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콘텐츠 생산•소비, 글과 사진에서 자막과 영상으로 다변화
 
글자와 사진만 나열되던 SNS에 어느 순간부터 짤막한 동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대형 방송사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영상 콘텐츠는 이제 ‘너도나도’의 시장으로 내려온지 오래다. 무게감을 떨쳐내고 가볍게 소화되기 시작한 영상, 지금 전성기를 맞았다. 
 
-페북·인스타도 영상의 시대
-3년간 영상 이용자 계속 증가
-도달률 높아 마케팅에 활용
 
 
언제 어디서나 ‘재생’하는 시대
 
시나브로 영상 콘텐츠가 일상에 젖어들었다. 영상은 이제 웹과 모바일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됐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영상 전문 서비스는 당연하고, 포털 사이트 메인에서도 켜켜이 쌓인 것이 영상 콘텐츠다. 

지금 영상 콘텐츠의 키워드를 꼽자면 ‘다변화’다. 소비되는 콘텐츠 내용과 소비 창구가 무수히 가지를 뻗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TV방송의 ‘다시보기’ 중심의 영상 소비가 각종 1인 콘텐츠, 웹 콘텐츠 등으로 다양화 됐다. 유명 BJ를 필두로 한 MCN(Multi Chanel Networks)은 이미 대중화된지 오래고, 포털 사이트가 직접 제작해 웹으로 송출되는 웹드라마도 최근 호응이 높아지는 추세다. 서사를 담은 내용이 아니라 단순히 분위기와 재미를 전달하는 5초 내외의 짧은 영상들도 SNS에 자주 노출된다. 소비 창구의 변화도 극적이다. 기존에는 동영상 전문 사이트인 유튜브, 아프리카TV에 들어가야만 접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수시로 들어가는 SNS, 포털 사이트 등에서도 영상 콘텐츠를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이용 9%는 동영상 이용
 
갑작스레 영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은 문화의 전반적 흐름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이 고도화 되면서 이용 시간이 늘어나고, 그만큼 소비되는 콘텐츠도 양적, 질적 확대가 이뤄지는 것이다. 또한 일반 개인이 영상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적 진보까지 어우러지면서 접근하기 어려웠던 영상이 대중의 손에 쉽게 잡히게 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2월 발간한 <ICT 융합시대의 영상 콘텐츠 전략>에서는 온라인 및 모바일의 대중화가 영상 콘텐츠 발달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영상서비스의 이용 개수와 이용 시간을 분석한 결과를 확인해보자. 2014년부터 2016년(2/4분기만 집계)까지 PC와 모바일을 통해 이용한 모든 온라인 서비스의 총 이용시간은 지난 3년간 비슷하게 나타났다. 2014년 331시간, 2015년 367시간, 2016년 359시간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온라인 영상 서비스의 이용시간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2014년 23시간이었던 것이 2015년에는 31시간, 2016년에는 35시간으로 늘어났다. 2016년의 경우 전체 이용시간 중 영상 서비스 이용 시간의 비중은 8.97%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이용 시간 변화는 미미한 것을 감안하면 다른 콘텐츠 대신 영상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집중! ‘모바일 앱’ 압도적 선두
 
PC, 모바일 웹, 모바일 앱 등 이용 디바이스별로 구분하면 영상 콘텐츠의 소비는 모바일 앱에서 가장 많이 이뤄진다.<표2-1, 2-2> 성장률 및 비중이 가장 높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는 요소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모바일 앱을 통한 영상 서비스 이용 비중이 8.23%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영상 서비스 이용 시간인 8.97% 중 PC나 모바일 웹으로 소비되는 영상 콘텐츠는 0.74%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웹과 앱을 모두 포함했을 때 모바일 온리 유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 채널은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의 영상 사이트 등으로 나타났다. 대중적인 SNS 채널이 약진하고 공격적으로 영상 콘텐츠 확보에 나선 포털 사이트 또한 기존의 접근성을 기반으로 장악력을 늘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영상 도달률 카드뉴스의 2배 이상
 
중요한 것은 마케팅적 효용성이다. 가장 직관적인 효용성 측정은 각 채널별 동영상 콘텐츠의 조회수로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의 시청자는 연간 50%씩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65% 수준으로 나타난다. 페이스북의 동영상 조회수는 하루 기준 2015년 10억뷰에서 2016년 80억뷰로 크게 높아졌다. 인스타그램 또한 지난 2016년 7월 기준 지난 6개월간 동영상 시청 시간이 150%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트위터는 2015년 한해 동안 동영상 조회수가 150배 늘었다. 영상 채널에 대한 집중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는 투어팁스의 채홍구 팀장은 “사진이나 문자를 가독성 높게 편집해 만드는 카드뉴스보다 동영상의 도달률이 2배 이상 높다”며 “실질적인 효과가 어느 정도 눈에 보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동영상 콘텐츠 제작을 의뢰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hot했던 그들 1
 
· 최근 유튜브, 네이버TV캐스트 등에서 여행사의 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주기적으로 여행 관련 영상들이 업데이트 되고 있는 것이다. 여행의 분위기를 담은 영상을 기본으로, 기내 승무원이나 유명 아프리카TV BJ가 직접 등장하는 등의 재미있는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진지함’을 털어버리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 지난 2016년 5월, 아시아나항공의 ‘오즈(OZ) 로마를 보여줘’ 캠페인이 큰 주목을 받았다. 로마 취항 1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해당 캠페인은 로마의 풍경을 360° VR로 담은 영상을 시리즈로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영상을 재상하며 마우스 드래그를 하면 마치 그곳에 실제로 서 있는 양 사방팔방을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여행업계 최초로 VR 영상을 홍보에 활용한 사례다. 
 

●‘매출’ 중심 홍보에서 ‘브랜딩’으로 목적 변화, 업계 활용도 높아져
 
-콘텐츠 확보에 나선 여행사
-전문 인력·장비 구축에 적극
-짧고, 재미잇게 만들면 흥행
 

기본은 상품 소개에 이용
 
여행업계의 영상 활용도는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다. 여행사의 경우 상품 일정표 안에 해당 지역을 소개하는 영상을 삽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여행박사를 예로 들면 일정표 페이지 상단에 선택한 지역과 관련이 있는 동영상을 모아놓은 ‘Hot Clip’을 배치하고 약 1분~3분 내외의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모두투어는 일부 일정표에 가장 상단에 나오는 프리뷰 자리를 사진 대신 동영상으로 대체하는 방식도 시도하고 있다. 별도의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고 영상이 재생되도록 한 점도 유저 편의를 높인 부분이다. 판매를 위한 홈페이지 활용을 제외하고, 인지도 확보와 브랜딩을 위한 영상 활용도 더욱 적극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유튜브, 네이버 TV캐스트에 자체 브랜드 채널을 만들어 영상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업로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주요 대형 여행사와 LCC가 이런 활동에 적극적인 편이다. 

다양한 지역의 상품을 공급하는 여행사들은 상대적으로 방대한 양의 콘텐츠가 필요하지만, 항공사나 관광청은 보다 집중력 높은 영상을 제작하고 활용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지역 혹은 항공기 등 명확하게 사업 영역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 소개를 위한 홍보 영상을 제작해 오프라인 홍보물이나 온라인 채널로 유통한다. 항공사와 관광청은 자체 웹페이지의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므로 채널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영상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콘텐츠 확보 필요성에 대해서도 점점 공감대가 높아지는 추세라는 평이다. 
 
자체 제작 위한 투자 적극적
 
예상보다 여행업계에서는 영상 콘텐츠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오래 전부터 설득력을 얻어왔다. 대부분의 대형 여행사들은 영상 자료 확보를 위해 길게는 10년 이상 투자해온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나투어는 15년 전부터 영상 자료를 확보하기 시작했고, 관련 업무를 관할하던 팀을 지난 2014년 투어팁스로 아예 분리하면서 독자적인 체계를 가진 전문업체로 운영하고 있다. 모두투어 또한 4~5년 전부터 영상 콘텐츠 축적을 시작했다. 홍보팀 내 영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PD 및 편집자 등이 소속돼 있기도 하다. 모두투어 조아라 대리는 “콘텐츠 시장 변화를 예측해 몇 년 전부터 팀을 꾸리고 준비를 해왔다”며 “콘텐츠 확보를 위해 직접 출장을 가고 영상을 확보해 온다”고 전했다. 최근 자체 채널로 노출되는 홈쇼핑 방송을 시작한 노랑풍선 또한 사내 미디어팀 내에서 해당 영상을 모두 제작하고 있다. 

투어팁스의 경우, 채홍구 팀장은 “온라인 홈페이지가 활성화되던 시점부터 영상을 자체 수급할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에 콘텐츠 확보에 들어갔다”며 “지난 2010년부터 내부적으로도 니즈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영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전까지는 영상을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이 옥외광고나 방송으로 한정돼 있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2010년도 이후 모바일과 SNS가 활성화 되면서 영상 활용의 패러다임이 변화했다”고 덧붙였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하나투어 내부 작업에 치중돼 있던 투어팁스의 활동도 다변화되기 시작했다. 항공사나 관광청 등에서 영상 제작 의뢰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양적인 측면에서의 영상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향후 보다 퀄리티 높은 영상을 제작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 인력과 전문 장비다. 영상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고용, HD 서비스를 위한 장비 확보, 드론 및 VR 장비 확보 등이 여행업계 마케팅 분야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모두투어 미디어팀 조아라 대리는 “영상 제작을 위해 자체적으로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퀄리티 향상을 위해서 꾸준히 비용이 지출되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여행’ 특성 살려 정보 전달에 집중
 
현 단계에서 마케팅 효과를 가늠하는 것은 섣부르다. 여행 분야는 아직 영상보다 사진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고, 이제 막 영상으로 넘어가는 단계기 때문이다. 또한 분야를 막론하고 시중에 나온 콘텐츠 양도 절대적으로 적다. 여행업계의 경우 유튜브를 제외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에서 동영상을 활용하는 경우는 거의 미미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온라인 콘텐츠의 패러다임이 사진에서 영상으로 변하고 있는 단계인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영상 콘텐츠에 기대하는 마케팅 효과도 변화하고 있다. 이전까지 직접적인 ‘매출’을 위해 영상을 활용했다면, 이제는 ‘브랜딩’을 위해 영상 콘텐츠가 제작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실제로 주요 여행사들이 대중에게 노출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채널들을 살펴보면, 상품을 소개하기 보다는 각종 여행 정보나 여행지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새로운 소식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뷰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채널을 확인해보면 상품 일정 중에 포함된 지역을 소개하고 체험거리, 쇼핑리스트 등을 세분화해 소개하고 있다. 상품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은 쓰이지 않는다. 모두투어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 2014년 업데이트 영상까지는 상품명을 노출하고 있으나 이후 영상에 대해서는 상품명을 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영상을 통해 실질적인 매출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학습에 의한 것이기도 하고, 영상이 노출되는 유튜브나 SNS의 소비자가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는 데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영상, 재미있고 짧게 만들어라
 
 ‘좋아요’ 등 추천수와 조회수가 높은 영상의 공통점은 ‘재미’ 요소가 높다는 것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바이럴 마케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티웨이항공의 신규 취항 노선 홍보 영상이 다른 영상보다 높은 도달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재미 요소를 잡았던 덕이라고 볼 수 있다. 

길이도 중요하다. 장편의 긴 영상은 시청 전부터 유저를 지치게 한다. 유튜브의 경우 3~5분 내외의 영상들이, SNS의 경우에는 그보다 더 짧은 초 단위 영상들이 주로 소비된다. 신속하고 강렬하게 유저를 잡았다 놓아주는 밀당이 필요하다. 
 
▶hot했던 그들 2
 
티웨이항공이 취항지를 소개하기 위해 만든 다섯개의 시리즈 영상은 SNS로 확대되며 인기를 끌었다. ‘거친 표면은 이렇게 밀어주세요, 삿포로’, ‘남자의 커피, 캬라멜 마카오또’ 등 단순한 말장난을 이용했고, 영상 편집 또한 단순했지만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흥행은 조회수가 증명했다. 이전 티웨이항공이 업로드한 영상은 조회수 100~500회 선에 머물렀으나 해당 홍보 영상은 시리즈별로 최대 3,800여회에서 최저 800회로 조회수가 크게 뛰어올랐다. 이어진 ‘승무원과 함께하는 여행’ 시리즈도 함께 흥행해 현재 3만~4만 단위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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