포화단계에 이르렀다는 예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여행업계의 전망은 오히려 그 반대다. 단거리 취항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저비용항공사들이 중국과 일본 이외에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지역 중 하나가 바로 베트남이라는 것. 실제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계속 기재를 확충하며 베트남 노선을 늘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항공기를 공항에 세워 두지 않고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비행시간이 4~5시간 정도로 짧은 지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하루에도 몇 번씩 띄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차후 몇년간 베트남 시장은 식기는커녕 더욱 달아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김예지 기자 yeji@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