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러움과 모던함을 맛있게 비볐다. 혀끝에서 전주의 멋과 맛이 달콤하게 맴돌았다. 전통과 신념, 소중함을 지킨다는 건눈길마다 한국이 묻어난다. 한옥의 유려한 처마 곡선 아래 한복을 입은 연인들이 거닌다. 전주 한옥마을은 ‘우리 것’에 대한 전주인들의 사랑과 이를 지키기 위한 투쟁정신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상인들이 전주에 대거 거주하며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했고, 이에 반발해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을 짓기 시작했다고. 한옥마을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먼저 옷을 갈아입어볼까? 곳곳에서 전통 한복부터 개화기 의
아따, 난중에 목포 한 번 다시 들르쇼. 겨울엔 또 색다른 매력이 있응께.택시아저씨의 친근한 말투에 나도 모르게 다음번 방문을 기약했다. 목포는 멀고도 가까웠다.버섯 같기도 하고, 찌그러진 오이 같기도 하다. 옆에서 보니 홈이 움푹움푹 파인 게, 달 표면과도 닮았다. 깊숙한 바다에 사는 이름 모를 해양생물도 떠오른다. 아하, 한 걸음 떨어져 면밀히 살펴보니 정체를 알았다. 삿갓을 쓴 사람의 형상이다. 천연기념물 제500호로 지정된 목포 갓바위는 자연이 남긴 조각이다. 과거 화산재가 쌓여서 생성된 응회암과 응회질 퇴적암류들이 오랜 시
아따, 난중에 목포 한 번 다시 들르쇼. 겨울엔 또 색다른 매력이 있응께.택시아저씨의 친근한 말투에 나도 모르게 다음번 방문을 기약했다. 목포는 멀고도 가까웠다.영혼이 거쳐가는 산유달산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봤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다. 목포하면 떠오르는 노래 두 가지. 과 두 곡에는 모두 유달산이 등장한다. 하나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노래고, 다른 하나는 사랑하는 님을 그리워하는 내용인데. 도대체 어떤 산이길래 그리움의 정서를 담은 곡조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걸까. 궁금증을 참지 못해
아따, 난중에 목포 한 번 다시 들르쇼. 겨울엔 또 색다른 매력이 있응께.택시아저씨의 친근한 말투에 나도 모르게 다음번 방문을 기약했다. 목포는 멀고도 가까웠다.숫자, 그 이상의 의미지극히 촌스러웠다. 목포가 아니라 나 말이다. 국내여행을 제법 다녀봤지만, 해상 케이블카는 낯설었다. 클리셰하다는 이유로 왠지 피하곤 했던 날들이 있었다. 가장 클리셰한 게 가장 보편적이고, 보편적이라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던 거다. 편협했던 사고를 반성하며 생애 처음으로 해상 케이블카에 올랐다. 탑승하자마자 꽤나 훌륭한 선택이
뮤지엄 산(Museum SAN)을 잘 몰랐을 때는 이곳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아치형 빨간 조형물만 주목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웰컴센터부터 플라워가든, 워터가든, 뮤지엄 본관, 스톤가든, 제임스터렐관, 명상관까지 뮤지엄 산의 모든 구성 요소들은 주변의 자연과 어우러져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다가왔다. SAN(산)은 Space(공간), Art(예술), Nature(자연)의 앞 자를 딴 이름이다. 그야말로 예술과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자, 그 자체로 온전한 산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Ando Tadao)의 설계로
그러고 보니 나무가 많다. 그래서 종이로 유명한가 보다. 나무 그늘 아래 여름날 원주를 여행했다.닥나무 자라는 한지 마을원주한지테마파크원주는 한지의 본고장으로 불린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닥나무가 원주의 특산물로 기록돼 있고, 호저면 등 ‘닥나무 저’자가 들어간 지명이 지금도 남아 있다. 닥나무는 한지를 만드는 재료인데 지금도 원주 곳곳에서 많이 자라고 있다. 1950년대까지 15개 이상의 한지 공장이 원주에 있었다는데, 1970년대 들어 펄프로 생산할 수 있는 양지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급속도로 쇠퇴했다. 그러다 근래 들어 한지 산업
그러고 보니 나무가 많다. 그래서 종이로 유명한가 보다. 나무 그늘 아래 여름날 원주를 여행했다.천년고찰로 가는 금강송길구룡사해발 1,288m의 명산 치악산에 안긴 천년고찰 구룡사, 사찰까지 차로 손쉽게 닿을 수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 매표소에서 구룡사까지 1km 정도인 산중 산책로를 즐기기 위해서였다. 구룡테마 탐방길이다. 느릿느릿 걸어도 30분 정도면 도착하는데 굳이 속도에 집착할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이 길은 하늘로 쭉쭉 치솟은 금강송의 호위를 받을 수 있는 길 아니던가! 붉고 굵은 줄기가 하늘로 곧게 자라고 목질도 단단해
갈 수 없으니 그냥 앉아서 떠들기라도 합니다.여행 누구랑 같이 가세요?이 질문이 이리 슬플 일? 출연 : 차민경 기자, 김예지 기자, 강화송 기자 제작 : SOSO 김은서 감독
청도하면 소싸움이다. 전문 경기장에서 연중 매주 주말에 대회가 열린다. 1990년 영남 소싸움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봄 개최되던 것이 점차 규모가 커져 지금에 이르렀다고. 두 마리의 황소가 맞붙어 승부를 겨루는 놀이로, 소가 머리를 돌려 도망가거나 상대 소가 위로 올라타면 지는 방식이다. 입장료가 없으니 부담 없이 편하게 둘러보기 좋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지켜보다 보면 절로 두 손에 땀을 쥐게 되는데, 마냥 구경하기만은 아쉽다면 직접 베팅을 할 수도 있다. 보다 가까이서 현장감 있게 경기를 지켜보고 싶다면 1층 관중석을, 시원하
국제기구 한-아세안 센터와 한국관광공사, 트래비가 공동 주관하는 '한-아세안 관광 활성화 세미나'가 9월8일 개최됩니다.이번 세미나는 스마트 관광을 주제로 한국과 아세안을 대표하는 관광 분야 벤처 기업과 유니콘 스타트업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여행을 모색하고 여행의 기술 혁신을 더한 트래블 솔루션이 제공될 예정이며 10개국 아세안 대사님들이 직접 선정한 2020 아세안 여행지도 소개될 예정입니다. 이 모든 진행은 온라인으로 생중계 될 예정입니다.한-아세안 여행이 재개되는 그날까지, 많은 분들
와인터널은 청도의 대표 관광지다. 굽이굽이 좁은 마을 길을 지나다 보면 청도 특산물인 감식초, 감말랭이를 파는 노점들을 만나게 된다.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보면 파란색 대형 와인 모형이 우뚝 세워져 있는데, 이곳이 바로 와인터널의 입구다.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철길이 발아래 펼쳐져 있고, 머리 위로는 초록빛 녹음이 우거진다. 장난스레 손을 잡고 철길을 나란히 걷는 연인과 친구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와인터널은 1905년에 개통된 옛 경부선 열차 터널을 정비해 2006년에 개장한 와인 숙성고다. 연중 15도의 온도와
스쳐 지나기만 했기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초록빛 녹음과 알싸한 와인향이 감도는 곳.오감이 솔직해지는 계절, 오색빛 청도로 향했다.푸른 산 맑은 물, 레저의 명소산과 시내가 맑고 아름다우며 큰 길이 사방으로 통한다. 이름 뜻에 걸맞게 슬로건도 ‘푸른 산, 맑은 물 살기 좋은 청도’다. 대구와 부산 사이 어딘가. 무궁화호를 타고 조금은 느리게 경상도를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곳이다.2차선 도로를 따라 초록 옷을 입은 나무들이 바람결에 흔들린다. 커다란 소가 올라타고 있는 다리를 만났다면 제대로 찾아온 셈이다. 오리배가
시간의 역사와 아픔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곳들을 둘러봤다면 마지막은 요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해외여행이 힘든 2020년의 여름에는 더더욱 단비 같은 존재다. 바로 다채로운 색으로 ‘부네치아’라는 애칭이 붙은 장림포구다. 알록달록한 건물과 작은 배들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부라노 섬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연인과 가족여행객이 몰려들고 있다. 장림포구는 원래 김 생산지로 유명했던 작고 조용한 포구였지만 공단이 들어서며 그 기능이 축소됐다고 한다. 그렇지만 장림포구 명소화 사업을
가덕도를 벗어나도 일본 및 전쟁과 연관된 장소가 즐비하다. 우암동 소막마을도 그 중 한곳인데 아직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다. 그럼에도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조금씩 발걸음이 모이고 있다. 소막마을은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반출하는 소의 검역을 진행했던 검역소와 소막사가 있었던 곳이다. ‘열악하다’라고 표현하는 것 이상으로 힘들었던 피란민들의 어려운 실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의 아픈 과거와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지만 근대문화유산으로서 의미가 큰 곳이라 소막사의 원형을 복원 중이다. 소막사 커뮤니티센터
하늘을 찌르는 고층 건물과 해변이 전부라 생각했건만 조금만 눈을 돌리니 부산의 숨겨진 모습과 마주했다. 초라하고 낡아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묵혀진 시간이다. 115년의 아픔이 새겨진 땅부산여행하면 광안리와 해운대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도시로서의 부산만 즐겨도 좋지만 무언가 더 채우고 싶은 여행자에겐 역사 여행이 답이 될 수 있다. 여느 외국 도시보다 더 화려한 부산이지만 우리가 몰랐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숨겨진 곳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덕도의 외양포, 우암동 소막마을 등이 일본의 잔재가 남은 대표적인 지역으로
죽도해변에도 여러 서핑 숍이 있었지만 해변과 가장 가까운 서프오션을 찾았다. 오픈한지 3년차 된 숍으로 유기견 출신 ‘오션’이가 격하게 꼬리치며 반긴다. 미리 예약을 해도 되지만 죽도해변에 왔다가 분위기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숍을 찾는 사람들도 여럿이다. 시기에 따라 강습은 하루 2~3회 진행된다. 무엇이든 기초가 중요한 법이다. 바닷가에 나가기 전 사전 교육이 진행됐다. 서핑 포인트로서의 죽도해변에 대한 이야기와 서핑 장비, 자세, 각종 규칙들이 나열됐다. 서핑 경력 6년차에 접어들었다는 임기남 강사는 시작에 앞서 오해부터 풀어줬다
힘든 시기가 하염없이 길어진다.어떠한 위로도 부족할 줄 알았건만담담함 속에서 평온함이 찾아왔다.선비의 고장 영주에서 말이다. ●내면이 편안함으로 채워질 때국내를 비롯해 수많은 외국 도시들이 관광의 큰 주제로 힐링을 앞세운다. 그럼에도 머무는 걸음마다 쉼이 되고, 마음이 치유되는 여행지는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영주는 다르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제 옷처럼 잘 어울리는 곳이 영주다. 여행의 중심은 부석사와 소수서원, 무섬마을이다.‘영주=부석사’라고 단언해도 될 정도로 부석사(신라 문무왕 16년 의상대사 창건)의 입지는 단단하다. 영주
쨍한 하늘 아래 시원하게 파도를 타는 모습을 상상해봤다. 그 모습이 퍽 마음에 들어 양양으로 떠났다. 서핑에 대한 오해 셋 요즘의 나는 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도전의 연속이다. 평소 좋아하는 와인과 위스키를 공부하고 주식과 관련된 책도 읽는 중이다. 친구와 함께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그 어려운 일주일 금주도 성공했다. 이른 봄에는 집 앞에 방치된 노지를 다독여 작은 텃밭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상추며 딸기, 감자 등을 심었는데 첫 농사치고는 수확이 좋다. 가끔 쉬는 날에는 큰맘 먹고 산 정상에도 오른다. ‘고작?’ 일지도 모르는 소
쉬어가기로 마음먹은 날, 충청남도에 쉼표 하나를 찍었다. ●예산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것황새공원뱁새의 다리로 황새의 삶을 살아왔다. 다리는 짧지만 예산이 고향이라는 뜻이다. 황새는 우아하다. 검고 긴 부리, 그 옆으로 붉게 물든 눈 주변. 날개를 활짝 펴면 그 길이가 270cm에 달한다. 예로부터 농업이 발달된 우리나라에선 황새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충남 예산군은 삽교천, 무한천을 끼고 넓은 농경지와 범람원 습지가 발달되어 있어 최적의 황새 서식지로 손꼽혔다. 하지만 1950년대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에서 황새는 자취를 감추기
울산에 와서야 깨달았다. 편견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산업도시로만 알려졌던 울산은 산과 바다 그리고 도심의 현대적인 풍경이 어우러진 알짜배기 관광지였다. 관광도시로 비상하는 울산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자. ●다 이유가 있지, 울산의 대표 명소 해송과 기암괴석이 가득대왕암공원대왕암공원에는 푸른 녹음이 가득하다. 100년 넘게 자리를 지킨 해송이 그늘을 드리워주니 선선하기 그지없다. 그 덕에 한 여름 뙤약볕을 피해 한적하게 산책을 즐기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빽빽한 송림길을 따라 굽이굽이 펼쳐진 산책로를 걷다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