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kfurt am Main│CITY TOUR
검은 숲 앞서 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에서 길은 독일 모든 곳으로 향한다. 검은 숲 슈바르츠발트로 들어가는 길목도시 프라이부르크까지도 2시간 남짓이면 족하다.  숲에 들기 전 잰 걸음으로 프랑크푸르트 도심을 누볐다.   
 
 
 
프랑크푸르트 마인 강 위로 석양이 내리면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강물 위로 일렁인다
 

●호흐 슈바르츠발트 브루어리
Hoch Schwarzwald┃BREWERY

여정이 끝나도 출렁이는 맛
   
정감 어린 고원 소도시는 호프굿 스터넨과 티티제 마을 말고도 호흐 슈바르츠발트 곳곳에 깃들여져 있다. 
장트 블라지엔(St.Blasien)은  마을 이름인 동시에 성당 이름이다. 마을은 놀이공원에 재현된 동화 마을처럼 아기자기 오밀조밀하다. 대성당 장트 블라지엔의 돔은 북알프스 지역에서 가장 크단다. 돔의 지름은 36m인데 지면에서 돔의 정중앙까지의 거리도 36m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소도시 대성당이 커봤자 얼마나 클까 얕봤다가, 카메라 화각에 온전히 들어오지 않는 성당을 담기 위해 한참이나 뒷걸음질했다. 새하얀 대리석 기둥이 버티고 있는 내부도 밝고 넓고 높아 경외감이 들었다. 

로트하우스(Rothaus)는 지명인 동시에 이 지역 전통 맥주 브랜드다. 로트하우스에는 이 지역의 옛날 생활방식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옛 가옥 휘슬리(Husli)가 발길을 이끈다. ‘작은 집’이라는 뜻이다. ‘슈바르츠발트 클리닉’이라는 독일 TV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오면서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그래도 로트하우스 지역의 핵심은 맥주다. 로트하우스 맥주 역사는 1791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을, 아니 독일 맥주에 해박하다는 일행의 지인이 추천해 이미 그 맛에 반했던 터였다. 본사 주조장이 바로 이곳 호흐 슈바르츠발트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흥이 났고, 실제로 주조장 견학에 나서서는 병째 주는 무료 시음에 푹 빠져 그만 얼근해졌다. 필스·바이젠 등 여섯 종류가 있었는데 무알코올 맥주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독일 정통 소시지와 치즈가 나무 플레이트 가득 차려지니 누구랄 것 없이 자제력을 잃었다. 그네들이 강조했듯 해발 1,000미터 고원지대의 물맛은 남달랐다. 맥주병마다 전통복장을 한 소녀가 양 손에 맥주잔을 들고, 가문비나무 열매 아래에서 활짝 웃었다. 그 상징 이미지만 떠올려도, 로트하우스의 맛, 향, 거품이 출렁였다. 그래서 또 프로스트!
 
프랑크푸르트 구시가지의 핵심인 뢰머 광장에 남아 있는 옛 시청사 건물
뢰머 광장 중심에 있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 상

길이 모이고 떠나는 곳 
 
독일 교통의 요충지이자 경제?금융의 중심지, 독일이 낳은 대문호 괴테(Johan Wolfgang von Goethe)가 태어난 곳, 현대적 마천루와 고풍스런 중세 건물이 공존하는 곳, 마인 강(Main)을 따라 흐르는 낭만…. 프랑크푸르트에 대한 수식이다. 스쳐 지나쳤을 뿐 언제 한 번이라도 제대로 들여다봤던가? 부족한 시간을 탓하며 뚜벅뚜벅 시티투어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티투어에 나선 발길은 뢰머 광장(Romerberg)으로 모이고 이곳에서 다시 퍼져나간다. 마천루가 키 높이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구시가지로서 떡하니 중심을 잡고 있어서다. 고대 로마인들이 정착한 뒤로 로마인이라는 뜻을 지닌 뢰머(Romer)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중세 분위기 물씬한 고풍스러운 건물들로 둘러싸인 광장의 중심에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Justitia) 상이 왼손에는 저울을,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서 있다. 1543년 만들기 시작해 1611년에야 완성했다고 한다. 시선은 옛 시청사 건물 쪽이다.
 
공정하고 바른 공무 집행을 요구하는 듯 했다. 옛 시청사 건물은 세 개의 삼각형 계단식 지붕이 이색적이었다. 1405년 프랑크푸르트 의회가 귀족의 저택을 구매해 시청사로 개조했다고 한다. 현 건물은 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된 것을 복원했다. 오스트차일레(Ostzeile)로 불리는 맞은편 목조 건물들도 중세 분위기가 물씬했다. 역대 황제들의 대관식이 치러져 ‘황제들의 성당’으로 불리는 카이저 돔(Kaiserdom)도 광장 뒤편으로 솟아 있다. 
 
3 마인 강의 이쪽과 저쪽을 잇는 아이제르너 철교에는 전 세계 연인들의 변치 않는 사랑이 자물쇠로 잠겨 있다
1848년 최초의 프랑크푸르트 국민의회가 열려 독일 민주주의의 발상지로 여겨지는 성 파울 교회
 
 
마인 강 위로 낭만 스카이라인
  
길은 뢰머 광장에서 사방으로 퍼진다. 독일 최고층(65층) 건물인 코메르츠방크(Commerzbank) 타워 등 고층 빌딩이 즐비한 상업지구로 이어지고, 상점과 카페가 몰려있는 카이저 거리(Kaiserstraße)를 따라 죽 가면 프랑크푸르트 중앙역(Hauptbahnhof)에 닿는다. 갤러리아 백화점 옥상 전망대에 오르니 프랑크푸르트 최대 개신교 교회인 성 카탈리나 교회(St.Katharinenkirche), 1848년 최초의 프랑크푸르트 국민의회가 열려 독일 민주주의의 발상지로 여겨지는 성 파울 교회(Paulskirche) 같은 주요 명소가 한 눈에 들어왔다. 성 파울 교회 위쪽으로 가니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자 그의 문학적 토대가 됐던 괴테 하우스(Goethe-Haus)가 나왔는데,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뢰머 광장에서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니 마인 강이 유유히 흘렀다. 보행자 전용다리인 아이제르너 철교(Eiserner Steg)가 강 이쪽과 저쪽을 이었다. 다리 자체로는 볼품이 별로였지만 프랑크푸르트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 500톤의 강철로 만들어졌다는데,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전 세계 연인들이 걸어 둔 자물쇠가 어찌나 많던지 아마 수 톤은 더 무거워졌을 듯했다. 마침 해가 저물고 하늘이 불그스름하게 물들었다. 빌딩이 일제히 불을 밝히니 마인 강 물결 위로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낭만적으로 일렁였다. 분위기에 물들어 맥주 맛 좋은 펍을 찾아 다리 너머 작센하우젠(Sachsenhausen) 지역으로 향했다.  

▶ Travel Info

Airline
아시아나항공(OZ)은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매일 왕복 운항한다. 3월부터는 이 노선에 에어버스사의 최신예 항공기인 A380 기종을 투입해 공급력을 강화하고 고객 편의를 한층 높인다. 지난해 12월 도입한 A380 제 6호기다. 퍼스트클래스 12석, 비즈니스석 66석, 이코노미석 417석으로 구성된다. 퍼스트클래스는 32인치 개인용 모니터와 트윈 슬라이딩 도어 등을 갖췄으며, 비즈니스석은 180도로 완전히 펴지는 ‘풀 플랫 침대’ 시트를 적용했다. 이코노미석도 좌석 간 간격이 34인치로 넓어 쾌적하다. www.flyasiana.com

Itinerary
프랑크푸르트 공항역에서 프라이부르크(Frei burg main station)까지 고속열차(ICE)로 이동한 뒤 다시 차량을 이용해 티티제(Titisee)로 들어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프라이부르크까지는 직통열차의 경우 2시간 남짓 소요되며, 프라이부르크에서 티티제까지는 40분 정도 걸린다. 돌아올 때는 티티제역에서 기차로 프라이부르크까지 온 뒤, 도중에 만하임(Mannheim)에서 갈아타는 프랑크푸르트행 고속열차를 이용했다.

Hotel
티티제 호숫가의 부티크 호텔 알레마넨호프(Alemannenhof)는 외양이 고풍스럽고 격조 있다. 티티제 호수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3대째 티티제 마을과 호프굿 스터넨에서 뻐꾸기시계 전시판매장을 운영하는 드루바(Drubba) 기업이 운영한다. 취사시설을 갖춘 콘도미니엄 형태의 별관도 함께 운영한다. 
www.hotel-alemannenhof.de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쉐라톤 오펜바흐(Sheraton Offenbach)와 쉐라톤 프랑크푸르트에어포트(Sheraton Frankfurt Airport)를 이용했다. 글로벌 호텔 체인의 명성에 걸맞은 서비스와 시설을 보유한 것은 물론, 프랑크푸르트 시티투어와 타 도시로 이동할 때에도 편리하다. 특히 쉐라톤 프랑크푸르트에어포트의 경우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과 곧바로 연결돼 있어 환승이나 타 도시 이동시 편리하다. 각종 회의 및 연회 등의 행사 개최를 위한 시설도 훌륭하다.

Red Inclusive Card
레드 인클루시브 카드(Red Inclusive Card)는 호흐 슈바르츠발트 여행을 한층 편리하게 돕는다. 호흐 슈바르츠발트 지역의 370여개 제휴 숙박 시설에서 2박 이상 숙박할 경우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부담은 없지만 혜택은 풍성하다. 티티제 보트 크루즈, 트레킹, 펠트베르크 케이블, 바데파라디스 워터풀, 로트하우스 주조장 등 100여 가지 어트랙션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2010년 도입됐는데 연간 30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 머무는 동안 매일 BMW i3 전기 자동차도 무료(3시간, 이후부터 유료)로 빌릴 수 있다.
 
 
독일 호흐 슈바르츠발트·프랑크푸르트 글·사진=김선주 기자 vag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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