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혼여행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제주도는 국내 관광지 중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어 성수기와 주말 등에는 항공좌석 및 호텔객실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특히 신혼관광지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제주도는 결혼을 앞둔 젊은 층의 절대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의 연간 결혼건수가 40만 쌍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중 대부분이 제주도를 신혼관광지로 선택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그러나 지난 89년 해외여행 완전 자유화 이후 해외신혼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차츰 국내신혼여행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그 동안 고질적인 제주신혼여행에 대한 병폐에 염증을 느낀 고객들이 해외신혼여행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어 제주신혼 전문 여행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제주신혼여행의 문제점
신혼여행이 일반화되면서 제주도는 많은 신혼여행객들로 주말이면 항상 붐비고 있다.
제주도내에선 현재 신혼여행객들을 취급하고 있는 여행업체가 일반여행업 11개 사, 국내여행업 64개 사 등 75개 사에 달하고 있고 전국의 대부분 일반 및 국내 여행업체가 제주신혼여행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이 같은 제주신혼여행객들의 폭주와 업체의 난립은 자연 제주관광의 부정적인 요인을 노정 시키기에 이르고 있다.
주말 및 결혼 시즌 시 항공좌석 및 호텔 예약 난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몇 개월 전에 예약을 의뢰해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따른 업계의 비정상적인 거래행위가 자행되고 이로 인한 현지에서의 관광동원 등 기념품점에서의 음성 수수료 수수 행위 등의 부작용이 일고 있다. 이는 당연히 고객인 신혼여행객들에게 전가돼 제주관광 전반에 걸친 불신을 낳고 있다.
전세버스 운전기사 및 관광안내원과 택시기사들의 관행화 된 부조리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관광코스 선택에 따른 이해관계에 따라 운전기사가 신혼여행객들의 의사를 무시해 관광분위기를 저해하는 행위는 이제는 예삿일이 된지 오래 전 얘기가 되었다.
특히 제주도내 신혼여행상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이 제주신혼여행의 장래를 가장 어둡게 해주고 있다. 물론 제주신혼여행상품의 가격이 계절과 주중, 주말에 관계없이 비싼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대고객 이미지 차원에서 보면 비싼 것이 사실이다.
실제 제주신혼여행 패키지상품의 2박3일 요금이 하얏트리젠시제주호텔 투숙 경우 1상당 75만4천원, 제주신라가 74만5천원, 제주그랜드가 79만2천원 등으로 70만원대를 넘고 있다.
이처럼 제주신혼여행상품 가격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성수기 주말의 경우 객실 확보가 어려운 점을 들어 현지 호텔업계가 지속적인 요금 인상을 꾀했기 때문이다. 호텔요금 인상은 정부의 강력한 관광호텔 객실요금 관리에 따라 사실상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호텔객실 요금 신고 시 객실요금과 주요품목 3개만 신고하면 되는 점을 악용해 식음료 등의 편법 인상으로 패키지 요금을 인상해 온 것.
이에 따라 최근 들어서는 제주신혼여행상품 가격이 오히려 해외신혼여행상품 가격을 상회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일반 고객들로부터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매년 봄철 결혼시즌만 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2대 민항은 주말 서울~제주간 특별기 운항에 골머리를 앓아 온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난 봄 결혼 시즌 대한항공의 경우 3월에 37편, 4월에 53편, 5월에 28편만을 운항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편의 특별기 취항이 줄어들었다.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도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서울~제주간 총 공급 좌석수가 1만1백22석이었는데 수공실적은 7천2백24명으로 전년동기대비 수송실적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전반적인 제주신혼여행객의 감소 추세와 함께 제주관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이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가 제주관광의 건전화와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제주 국내여행업무 개선 대책」을 마련해 시행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공정거래법 등에 저촉돼 제대로 시행조차 못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제주도가 제주도내 업체의 집단이기주의에 너무 집착해 전체적인 제주관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불식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외신혼여행 급부상
제주신혼여행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한 가운데 해외여행이 편리해지자 해외 신혼여행이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경기 침체와 정부의 각종 규제 등으로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해외여행업체에서는 그나마 해외신혼여행상품에 높은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코스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그 동안 해외신혼여행상품은 모객의 어려움과 단체의 소규모 등으로 인해 사실상 여행업계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했다. 그러나 롯데, 동양고속관광, 아주, 코오롱고속관광, 한진관광 등 일부 여행업체들이 해외신혼여행상품을 개발해 판매에 나서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을 차츰 불러 일으켰다.
해외 현지의 여행사 및 호텔, 기념품점 등에서도 대규모 단체만 유치하는데 익숙해 있다가 신혼여행객들을 받는데 다소 불만이 없지 않았으나 고객의 질이 높다는 점에서 새로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행업계는 일반인 대상 해외여행상품의 판매가 극히 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외신혼여행의 경우는 그 양상이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데 고무돼 있다. 실질적으로 지난 봄 결혼 시즌 때 괌, 사이판 지역의 경우 주말 항공편에 신혼여행객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는가 하면 태국, 대만, 하와이 등 휴양관광지 위주로 신혼여행객들이 몰리고 있다.
여행업계는 전체 신혼부부 중 해외신혼여행자는 5%를 넘어 서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해외여행자가 전국민의4%선 인 점을 감안할 때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높아 여행업계의 주력상품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한 해외신혼여행상품이 값싸게 시중에 계속 선보이고 있어 신혼여행을 앞둔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남여행사는 대만 4일에 29만9천원, 세진여행사는 대만 4일에 28만8천원 태국 5일에 53만8천원에 판매를 하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일반단체여행상품에 비해 오히려 저렴할 정도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혼여행상품은 단체가 아니면서도 이 같은 저렴한 가격이 가능한 것은 항공사들이 신혼부부에 특별할인혜택을 주고 있고 여행사들도 지상비 수수료를 최저로 낮추는 등의 유치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같은 가격은 실제 제주 신혼여행상품이 식사 일부만을 포함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오히려 저렴하다는 것이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 6월부터 해외여행자의 소양교육이 폐지됐고 신원조회가 즉시 이뤄지게 돼 여권 발급기간이 3~4일이면 가능하게 돼 결혼 준비관계로 여권을 발급 받지 못해 해외여행을 포기해야 하는 신혼부부들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앞으로 해외 신혼여행객들의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제주신혼여행 개선필요
해외신혼여행의 급격한 증가는 자칫 해외여행 자유화이후 부정적인 일반의 시각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점진적인 증가의 필요성을 제기해 주고 있다.
제주신혼여행상품의 경우 현재의 가격보다 상당 폭 하향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제주도 일반여행상품의 경우 주중의 각 호텔들의 객실 여유 분 판매를 위한 기획상품이 2박3일 상품이 1인당 2급 호텔은 10만원선, 특급호텔은 15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어 신혼여행상품 가격의 하향 조정의 여지가 남아 있다.
특히 관광수지 적자로 여행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에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할 신혼부부들마져 오금이 비싸다는 이유로 해외신혼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에서 관광을 하면서 건전 관광에 대한 체험을 하고 해외 여행의 기회를 갖는 것은 국위를 실추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외신혼여행을 무작정 줄이면서까지 제주 신혼여행을 늘리자는 것은 아니다. 해외신혼여행은 나름대로 휴양관광지를 대상으로 해외여행 비수기에 이뤄지는 경향이 높은 만큼 값싸고 질 높은 해외여행이 가능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국내. 외 신혼여행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란 지적이다.
맹목적으로 해외신혼여행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제주 여행업체가 제주신혼여행상품의 왜곡된 부분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신혼여행상품시장의 정착은 요원하게 될지도 모르게 될 것이다.
해외여행업체는 나름대로 새로운 주력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해외신혼여행상품을 내실 있게 기획 판매해 관광효과를 높이는 것이 관광외화의 지출을 보다 의미 있게 할 것이다.
제주여행업계는 단기적인 안목에 사로잡혀 신혼여행객들을 해외에 빼앗기고 나중에 다시 유치하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제주관광의 장기적인 차원에서도 신혼여행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노력이 경주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행업계 만의 노력이 아닌 관광호텔, 기념품점 등 관련업계의 공동의 협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제주 신혼여행은 관광외화 수지 적자시대에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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