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김포공항과 서울시내 특급호텔을 연결하는 고급항공버스가 등장하게 됨에 따라 외래관광객들의 교통편의는 물론 현재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각 호텔들이 크게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교통부는 최근 공항에서의 극심한 택시횡포로 인한 내 외국인들의 불만을 해소하고자 김포공항과 서울시내 25개 특급호텔간에 고급공항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에서는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한국관광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려면 이 제도가 적극 추진돼야 한다는 이가 있는가 하면 현실적인 어려움 들을 들먹이며 고개를 젓는 회의론 자도 많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동시에 사업 계획서를 제출한 대한항공(KAL)과 도심공항터미널(KCAT)양측이 나름대로의 비책을 내놓고 낙점을 기다리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연 세간의 회의론 자 들로부터 응수를 받아낼 정도의 시원스런 처방이 나올는지 자못 궁금하다. 이에 고급공항버스제도의 추진경위 및 필요성과 현황 등 자세한 내막을 알아본 후 이와 관련 관광인 들의 우려와 바람은 또 무엇인가를 살펴봄으로써 이 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기로 한가. (편집자 주)】
국제공항은 곧 그 나라의 얼굴이다
낯선 땅에 막 도착한 외국인들에게 그 나라의 첫 인상을 심어주는 중요한 관문인 것이다.
그러기에 공항은 가장 깨끗하고 친절하고 편안한 곳이어야 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온 김포공항에서의 택시횡포는 바로 한국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한국관광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택시횡포 으뜸
관련업계는 전반적인 서울시내 교통체증과 함께 김포공항에서의 택시 승차 난 등으로 인해 외래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들어서면서부터 어려움을 겪게 돼 관광수요 재창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말 현재 한국관광공사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1백58건의 불편신고 내용을 유형별로 분석해 보면 택시횡포가 63건으로 가장 많은데 그중 외국인의 신고가 53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현재 김포공항의 경우 택시 승차난을 완화시키기 위해 민.관합동단속반의 운영 및 공항버스, 호텔셔틀버스 등이 운행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공항버스와 호텔셔틀버스의 경우 구조상 여행자들의 대형가방을 실을 수 없게 돼 있다. 일부 호텔셔틀버스의 경우 구조상 여행자들의 대형가방을 실을 수 없게 돼 있다. 일부 호텔셔틀버스들이 앞좌석 의자를 없애고 짐을 싣는 공간을 마련해 놓긴 했지만 외래관광객에게는 여전히 불편한 점이 많아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택시들의 부당 요금 징수 및 승차거부, 도중하차 강요, 불친절, 난폭 운행 등으로 인한 시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에서는 효과적인 근절책을 찾지 못한 채 오래 전부터 골치를 앓아온 것이 사실이다.
얼마전 일본의 모방송국에서 방영한 퀴즈프로그램 가운데 「제멋대로 일해도 돈을 잘 벌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인가」라는 넌센스 퀴즈가 나오자「한국의 택시기사」가 정답으로 처리돼 쓴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다. 이는 사실상 김포공항에서의 택시문제가 내국인들보다 외국인들에게 얼마나 더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예라 하겠다.
♤""현실무시"" 비난도
김포공항을 출입하는 차량들 가운데 택시의 점유율이 31.6%에 달하고 있는데 공항에서의 택시승차난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는 것은 결국 근본적인 대책마련보다는 일시적 방편으로 눈가림에만 급급해 온 것이 아니냐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최근 교통부가 이 같은 현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고급공항버스를 운행키로 결정한 것은 적극적인 행정이라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교통부가 제시한 일부 계획이 현실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한 만만치 않다.
교통부가 지난 5월23일 발표한「새로운 공항버스 운행계획」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새로운 공항버스는 47인승 대형고급버스를 30~35석으로 변형, 공간을 넓히고 영어를 하는 안내원을 배치하는 한편 무선전화, 팩시밀리 등을 설치함으로써 버스 안에서 긴급한 개인사무도 볼 수 있게 만들어진다.
또 호텔예약시스템과 연결해 입국자들이 버스를 타고 가면서 호텔예약을 확인하고 투숙절차를 미리 밟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한편 출국자를 위해서는 항공기 탑승에 필요한 사전수속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버스는 3천원 가량의 요금을 받고▲공항~플라자~롯데~조선~쉐라톤워커힐호텔 ▲공항~라마다르네상스~인터콘티넨탈~잠실 롯데월드 ▲공항~힐튼~하얏트~신라호텔 ▲공항~스위스그랜드~북악파크호텔등 4개 노선에 10~20대의 버스가 투입돼 20~30분 간격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교통부로부터 업체선정의뢰를 받은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공항버스의 노선이 가능한 한 서울시내 25개 특급관광호텔을 모두 경유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스위스그랜드호텔을 포함한 4~5개의 외곽지역 호텔들은 제반여건상 당분간 운행노선에서 제외될 것임을 시사했다.
♤운영권 획득 위해 2색전
당초 교통부가 새로운 공항버스 운행계획을 발표했을 때 만해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을 비롯해 도심공항터미널, 공항교통 등 4개 업체가 각기 나름대로의 명분을 내세우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선 공항교통 측은 지난 십 수년 간 운영해온 노선권(600, 601번)에 대한 기득권을 주장했고 도심공항터미널 역시 현재 운행중인 리무진 버스에 대한 노하우와 기득권을 굽히지 않았으며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측은 자사의 항공기 이용승객을 위한 서비스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참여의사를 밝혀왔다.
그러나 이 사업이 장기적으로 전망이 밝은 반면 초기에 상당기간동안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자본이 취약한 공항교통과 아시아나항공 측이 자체 검토결과 포기를 선언함으로써 결국 대한항공과 도심공항터미널 2개 업체만이 사업계획서를 제출, 사업면허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관련업계엔 이 같은 계획이 원래 대한항공 측이 제기한 것으로 KAL은 이를 위해 치밀한 사전준비작업을 이미 끝마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는 누구도 감히 KAL에 버금갈만한 완벽한 대안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이다.
이에 대해 관광업계에서는『한국관광에 대한 이미지를 고양시키기 위해서라면 운영주체가 누가 되든지 간에 당연히 국가적인 차원에서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조직력과 자본력을 겸비한 건실 업체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받으며 운영한다면 설사 초기에 상당한 적자를 보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운영, 정착시켜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업계에서는 이렇든 관광선진국으로의 도약을 꿈꾸며 공항택시를 대신할 새로운 교통수단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요금적용 어려워
그러나 일부의 지적처럼 몇 가지 선행돼야 할 과제가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택시제도 자체를 개선해 보려는 의지가 결여돼 있고 실제 버스운행에 있어서 요금적용 및 현행법상의 기술적인 문제점들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우선 공항택시의 고급화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요금을 현행보다 2~3배 올려주는 대신 모범운전자들로 하여금 최고급 차종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토록 유도하자는 것이다.
현행 택시요금체계가 지속될 경우 새로운 공항버스의 요금도 맹점을 노출하게 된다.
공항버스요금이 교통부안대로 1인당 3천원 이라고 가정할 때 새로운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서울시내 중심가에 있는 호텔까지 택시를 타고 진입하려면 보통 6천원 안팎의 미터요금이 산출된다. 만약 혼자라면 서슴지 않고 공항버스를 이용하겠지만 일행이 둘 이상일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 당연히 시간과 편리성, 경제적인 문제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대한항공과 도심공항터미널, 양측이 자사의 사업계획을 근거로 제시한 요금이 3천원을 훨씬 웃도는 4천5백~5천원 선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요금이 3천원 이상으로 책정될 경우에는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공항택시를 고급화시키되 요금은 승차인원수만큼 받도록 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있다.
또한 지난 10년간 김포공항에서 호텔셔틀버스 안내만 담당해 왔다는 L호텔의 J모씨는 이번 제도와 관련,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서울시내의 호텔위치 및 도로사정상 각 호텔을 모두 경유하려면 거리에 비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현행 운수 사업법 상 대형버스의 호텔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임을 상기시킨다. 여행객들의 대형가방을 호텔입구에까지 실어 나를 만한 법적 근거도 없고 실제 대형버스를 수용할 만큼 넓은 진입로를 갖춘 호텔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민.관 모두 관심을
이에 대해 서울시 측에서는 대부분 예상범주에 속한 지적들이라고 일축하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 제도운영을 위한 여러 가지 보완책이 마련돼 있다고 밝히고 있어 리무진버스의 운행에 자신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호텔진입로 및 버스정류장 설치 등의 기술적인 문제는 관계기관과 해당업체와의 협의를 거쳐 보완해 나갈 계획이므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기존 택시제도에 관해서는 이미 최고급 모범택시의 공항투입을 신중히 검토중이며 조만간 구체적인 발표가 있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버스와 모범택시가 새롭게 단장하고 모습을 드러낸다면 상호 결함을 보완하며 병행 운행될 수 있음은 물론 김포공항분만 아니라 한국관광이미지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관련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은 단기간의 영업이익보다는 순수한 서비스차원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개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오는 9월로 예정된 새로운 공항버스의 운행은 현행 시장여건상 당분간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으며 손익분기점가지 끌어올리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정책적인 지원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고 참여업체는 한국관광의 미래를 걸고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참을성 있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이 요구된다 하겠다.
이상과 같이 한국관광의 재도약을 꿈꾸며 진행되고 있는 다각적인 노력들이 최대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민.관 모두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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