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골프전문 여행사 대표와의 저녁 자리에서 골프전문 업체들의 위기감을 여실히 느꼈다. 카카오 때문이었다. 스크린골프 사업자인 카카오VX가 올해 중 카카오톡과 골프를 연계하겠다고 2월말 선언한 게 발단이다.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골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말이었으니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다. 골프용품 구매부터 골프장 예약, 골프장까지의 길안내, 라운드 후의 대리운전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구상이다. 골프 산업계 전반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아직 구체적인 방식이나 시기 등의
바야흐로 ‘1코노미’의 시대다. ‘1인’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인 1코노미는 혼자만의 소비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기껏 해봐야 고작 1인분짜리 고객이라고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온전히 자기만을 위한 소비를 하는 이들이니, 통장잔고를 고려하지 않은 채 거리낌 없이 탕진하기도 한다. 1코노미의 왕성한 소비력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도 속속 등장했다. 혼밥, 혼술을 위한 식당의 메뉴부터 극장에서는 혼영(혼자 영화보기)을 위한 좌석을 출시하는 등 1인 고객을 잡기 위한 상품의 종류도 다양하다.여행도 마찬
신용카드 한 장이면 14만원짜리 오사카 특가 항공권이 12만원이 된다. 또 200명 이상이 줄을 설 때 프라이어리티에서 유유히 수속을 마치고, 수하물 우선하기 서비스까지.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괜히 으쓱해져 검색대를 통과한다. 국내여행도 마찬가지다. 12만원인 부산행 왕복 KTX는 청년의 특권으로 7만2,000원이면 충분하다. 이런 혜택은 여행사가 필요 없다. 여행객들은 똑같은 돈을 쓰더라도 저마다의 노하우를 활용해 숨어 있는 혜택을 쏙쏙 뽑아낸다. 자신만의 비법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기도 하는데, 자유여행과 항공, 호텔 등 직접 예
앞으로 여행사들이 가장 경쟁해야 할 대상은 소비자가 아닐까. 돈을 쓰는 입장에서 소비자들은 어떤 물건이 좋은지, 합리적인지 판매자보다 더 잘 알기 때문이다. 똑똑한 소비자에게 우리 여행사의 상품을 사고 싶게끔 구매욕을 자극하는 게 핵심이라는 얘기다. 항공 업계에 NDC가 화두다. NDC(New Distribution Capability)는 IATA가 개발한 XML의 표준이다. 지난해 NDC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당시만 해도 여행사들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모두들 항공사만 배불리기 위한 쓸데없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도 그럴 것이 N
지난해 한국인의 해외여행 인기 목적지 ‘빅3’는 일본·중국·베트남이었다. 베트남의 도약이 눈부셨다. 전년도보다 56% 많은 242만명이 베트남을 찾았고, 덕분에 베트남은 미국을 제치고 한국인의 인기 여행지 3위에 올랐다. 미국 방문자 수는 230만명 정도였다. 베트남의 인기는 올해 들어서도 변함없으니 다시 신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인기가 뜨겁다보니 부작용도 생겼다. 모 랜드사가 여러 여행사를 대상으로 사기행위를 일삼았다. 주 무대는 베트남이었다. 비록 항공사들이 베트남 항공공급을 많이 늘렸다고는 해도 ‘뜨거운
출입처를 돌아다니다 보면 투자하고 싶은 업체들이 있다. 비전이 명확하고, 혹여 느릴지라도 정확한 방향으로 간다. 어영부영 ‘이번 시즌만 넘기지 뭐’ 하는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 지켜보고 있으면 눈 깜짝할 새 탄탄한 회사로 성장해 있다. 당연하다 싶다. 예전에야 있는 살림으로 알뜰살뜰 살아보자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투자 유치가 사업의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글로벌 업체와도 싸워야 하고 시시각각 발전하는 기술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금을 통해 더 큰 비즈니스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고 말이다. 때문
미투 운동(Me Too movement) 바람이 거세다. 하지만 미투 운동이 점점 남과여 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는 반추한다. 성추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당하고도 침묵을 지켜온 것은 성별을 떠나 가해자가 가진 권력 때문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결국 이번에도 갑과 을의 문제다. 속 시원히 까발려지는 가해자들의 행적을 보아하니, 갑의 자리에서 확실히 내려온 듯하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것처럼. 미투 운동과는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여행업계의 갑을 관계도 매번 똑같지는 않다. 대표적으로 성수기에는 여행사에 내줄 좌석이 없다
뚝배기 파스타, 짜장면, 김치 치즈 프라이즈 등은 한식이 아닐까? 국어사전의 뜻으로 보면 아니다. 한식은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이나 식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전에 입각한 한식만으로는 세계인을 사로잡는 데 한계가 있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한식의 개념을 한국의 식문화로 넓혀 한국에서 소비되는 모든 음식으로 정의해야 한다. 눈여겨봐야 할 사례는 일본이다. 프랑스관광청과 외교부는 2015년 12월부터 세계의 레스토랑 1,000곳을 뽑아 ‘라 리스트(La Liste)’라는 이름으로 발표하고 있다. 전 세계 400여개의 음식 가이드북과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접한 질문은 여행을 좋아하느냐는 말이다. 대개 여행을 인생 즐거움의 절반쯤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받는 질문이라, 사람 좋은 웃음을 흘려보이며 두루뭉술하게 넘긴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가끔은 확실한 대답을 원하는 목소리로 물어오는 통에 민망할 때도 있다. 지금 와서 고백하건데,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단연코 ‘No’다. 무거운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낑낑대는 것보다 침대에서 빈둥거리는 걸 좋아하는 철저한 ‘집돌이’이기 때문이다.그렇기에 목전에 둔 이번 설 연휴가 유난히도 아쉽다. 멀리 떠나지 못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이해 당사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관심과 참여는 이해 당사자들의 시선과 부합해야 나온다. 그렇지 않고 현장과 괴리될 때 탁상행정이 나오고 전시행정으로 끝난다. 정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촉진 대책 중 하나로 ‘관광호텔 부가세 환급제도’를 마련했다. 2014년에도 일 년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했었다. 관광호텔에서 숙박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부가세를 환급해주는 게 골자다. 관광호텔이라고 해서 모두 가능한 것은 아니다. 매 분기별로 정부에 신청해 특례호텔로 지정받아야만 한다. 때문에 관광호텔
중국에 대해서 이제야 한국에 알려지는 것 중 하나, ‘중국에서는 노점상에서도 QR코드 결제가 가능하다’라는 것이다. 서울 집 앞 붕어빵 포차 앞에서 현금이 없어 눈물을 머금고 뒤돌아섰던 게 진짜로 어제 저녁 일이다. 그 전날 저녁에는 갈비탕집에 들어갔다가 현금만 받는다고 해서 머쓱하게 돌아나오고 말았다. 지난해 중국에 갔다가 양꼬치 한줄 3위안(단돈 500원)을 QR코드로 결제했던 경험이 떠올라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모바일 결제도 안 되는 판에 비트코인엔 왜들 난리인지. 중국이 모바일 결제 대국이 된데는 그만한 투자가 있었다. 20
“여행사, 왜 다니세요?”매번 묻고 싶었지만 차마 하지 못했던 질문이 있었다. 오래도록 묵혀둔 이 물음이 얼마 전 한 팸투어 회식 자리에서 타인의 입을 통해 나왔다. 여행업에 몸담고 있지 않은 이의 티끌 없는 질문이 여행사 직원들 앞에 떨어졌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에 하나둘 각자의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사실 ‘어영부영하다 보니 일하게 됐다’라는 식으로 눙치며 지나갈 줄 알았건만, 여행사 직원들이 꺼낸 답변은 깨나 진지했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여행도 좋지만, 여행으로 누군가 행복해지는 게 좋다’는 말이었다. 그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