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으로 나를 넘겨주게

정선에 갔더니 아리랑이 들렸고, 아리랑을 들으니 정선이 보였다. 5일장에는 시골 인심이 넉넉했고 레이바이크에 오르니 한 편의 아름다운 무성영화가 흘렀다.
 

우리나라 ‘3대 아리랑’이라 함은 정선아리랑과 함께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을 말한다. 엉덩이가 들썩이고 어깨가 저절로 덩실거리는 밀양·진도 두 아리랑과 비교해 정선아리랑은 사뭇 다르다. 가락이 느릿느릿하고 구슬프다. 후렴구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가 입가에 뱅뱅 맴돌기 일쑤다. 
 
정선아리랑 전수관이 자리한 ‘아우라지’에 서면 이곳에서 뗏목을 저어 목재를 운반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제 아우라지에는 뗏목으로 ‘떼돈’을 벌던 이는 온데간데없고, 뗏목이 아닌 레일바이크를 타고 아우라지를 느긋하게 감상하는 여행자만이 가득하다. 레일바이크가 스르륵 움직일 때마다 오감이 하나둘 살아나고, 눈앞에 아름다운 무성영화 한편이 펼쳐진다. 

정선에서 중요한 숫자는 2와 7이다. 정선은 아직도 5일장이 열리는 곳으로 매달 2와 7이 들어간 날, 장이 선다. 평소에는 한산하던 장터가 5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각종 산나물과 생필품을 들고 나온 노점상들로 복닥복닥 생기가 넘친다. 정선오일장은 ‘100% 메이드 인 정선’을 내세운다. ‘청정지역 고랭지 정선에서 재배한 것임을 확인합니다’라는 산나물 등록증이 현수막으로 걸려 있고 “도시에선 이런 거 못 사드레” 하며 외치는 할머니의 목소리도 쩌렁쩌렁하다. 고랭지 정선에서 자란 건강한 농작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봄에는 곤드레, 달래, 냉이, 곰취, 두릅 등이 정신없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시장의 몸값은 최고점을 찍는다. 여름엔 바싹 말린 산나물과 백숙에 넣어 먹으면 좋은 황기 등이 사람들을 기다린다. 

예부터 논이 적은 정선에서 가난한 이들의 주린 배를 채워 준 것은 곡식보다는 나물이었다. 그중에서도 곤드레 나물이 으뜸이었다. 정선이 품고 있는 건강한 땅의 기운을 받고 자란 곤드레 나물은 1m까지 자라는 만큼 영양분을 골고루 담고 있다. 특히 면역력을 증진시키고 항암 효과에 탁월하다는 사포닌 성분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나물이지만 약초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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