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 급해’ 대체지로 동남아 영업 활발
-소득 대비 상품가 높아, 비자발급도 어려워

중국 인바운드 문이 굳게 잠기면서 대체 지역으로 동남아시아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인바운드 시장에서는 지금까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주변부였기 때문에 기본적인 인프라 확충부터 난관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황이 긴급한 만큼 앞뒤 가리지 않고 동남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방한 외래관광객은 1,700만명이었다. 이중 아시아주의 방문객은 1,400만명, 그 중 중국인 방문객은 800만명이다. 아시아주 전체 방문객 중 반이상이 중국인이고 남은 비중을 아시아 여러 국가가 조금씩 나눠 갖고 있는 셈이다. 국가별 입국객 수는 중국 한 나라를 따라잡기 어렵지만, 지리적 근접성과 좌석 공급이 많다는 특징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중국을 대체할 지역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여행사들은 타이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보다 소득수준이 높으면서 한류의 영향력이 큰 지역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태국 인바운드 사업을 하고 있는 A 여행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만나기 힘들었던 면세점, 여행사, 쇼핑몰 등에서 역으로 연락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망은 회의적이다. 시장 추이 상 중국인 방문객 수를 절대값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몇 가지 쟁점이 있다. 우선, 동남아 국가의 한국 여행에는 소득 격차에 따른 부담이 존재한다. A 여행사 관계자는 “태국에서 판매되는 한국 3박5일 여행상품이 평균 한화 50만원 정도인데, 태국 호텔 세일즈의 월급여가 80~90만원 선이다”라며 “가격이 더 낮아져야 모객할 수 있는 인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GDP 기준 중국(8,000달러)보다 국민소득이 높은 아시아 국가는 일본(3만7,000달러), 브루나이(2만4,000달러), 타이완(2만2,000달러), 말레이시아(9,000달러) 뿐이다.

그러나 판매 가격을 마냥 낮출 수만도 없다. 중국에서 한국 상품이 저렴하게 판매되는 것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쇼핑 지출 덕분이다. 마이너스로 팔고 쇼핑으로 수익을 남기는 구조란 것이다. 그러나 동남아시아는 특성상 쇼핑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다. B 여행사 관계자는 “가격을 낮추면 한국에서 쇼핑 등으로 수익을 남겨야 하는데 동남아 방문객은 중국인만큼 쇼핑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어서 마냥 가격을 내릴 수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비자 발급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도 발목을 잡는다. C 항공사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워낙 비자 발급이 어렵다보니 인바운드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사드 이후라도 총량은 사드 이전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의 경우, 단체 30명 중 10명 정도는 비자가 발급되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공급좌석 대부분이 아웃바운드 중심으로 운영돼 왔고, 현재 아웃바운드 시장이 활황이다 보니 인바운드 시장을 위한 좌석 여분이 많지 않은 것도 걸림돌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여러 가지 난항이 예상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인바운드 시장 다양화를 모색해야 된다는 평가다. D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가격 덤핑 등 중국 시장에서 횡행했던 적폐도 체질 개선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차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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