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높은 일주일 오르기 전까지 상상하고,내려와서는 수십 번 새기고, 살아가면서 수백 번 떠오르는 곳. 안나푸르나에서의 일주일은 그렇게 아로새겨졌다. 전초기지, 포카라포카라(Pokhara)는 네팔 제2의 도시다. 배낭여행자들 사이에선 이집트의 ‘다합’과 파키스탄의 ‘훈자’와 더불어 세계 3대 블랙홀로 잘 알려진 곳. 도무지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어 붙은 별명이다. 네팔어로 호수를 뜻하는 ‘포카리’에서 유래된 지명처럼 도심 서쪽에는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진 페와 호수(Fewa Lake)가 자리한다. 도심 북쪽으로는 세
백제의 마지막 도읍을 여행했다.소박하고 천진한 동네였다. ●궁남지의 밤백제는 도읍을 3번 옮겼다. 위례성에서 웅진으로, 웅진에서 사비로. 위례성은 경기도 하남시 부근이라는 설과 충남 천안시 북면 일대라는 설이 있다. 웅진은 충남 공주 자리다. ‘사비’는 지금의 부여다. 백제의 마지막 도읍으로 떠났다.부여에 도착했다. 동네가 소박하고 천진스럽다. 내일이 오는 것도 모르게 게으름 피우고 싶은 기분이다. 금강변에 차를 세웠고 시동을 껐다. 봄이라기엔 아직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꽃망울이 맺혀 있다. 쾌청한 바람이 분다. 겨울과 봄에 걸쳐 시
●코로나 이후의 첫 랑데부 프랑스무려 3년 만에 프랑스 최대 국제관광박람회 랑데부 프랑스(Rendez-vous en France 2022, 이하 랑데부 프랑스)가 돌아왔다. 코로나 이후 열리는 첫 행사인 만큼 현지 업체와 세계 각국 참여자 양측의 기대감은 행사 시작 전부터 높았다. 프랑스관광청은 이에 화답하듯 41개의 테마별 프리투어, B2B 워크숍, 화려한 콘셉트의 부대 행사 등으로 참여자들의 만족도를 높였고, 업체 간 자유로운 네트워킹의 장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이번 제15회 랑데부 프랑스는 3월22~23일(현지시간 기준) 양
인간의 몸이 모두 제로(0)의 상태에서 시작했다면,출생 이후 +, - 를 새겨 넣는 건 우리의 몫이다.템플스테이부터 유기농 건강식까지,몸과 마음에 득(+)이 될 여행을 강화도에서 만났다.▶강화군 대표 웰니스 관광지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인천의 웰니스 관광 육성을 위해 ‘2021 인천 대표 웰니스 관광지’ 10개소를 선정했다. 지난해 선정된 이들 관광지 중에는 전등사 템플스테이, 연등국제선원, 약석원, 해든뮤지움 등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강화도의 명소들이 포함됐다.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웰니스 관광에 대한
토요일 아침, 우린 함께 속초로 떠났다.산과 바다로부터 가까워졌던 어느 주말 동안의 기록. Day 1▶08:00AM 풀 묶음을 향하여, 속초토요일 아침, 우리는 속초로 향했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 30분. 다정한 봄을 닮은 햇살이 쏟아지는, 그런 아침이었다. 나른한 하늘을 올려봤다가 쏟아지는 졸음을 견디며 개운하게 불어오는 바람 따라 속초에 닿았다. 속초의 동쪽에는 동해가 넘실거리고 서쪽에는 설악산이 도심을 두르고 있다. 바다와 산, 갈림길 앞에 멈춰 섰다. 속초 사람들은 속초를 ‘풀 묶음’이라고도 부른단다. 이유는 제각
어떤 여행은 사진 같고 어떤 여행은 영상 같다.당신에게 전하는 아세안의 필름. History 역사시간의 연속선상에 놓인 아주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기억은 사람의 몫이다. ●Lao PDR 라오스역사의 시작, 란쌍 왕국 란쌍 왕국(Lan Xang) 이전의 라오스는 여러 소국의 각축전이 끊이지 않았던 지역이다. 캄보디아 크메르 제국의 왕가에서 성장한 ‘파 웅음(Fa Ngum)’은 루앙프라방(Luang Prabang)에 수도를 정하고, 크메르 제국으로부터 독립해 1353년, 라오스 최초의 통일 왕조 란쌍 왕국을 세우게 된다. ‘란쌍’은 라
세계 각국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B2B 트래블 마트에 대한 한국 여행업계의 관심도 상승했다. 주요 트래블 마트는 코로나19로 지난 2년 동안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개최됐지만 올해는 각국의 바이어와 셀러가 현장에서 직접 만나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할 것으로 기대된다.우선 랑데부 프랑스(Rendez-vous en France)가 3월2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다. 랑데부 프랑스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국제관광박람회다. 프랑스관광청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여행사 및 미디어 관계자 20명이 참석할 예정으로,
명색이 여행기자인데, 랜선투어 한번 안해보면 되겠나. 해외 유명 관광지의 방역시스템은 어떤지도 파악할 겸 피렌체 랜선투어 결제 버튼을 눌렀다. 퇴근길이 굉장히 설레었다. 퇴근이라서가 아니라, 익숙한 지하철 공간이 마치 공항철도 플랫폼처럼 느껴져서 그랬으리라. 나를 돌아봤다. 아무런 배낭도 메지 않았으며, 복장은 원래 입던 대로였다. 들뜬 마음에 3년 전 피렌체에 막 도착했었을 때처럼 슈퍼에 들러 과일과 주전부리들을 한가득 사서 집으로 갔다.밤 9시, 여행사가 투어 시작 30분 전에 보내준 유튜브 링크로 입장했다. 노트북과 연결한 6
꼼치는 깊은 수심에서 서식하다 산란기인 12~3월이 되면 얕은 연안으로 올라와 잡힌다. 못생기고 탄력 없이 흐물거리는 살을 가진 이 생선은 동해에선 곰치, 남해에선 물메기라 불린다. 여전히 바람이 차갑던 어느 날, 통영 추도로 향했다. 봄이 오기 전 별미 물메기탕 한 그릇을 꼭 먹어야 했기에.●물메기 없는 물메기섬어느 오후, 통영항에서 추도로 가는 배에 올랐다. 봄이 코앞에 와 있지만 여전히 날씨는 추웠고 바닷바람은 거칠었다. 추도는 통영에서 남서쪽으로 14.5km 거리에 있는 작은 섬이다. 위치상으로는 미륵도, 사량도, 두미도,
봄이라기엔 쌀쌀하고,겨울도 아닌 애매한 계절.이러나저러나, 아무렴 어때.느슨해진 마음으로 찾은 SNS 속 강화도 카페들.●대화를 위한 공간토크라피101동이냐, 103동이냐. 첫 방문이라면 막막한 게 당연하다. 본관을 포함, 101동부터 104동까지 총 5채의 건물이 모두 카페다. 마음에 드는 자리를 찾으려면 여기저기 문을 열어 보고 다녀야 한다는 뜻. 바다가 보이는 자리라면 아무리 똥손일지언정 인생숏 건지기에 실패란 없다.시그니처 음료는 저온숙성된 쑥 베이스에 은은한 단맛을 더한 ‘쑥 라떼’. 디저트류에선 스콘에 강세가 찍힌다. 플
쏟아지는 눈, 묻혀 가는 밤. 노천탕에 웅크려 버틴 한겨울. 김 서린 안경. 뿌옇게 번졌던, 뜨거웠던 기억에 대하여.일본 전역에는 수천 개의 온천이 분포한다. 종류도 다양하다. 화산지대이기 때문이다. 온천의 종류는 온천수에 함유된 화학성분의 정도에 따라 구분한다. 유황, 산성, 이산화탄소, 함철, 염화물 같은. 일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온천수는 유황온천, 염화물온천, 단순온천이다. 유황온천은 냄새가 지독하고, 단순온천은 이름처럼 단순하다. 염화물온천은 보습에 좋다. 보디로션을 펴 바른 것처럼 감촉이 미끈거린다. 일본의 특색 있는
그저 들여다보면 된다.멀고도 가까운 힐링이 여기 있으니. ●Indonesia천국의 조각 리쿠팡발리만 알기는 아까우니까.몰랐던 인도네시아의 또 다른 매력. 이곳을 주목하라!인도네시아의 5개 중점 관광개발지역을 주목해 보자. 인도네시아 창조경제관광부(MoTCE)는 코로나 이전부터 비즈니스 행사, 스포츠 관광, 생태 관광, 크루즈 관광과 같은 특수 목적 여행자들을 위한 여행상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며,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토바 호수(Lake Toba), 라부안 바조(Labuan Bajo), 보로부두
A의 도시, 강진.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마치 ‘A’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이다. A로부터 초대장이 왔다. 집결지는 A의 머리다. ●강진군 병영면강진의 생가전라병영성지전라남도 강진군 ‘병영면’은 강진의 발상지다. 정확히 말하자면, 병영면의 중심에 있는 ‘전라병영성지’가 그 주인공이다. 전라병영성지는 1417년에 초대 병마절도사 ‘마천목’이 축조하여 1895년 갑오개혁까지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전라남도와 제주도를 포함한 53주 6진을 총괄한 육군 총 지휘부였다.강진현(康津縣)이라는 지명은 당시 도강현(道康縣, 병영면의 고려시
눈 소식이다. 전라남도 서해안 지역에 폭설이 온단다. 겨울철 눈이 내릴 무렵에는 파도가 높고 강풍이 불기 마련이다. 여객선 결항은 당연지사. 바다를 건널 수 없으니 꿩 대신 닭이다. 그래, 증도로 가자. ●모두 하얗게폭설전야, 증도에 도착 후 예약해 두었던 태평염전 내 천일염힐링캠프에 여장을 풀었다. 캐러밴은 화장실, 취사시설, 침대, TV 등을 갖춘 나름 편리한 숙박시설이다. 캠핑카나 트레일러처럼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기분만큼은 역동적이며 또 아우팅의 베이스캠프로도 그럴듯하다. 내릴 듯 말 듯 잔뜩 흐렸던 하늘은 금세 어두워졌다.
홍대의 예술적 감수성은 깊다. 대로변이 아닌 골목 안쪽으로, 주민들 사이로, 아티스트 속으로 더 깊게 스며들었다.▶홍대 속 숨은 그림 찾기 추천코스: 지하철 합정역 9번 출구에서 상수역 1번 출구까지 길이: 2km 소요시간: 2시간 30분 여기서 보니 더 반갑습니다합정동 2열의 희열홍익대학교라는 공식 명칭보다 익숙한 홍대, 이 홍대를 대표하는 학문이 예술인 것은, 지명으로서 ‘홍대’가 발산하는 풍부한 문화 예술적 아우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로변 1열에 감각적인 브랜드들이 포진해 있지만, 2열의 골목에는 아직 실험정신을 간직한
한 해의 끝자락에 강원도에 다녀왔다. 산과 바다, 마을과 골목, 갤러리와 양조장까지.겹겹이 쌓여 있는 온정이 따뜻하고 포근했다.속초 Sokcho●돌담 따라 타박타박상도문 돌담 마을속초 여행은 여러 번 했었지만 ‘상도문 돌담 마을’은 처음이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여행자 센터 겸 여행사 감자투어 사무실인 ‘문화공간 돌담’이 여행자를 반긴다. “옛 방앗간 자리였고, 정미소가 됐다가, 마지막엔 마을 창고로 쓰이던 곳을 이렇게 여행자 센터로 바꿨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요.” 이번 여행의 안내자인 감자투어 최문경 실장이 미소 띤 얼굴로 말한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꼬박 2년이 흘렀다. 그 사이 코로나19 백신도, 치료제도 개발되고 보급됐지만 여행업계는 여전히 처참한 상태다. 2년 동안 코로나19가 할퀴고 간 상흔을 여러 가지 통계로 확인해봤다.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각국은 출입국 조건을 강화했다.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기도, 자가격리 14일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가 백신이 보급된 이후로는 백신 접종 증명서나 코로나19 PCR 음성확인서 등을 입국 필수 서류로 정하는 등 출입국 조건은 수시로 바뀌었다.해외여행 시장이 온전할 리 없었
2022년 새해를 맞아 호텔업계에서도 잇따라 '검은 호랑이'를 테마로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객실 패키지부터 식음 프로모션까지 다채로운 프로모션들을 소개한다. 설날에는 가족과 함께 윷놀이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사랑하는 가족과 힘찬 명절을 맞이할 수 있는 '윷놀이 위드 블랙 타이거' 설 패키지를 선보인다. 호텔 파티셰가 수제로 만든 윷놀이 빵 세트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투숙 기간은 1월28일부터 2월6일까지다. 7층에 위치한 모보 바에서는 믹솔로지스트(칵테일 전문가)가 제조한 '흑호 기네스 맥주' 2잔을 맛볼 수 있는 교
‘두바이 엑스포’ 현장에서 한국관광 매력을 알리는 다양한 행사가 열려 이목을 끌었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두바이 엑스포 한국주간과 연계해 ‘한국관광박람회’와 ‘한국관광의 밤’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두바이전시센터에서 개최한 한국관광박람회에는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와 현지 여행업체, 의료기관 등 21개 기관들이 참여해 방한관광 재개 후 중동시장 선제적 공략을 위한 교류활동을 펼쳤다. 한국관광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에 착안한 ‘Feel the Color of KOREA’
고슴도치섬에서 즐긴 얼큰한 꽃게라면 한 입,전라북도 부안 위도의 기억이다. ●전설보다 똘똘한 시그니처10여 년 전, 위도로 향하는 여객선 객실의 내부는 온통 홍길동과 율도국 그리고 심청의 이야기가 그림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섬에 들어가서는 그것과 관련한 어떠한 장소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다. 전설이나 이야깃거리는 늘 사실보다는 추측에 근거하기 마련이다. 여행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는 적잖이 도움이 되지만 그것에 마케팅을 집중하다 보면 자가당착에 빠지기 십상이다.특히, 전설은 독창적이며 유일할 때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