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여행사는 정기주주총회 안건 중 하나로 ‘이사의 책임감경’조항 추가를 위한 정관변경을 넣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기존 정관상에는 이사의 책임 범위가 폭넓게 규정돼 있어 신규 사업 추진시 실패를 두려워한 나머지 위축되는 측면까지 있었다”고 정관변경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상법 제399조 및 400조는 ‘이사의 책임감경'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주식회사의 이사들이 회사에 책임을 질 사유가 발생했을 때 이사의 책임을 말 그대로 감경하고 면제해주는 제도다. 지난 2011년 상법 개정에 따라 ‘최근 1년간 보수액의 6배(사외
지난 11일 열린 한국여행업협회(KATA) 국내여행위원회 회의에는 하소연과 원성이 가득했다. 국내여행 수요급감에 대한 하소연이었고, 이렇다 할 대책 없이 무신경한 정부에 대한 원성이었다. 실적은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10분의1 수준으로 뚝 떨어졌는데 반등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나마 소비자들의 여행사 이용 비율이 높았던 섬 여행마저 세월호 참사 이래 계속 침체돼 있다고 했다. 갈수록 어려워지니 이제는 그만둬야지 싶다던, 30년 넘게 국내여행사를 운영한 A사장의 얼마 전 한탄과 일맥상통했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나서주
“덴버에 볼 거 없지 않아요?”얼마 전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고웨스트서미트(Go West Summit)’ 취재를 마치고 덴버 팸트립에 참가했다고 하니 한 FIT여행사 직원이 이렇게 물어왔다. 예상치 못한 반응은 아니었다. 기자 역시 그와 같은 생각으로 아무 기대 없이 출장길에 올랐기 때문이다.그 여행사 직원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랬다.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덴버가 정말 개성 있고 놀기 좋은 도시더라고요. 다른 미국 도시는 9시만 되도 거리에 불이 다 꺼지고 깜깜하잖아요? 덴버는 서울처럼 길이 환해요. 나이트라이프가 발달해
3월1일 자로 필리핀항공의 GSA가 서울항공에서 락소(구 세훈항운)로 변경됐다. 지난해 3월 세훈항운에서 서울항공으로 넘어간 지 딱 1년 만이다. GSA 변경이야 물론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좋은 조건의 파트너를 찾아가는 것은 시장 경쟁의 논리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해가 바뀔 때마다 GSA를 갈아치우는 필리핀항공의 행태가 썩 납득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우선 방법론이다. 필리핀항공이 한국 GSA 변경을 한국 시장에 알린 공식적인 방법은 토파스 홈페이지에 올라간 두 개의 웹문서다. 수십년 동안 필리핀항공의 좌석을 팔았던 여행사
기레기.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다. 기자도 수많은 기자들의 기사를 접한다. 모범이 되는 기자도 있고, 마음에 와 닿는 기사도 있다. 반대로 기자 양심과 윤리 의식조차 보이지 않는 기자도 있다. 최근 한 관광청 관계자는 ‘기자가 정말 싫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이 관계자가 근무하는 국가에서 지인들이 한국을 방문했고, 서울로 이동하던 중 그만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106중 추돌 사고를 당했다. 불행하게도 당시 이 차를 운전하던 운전자는 사망했으며, 지인 중 한명은 의식불명 상태다. 날벼락 같은 사고에 관광청 모두가 정신이 없는
유가 하락으로 사방이 들썩이고 있다. 편도로만 수십만원에 달하던 유류할증료가 수만원대로 떨어지니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소비하는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던 유류할증료의 민낯도 드러났다. 최근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유류할증료를 항공운임(항공사 수익으로 귀속)에 포함시켜 줄 것을 국내 취항 항공사에 요청했다. 유류할증료가 항공운임인지에 대한 왈가왈부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비행기 운행을 위해 필요한 항목이기 때문에 운임과는 별도로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과, 유류할증료도 결국은 운임에 해당한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1월22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보고 내역을 살폈다. 기대감으로 펼쳤지만 실망감으로 덮을 수밖에 없었다. ‘관광’과 ‘여행’은 뒷전으로 밀려난 분위기가 역력했다.문관부가 내세운 2015년 비전과 과제 그 어디에서도 관광이라는 단어는 찾을 수 없었다. ‘문화로 행복한 삶’이라는 비전에 걸맞게 주요과제 역시 모두 문화 일색이었다. 세부 내용도 살폈지만 해수욕장 모래 속에서 바늘 찾는 기분이었다. ‘관광주간’을 지난해보다 확대 시행한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지만 지난해 22일에서 올해 28일로 기간을 며칠 늘린다는 수준에 불
얼마 전 지인이 서울 정독도서관 근처에 위치한 유명한 떡볶이 집을 다녀왔다며 말을 꺼냈다. 지인이 떡볶이를 주문하고 먹는 동안 가게 안의 모든 테이블에는 ‘요우커’가 자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평일 오후,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잠시 들린 면세점은 요우커로 북새통을 이뤘다. 중국어를 전공한 친구는 ‘요우커를 상대하느라 한국어를 잊어버릴 것만 같다’며 하소연했다.지난 21일 한국을 방문한 중국국가여유국 두장 부국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양국을 오간 관광객은 1,000만명을 넘어섰다. 2016년까지 목표였던 1,000만명
새해는 참으로 신기하다. 긴긴 열두 달을 지나 다시 1월1일로 돌아가면, 무엇이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긴다. 수년 동안 달성하지 못했던 목표도 올해만큼은 이룰 수 있을 것만 같고,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새롭게 다질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듬해가 와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경험했으면서도 말이다. 모든 ‘처음’에는 이렇게 순수한 힘이 있다.새해가 되고 여행신문 입사 3년차를 맞으며 처음의 마음을 떠올렸다. 여행업계에 갓 발을 들였을 때의 초심 말이다. 1년에 한 번도 가기 힘들었던 해외를 고향집보다
민낯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지난해에도 여행업계의 부끄러운 민낯은 여지없이 드러나고 말았다. 얼마전 대한항공의 ‘땅콩리턴’ 사건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처음에는 그저 한 재벌기업에서 있을 법한 일 정도로 생각되던 사건이 항공사의 강압적 은폐시도, 적절치 못한 사과 발표 등 추가 사실관계가 밝혀지며 공공의 비난을 받는 사건이 되어버렸다. 청와대 문건 사건에서조차도 업계의 부끄러운 이면이 드러났다. 청와대 밖으로 빼돌려진 문건 중 한 문건에는 모 관광업체 대표가 4명의 여인과 사실혼 관계에 있으며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과 동
올 한해만 큼직한 비행사고가 5번이나 일어났다. 말레이시아항공의 추락 사고, 같은 항공사의 격추 사고, 트랜스아시아항공의 착륙 실패 사고, 알제리항공의 추락 사고, 그리고 12월 말 발생한 에어아시아의 실종 사고가 그것이다.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비행기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일들이었다. 에어아시아 실종 사고는 다른 항공 사고의 기억이 잠잠해질 때쯤 벌어지면서 더욱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대형 사고만 심각한 것이 아니다. 엔진 결함, 착륙 불안정, 긴급 회항(회항 원인이 땅콩인 경우도 있었다) 등 자잘한 사고들이 계속 발
급락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연일 화제다. 외부 변수에 민감한 여행업계이다보니 국제유가 추이에 눈길을 두지 않을 수 없다. 항공사들은 최대의 비용항목인 연료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돼 쾌재를 부르고, 여행객들은 1년 사이 60% 이상 하락한 유류할증료에 반색하고 있다. 여행소비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여행사들도 신난 표정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름 값은 계속 하락곡선에 있다. 이런 추세면 내년 1월 6단계 수준으로까지 내려간 유류할증료가 아예 면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행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소라며 항공사만 빼
취재를 하다 보면 ‘가격 경쟁이 너무 심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어느 여행사나 상품이 비슷비슷하니 손님을 끌어오려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거다. 그러다 보니 ‘많이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고들 한다.얼마 전 에서 이런 칼럼을 읽었다. “기업한테 경쟁은 운명이다. 그런데 하위그룹, 중위그룹, 상위그룹은 경쟁의 양상부터가 다르다. 하위그룹에선 가격 경쟁이 화두가 된다. 누가 더 싸게 만드느냐에 기업 간 경쟁의 승패가 갈린다.” 당황스러웠다. 여행업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가격 경쟁’은 사실 하위그룹의 경쟁 방식이
지난주 한 항공사가 파격적인 가격으로 장거리 노선 항공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벤트를 실시하자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고 그와 관련된 기사들이 쏟아졌을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이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 해당 항공사 마케팅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담당자는 한마디로 ‘귀찮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했다. 당연히 이벤트와 관련해 궁금했던 사항들에 대해서 이렇다할 답변도 듣지 못했다. 며칠 후 해당 항공사는 SNS를 통해 ‘프로모션은 조기 마감됐으며, 향후 좀 더 자주 프로모션을 기획해 고객에게 많은 여행
해외출장과 해외여행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함께 갈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물론 해외출장은 후자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출장에 대한 만족도가 목적지보다 동행한 사람들에 의해 결정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기자의 경험상으로도 그랬고, 선배 기자들의 이야기도 같았다.“정말 좋은 출장이었다.” 얼마 전 프랑스 출장을 다녀와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동행한 사람들 덕이다. 출장 팀원들 간 성격이 잘 맞았던 것도 주효했겠지만, 배울 점이 많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유럽전문 FIT담당 직원들로 구성됐던 이
11월10일 정부는 세월호 실종자 수색 종료를 선언했고 실종자 유가족 측은 그 불가피성을 이해했다.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210일, 근 7개월만의 일이다. 서울시도 서울광장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오는 21일 철거하고 서울도서관 3층에 추모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행심리 위축으로 여행업계가 겪은 고통도 컸다. 수학여행이 줄줄이 취소됐고 국내외 선박여행은 물론 여행 자체를 기피했다. 여행이 금기시되는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여행사들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어디에 하소연도 못한 채 고통을 감내했다. 경영난에 처한 관
거대한 중국 시장은 때로 우리에게 위협적이기도, 때로는 우리에게 기회가 되기도 한다. 몇해전, 인바운드 여행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일본 여행객들이 안보 문제 등으로 대폭 감소했을 때, 싸늘하게 식을 뻔 했던 명동을 다시 뜨겁게 부채질 한 것은 중국인 여행객들이었다. 배로, 비행기로 우르르 몰려온 중국인 여행객 덕분에 인바운드 시장에 활기가 돌았다. 중국인들의 여행이 급속히 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중국인 여행자들 탓에 우리나라 여행자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었다. 물량으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 시장에
얼마 전 국제선 페리를 운항하는 선박사 관계자들을 찾았다. 지난 4월 온 국민을 힘들게 했던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반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선박사들의 모습이 어떠한지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광고는 시작했는지, 배를 이용한 수요는 얼마나 늘었는지, 전년 대비 얼마나 손실을 입었는지 등등에 초점을 맞춰 의견을 들어보고자 했다. 물론 현재 선박 수요가 얼마나 회복됐는지도 중요했다. 하지만 취재원을 한 명, 두 명 만나면서 현재의 현황보다 지난 반년 동안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재기를 준비해 왔는가’가 더 와 닿았다.그
제주항공이 지난 1일부로 사이판에 매일 한 차례 신규 취항했다. 아시아나의 단독 노선이었던 사이판이 11년 만에 국적 항공사들의 경쟁체제로 바뀌었다. 사실 이 노선은 한때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대한항공이 취항했었다. 현재는 경쟁체재로 변경된 괌 노선 또한 두 항공사가 함께 취항했던 적이 있다. 당시 양사가 한달 간격으로 운항을 중단하면서 밝힌 이유는 승객 감소였으나, 이면에는 각 사의 이익을 둘러싼 반목과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 사업자의 의도적인 경쟁 회피는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축소시키고 장기적으로 국제
지난 10월1일, 제주도에 아라리오뮤지엄이 개관했다. 옛 도심인 제주에 버려졌던 총 3개의 건물을 새롭게 리모델링하고 뮤지엄으로 탈바꿈시켰다.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 탑동바이크샵, 동문모텔이 그곳이다. 서울 창덕궁옆, ‘공간 사옥’에 아라리오미술관의 옷을 입혔던 아라리오그룹 김창일 회장이 만든 곳이다. 출장으로 방문해 우연히 찾은 그곳은 솔직히 제주에서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서울도 아니고 지방도시에서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거만하게도), 뉴욕이나 런던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뮤지엄의 모습이었다. 빨간 외관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