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오랫동안 긍정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이를 입증하듯 우리나라 크루즈 산업은 매년 큰 성장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내국인들의 크루즈 수요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으로 인·아웃바운드 시장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래도 마냥 속상할 일은 아니다. 국제 크루즈 선사들이 전략적으로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고, 한국을 모항으로 한 크루즈 상품 개발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은 크루즈의 대중화 물결을 논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될 수 있을까? <편집자 주>

-2016년 크루즈 입국 관광객 196만명 ↑
-국내 크루즈 여행자 수 연간 3~5만명 예상
-북미·유럽 등 장거리 활발, 직접 예약도
 
 

크루즈, 인·아웃바운드 희비교차?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부산, 인천, 제주 등 국내 주요 기항지로 입항한 크루즈 관광객 수가 195만 명을 넘어섰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이는 불과 2년 전인 2014년(약 105만 명)과 비교해도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700만 명을 돌파했으니 크루즈 입항 관광객수는 전체 인바운드 중 1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크루즈 아웃바운드 시장은 어떨까. 국내 항구를 모항으로 둔 정기성 크루즈도 없고 해외출발 크루즈 이용객들이 많아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국내에서 크루즈사 GSA나 지사를 운영하는 업계 전문가들은 그 수를 연간 3~5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크루즈 인·아웃바운드 시장 규모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인바운드 시각에서 크루즈 시장의 성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역할이 컸다. 업계에 따르면 크루즈 입국 관광객의 70~80%가 중국인 관광객으로 한 국가에 매우 치우친 상태다. 국제크루즈선사협회(Cruise Lines International Association·CLIA)는 2015년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98만6,000여 명으로 집계됐으며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6년 아시아 크루즈 마켓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47.4%로 집계됐다. 이렇게 중국인들의 크루즈 여행 성장률이 거세지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한국이 인바운드 수혜를 톡톡히 보게 된 셈이다. 대부분 중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상품이 중-한, 중-일, 중-한-일 등 인접 국가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크루즈는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지금도 인기 크루즈 노선은 캐리비안, 유럽 등에 집중되어 있다. 지난해 아시아 크루즈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집계됐다. 국내 출발 크루즈 산업도 성장세에 있지만 폭발적인 수요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몇 가지로 압축된다. 국내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는 인접 국가인 한-중-일, 또는 한-러-일 등으로 한정되어 있다. 기항지는 비행기로 1시간30분~2시간30분 사이, 가까운 곳들이다. LCC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취항한 도시도 많다. 굳이 크루즈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쉽게 접근 가능한데다 아직도 크루즈는 어렵다는 인식도 무시할 수 없다. 크루즈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여행사도 일반 여행사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국제 크루즈사... 한국 시장 '집중'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한국의 크루즈 아웃바운드 시장에 대해 여전히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제 크루즈선사들이 중국은 물론 최근 한국 시장에도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5월에는 겐팅 홍콩 그룹의 드림 크루즈가 한국사무소를 개설했고, 12월에는 코스타크루즈 한국사무소도 한국사무소를 오픈했다. 또 올해 1월에는 홀랜드 아메리카와 씨번 크루즈는 동보항공을 GSA로 선정하고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시작한 상태다.
한국을 모항으로 한 전세선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신규 여행사들의 크루즈 전세선 운영도 이어진다. 시즈앤크루즈는 지난해 처음으로 코스타 빅토리아호 전세선 2회를 성공적으로 운항한 데 이어 올해는 4월30일 스카이씨 골든에라호 한일 크루즈 전세선을 운항한다고 밝혔다. 후불제 여행사 투어컴도 코스타 크루즈와의 전세선 계약을 맺고 올해 총 8항차 운항할 예정이다. 이처럼 3만 명이라는 크루즈 아웃바운드 시장에 국제 크루즈사들의 도전장은 크루즈 대중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장거리 크루즈, FIT로 전환 속도 빨라
 
국내 크루즈 아웃바운드는 싱가포르나 홍콩 등 아시아 시장과 유럽·북미 등 장거리를 중심으로 더욱 발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항공을 이용해 해외 출발 크루즈를 즐기고 귀국하는 ‘플라이&크루즈’를 말한다. 특히 장거리의 경우 ‘크루즈’라는 특수성 때문에 허니문 시장에서의 수요도 크게 오르는 분위기다. 프린세스크루즈 한국사무소 김연경 이사는 “지난해 장거리 지역 크루즈가 전년대비 약 60% 이상 성장했고 그중 북유럽 크루즈는 전년대비 50%에 가까운 성장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20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크루즈여행’이 해시태그 된 게시물은 총 9,311개로 집계됐다. SNS에 민감한 20~30대 여행객들의 크루즈 여행에 대한 관심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로얄캐리비안 크루즈 한국사무소 이재명 대표는 “로얄캐리비안 크루즈가 가진 크루즈만 40척 이상이다. 전 세계 크루즈는 200척 이상이며 노선별, 날짜별, 객실별로 옵션에 따라 금액부터 상품의 성격까지 모두 다르다. 그만큼 상품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 2015년 로얄캐리비안 크루즈 상품을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한국어 버전을 선보였다. 상담 없이 실시간 예약 비중은 매년 20~30%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크루즈가 어려운 이유는 예약 과정에서 상담이 필요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시스템이 갖춰지면 크루즈의 대중화는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중화’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친숙하게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약과정이 간편해야하며 정보의 접근성도 높아야 한다. 그밖에 가격이나 여가 시간 등도 크루즈 여행 선택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다. 지금까지의 성장 속도는 다소 더뎠지만 여가 문화에 대한 이미지는 갈수록 변하고 있고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생겨나고 있다. 앞으로는 크루즈도 개별적으로 직접 예약하는 FIT 여행객들의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크루즈의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mini Interview  
송석환 ·우정 부부 (33세, 30세)
신혼여행, 북유럽 크루즈 다녀왔어요 

신혼여행으로 크루즈 여행을 선택한 일반인과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이 크루즈 여행을 선택하는 과정과 후기를 들어보니 크루즈 여행자들의 심리를 읽어볼 수 있었다. 

상품 : 리갈 프린세스 크루즈 
지역 : 덴마크-노르웨이-독일-에스토
니아-러시아-핀란드-스웨덴-덴마크
기간 : 2016년 7월6일~7월17일 

크루즈 여행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크루즈에 대해 잘 몰랐다.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나는 휴양지보다 도시 여행을 원했고 와이프는 휴양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그 때 지인이 크루즈 여행을 추천했다. 

예약은 어떻게 했나? 처음에는 외국 사이트에서 직접 예약했다. 하지만 프린세스 크루즈 홈페이지에서 상담 가능한 한국 여행사 리스트를 확인했고 그중 한곳에서 가격을 비교해봤다. 국가별로 프로모션이 달라서인지 한국 여행사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 1인당 100만원 가량 저렴했다. 예약은 산타크루즈 여행사에서 최종 진행됐다. 

크루즈 여행은 어렵다던데 정보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크루즈 여행에 꽤 만족했고 앞으로 더 이용할 생각이다. 금액은 어느정도인지 크루즈는 숙박과 식사가 모두 포함됐다. 계산해보면 오히려 더 저렴하다는 느낌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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