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의 고장 완도, 
고민 없이 청해진 유적지로 발길을 뗀다. 
한·중·일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위상을 떨치던 
청해진의 위엄을 기대했는데, 
덩그러니 놓인 드넓은 갯벌 위로는 
천년 세월의 더께만 내려앉았다.
 

장보고를 추억하는 완도여행
 
청해진은 신라 흥덕왕 3년 828년에 세워진 군사적 요충지로, 해적들에게 붙잡혀 노예로 팔리는 신라인들을 지켜 주고 싶었던 장보고의 요청으로 설치됐다. 청해진의 흔적을 찾아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장보고기념관으로 향했다. 2016년 2월 개관 8주년을 맞은 기념관이다. 유물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2,000여 점의 유물 중 일부가 전시돼 있다. 유물들을 이것저것 살펴보던 중 ‘배둥둥이’라는 단어 앞에서 시선이 멈췄다. 배가 둥둥 떠다닌 곳이라는 뜻일까? 기념관 맞은편의 매립지는 장보고 선단이 직접 선박을 수리했던 터로 ‘배둥둥이’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불렸다. 

완도는 장보고의 죽음 이후 커다란 풍파를 맞았다. 변방인 완도에서 미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동아시아 해상무역의 일인자로 자수성가한 장보고, 당시 엄격한 골품제 사회였던 신라의 진골들에게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반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문제 인물로 낙인찍혀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장보고 사후 그와 함께 생활했던 완도의 주민들은 모두 섬에서 쫓겨나 지금의 전북 김제시로 강제 이주 당한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 

장보고기념관을 디딤돌로 역사 속 청해진으로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었다. 기념관 서쪽 마을 대신리에는 청해진을 모델로 지어진 청해포구 촬영장이 있다. 대하드라마 <해신> 촬영을 위해 KBS와 완도군이 분담해 약 10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조성했다. 청해포구 세트장에서는    <해신> 외에도 드라마 <정도전>과 <주몽> 등의 인기 사극을 촬영했으며, 2014년에 흥행 대박을 쳤던 영화 <명량>과 <해적>도 이곳에서 찍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작은 섬 완도를 아시아를 하나로 잇는 무역 중심지로 탈바꿈시킨 장보고. 해상왕 장보고의 간절했던 꿈은 무엇이었을까? 잔잔한 완도 앞 바다의 수면 아래 역동하는, 장보고의 청해진이 지금도 숨어 있을 것만 같았다. 유적지 터 갯벌 위에서 어민들은 삼삼오오 낙지를 헹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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