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취재부 워크숍을 다녀왔다. 장소는 양평군 지평면. 가장 좋았던 건 개인적으로 막걸리계의 원톱으로 꼽는 ‘지평막걸리’를 그 본고장인 지평에서 마셨다는 것. 두 번째로 좋았던 건 회의 시간이었다. 농담이 아니다.우리는 지평막걸리를 고이 모셔둔 채 장장 4시간에 걸쳐 조금 특별한 유형의 회의를 했다. 이름하야 ‘오픈 스페이스(열린 공간)’. 설명하자면 이렇다. 우선 진행자가 하나의 대주제를 제시한다. 그러면 회의 참가자들은 각자 그 대주제와 관련한 소주제를 3~4개씩 적어 낸다. 소주제가 적힌 종이를 벽에 붙이면, 참가자들은 이
인바운드 여행사와 관광통역안내사(가이드)는 서로 불가분의 파트너다. 여행사에 고용된 ‘전속 가이드’도 있지만 대부분의 가이드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여행사와 가이드의 관계는 상호 대등한 수평관계다. 상호 불가분의 대등한 업무 파트너인 만큼 협력과 신뢰가 필수적이지만, 현장에서는 그게 잘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다. 가이드 일비나 쇼핑 수수료, 옵션 수익 등을 놓고 여행사와 가이드가 서로 밀고 당기고 심지어 법적 싸움으로까지 번지는 경우도 있다. 여행사는 가이드가 여행사 몰래 별도의 쇼핑이나 옵션 알선 수수료를 챙긴다고 의
어떤 남자가 변호사에게 물었다. “이봐요, 상담료가 얼마입니까?” 변호사는 “세 가지 질문에 50달러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자가 혀를 차면서 “그거 비싸네요. 안 그렇습니까?”라고 하자 변호사는 “네, 비싸지요”라고 대답했다. 그러고 나서 변호사는 남자에게 말했다. “자, 그럼 마지막 질문은 뭡니까?”우스갯소리지만 여행사 입장에서는 부러운 농담이다. 상담 후 별도의 상담수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라서 그렇다. 수십 개의 질문을 던지고도 감사인사는커녕 인사 한마디 없이 전화를 끊는 이들도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정보를
기자의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다. 얼마 안 되는 휴식 시간을 멍하니 텔레비전에 빼앗기는 일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꽃할배’처럼 보고 싶은, 혹은 일 때문에 봐야만 하는 프로그램은 다운로드(물론 돈을 지불한다) 받아 보고, 뉴스는 DMB나 신문기사로 접한다. 그래도 세상에 도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텔레비전에서 시작되는지라, 요즘 텔레비전에서 뭐가 유행이고 화제인지 사람들과 조금만 대화를 하면 금세 알 수 있다.그렇게 알게 된 이야기 중 하나. 요즘 SBS 이라는 드라마에선 ‘아몬드’가 화제란다. 한 아몬드 회사에서 그 드라마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태풍을 맞은 필리핀은 쓰러진 집들과 수많은 사상자들, 생필품조차 없어 약탈에 나서는 사람들 등으로 대혼란을 겪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태풍으로 인한 필리핀의 피해규모를 최고 수준인 ‘3급 재해’로 분류했다고 한다. 2004년 인도양 쓰나미 사태, 2010년 아이티 대지진과 같은 수준이라고 하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연일 매스컴에 등장하는 현지 상황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수준처럼 보이기까지 한다.지난 10월 지진으로 보홀 일대가 엉망이 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다시금 재해가 덮치면서 필
‘…클래식한 펌프스 스트랩 슈즈도, 기본 에나멜 소재 오픈토 슈즈도 네온무드와 팝컬러를 만나 한층 세련되고 강렬해졌다는 평가이다. 다소 베이직한 룩에도 충분히 시크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예전에 ‘보그병신체’라는 용어가 온라인에서 회자된 바 있다. ‘보그병신체’란 유명패션지 '보그' 등에서 영어나 불어에서 온 패션용어를 번역없이 소리 나는 대로 적은 다음 겨우 조사 정도만 한글로 적어놓은 문장을 말하는 것을 비꼰 것이다.위 예문은 특정 잡지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서 그나마 좀 나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방식
전국 각 지역별관광협회와 한국여행업협회(KATA), 그리고 이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를 생각하면 협력·화합보다는 갈등·마찰이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서로 부딪치고 대립각을 세웠던 적이 많아서 일 것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여행업법’ 제정안을 두고 티격태격 잡음을 냈다. 올해라고 달랐을 리가 없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에서 ‘한국여행업협회’로 KATA의 명칭변경을 승인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난해 결정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KATA가 명칭변경 조건충족을 위해 무작위로 국내 및 국외여행업 등록 업체들을 대상으로 회
"말 많던 2020년 올림픽 개최지로 도쿄가 선정됐다. 경쟁지였던 이스탄불은 불안정한 정세, 마드리드는 경제위기 때문에 스스로 넘어진 측면도 없지 않다. 그나마 가장 안전한 선택이 도쿄였을 것이다. 유치 성공에 따른 일본의 기대는 크다. 향후 7년간 관광산업 규모가 두 배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가 약 3조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웃의 올림픽 개최는 분명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어딘가 개운치 않은 것은 그들의 행보 때문이다. 올림픽 유치가 발표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일부 단체는 혐한 시위를 재개했
"제주항공이 ‘드디어’ 국제선 기내식을 유료화했다. 비행시간이 6시간에 달해도 물 한잔 주지 않는 외국계 LCC와 비교하면 황송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제주항공의 결정에 다른 국내 LCC들도 영향을 받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지난 4~5일 CAPA 컨퍼런스에 모인 아시아 태평양 지역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한국에는 진정한 의미의 LCC가 없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했다. 그러니까 ‘최대한 운임을 낮추고, 부가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것’을 기본 개념으로 하는 LCC 모델에서 한국 LCC들은 한참 멀다는 것이다. 기내식, 이불, 수화물
"얼마 전 취재 중 당혹스런 경험을 했다. 몇 가지 궁금한 사안에 한국 지사를 거치지 않고 해외 본사에 직접 연락을 취했다. 본사 직원이 가장 정확한 정보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한국사무소 홍보 담당 직원은 왜 자신에게 묻지 않고 취재를 했는지 물어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더한 경우도 있었다. 여행업계 직원을 취재해 관련 상품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는데 홍보 대행사 측에서 기자와 접촉한 그 직원을 색출하려는 시도를 했다. 기사 팩트도 정확했으며 기사 내용도 회사 입장으로서는 손해 볼
"독도문제 등으로 반일감정이 고조될 때면 일부 업계 관계자들이 하는 말이 있다.‘여행과 정치는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 같지만 아이러니하다. 놀이공원 경영자에게 폭행당하고 나서도‘폭력과 즐거움은 별개’라고 말할 것만 같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적 문제와 달리 민간의 교류는 계속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여행과 정치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일본정부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최근 일본 관련 뉴스 제목을 보면 당장이라도 일본이 사라질 것만 같다. 지난 18일 사쿠라지마 화산이 폭발한 것과 관련한 언론보도만 봐도 그렇다.‘사
"수년 전, 고등학교에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던 때의 일이다. 지방의 작은 소도시에 살았기 때문에 제주도로 가기 위해 인근에 위치한 지방 공항을 이용하게 됐다. 공항은 시내와는 많이 떨어진 외곽에 위치했고 학교에서는 따로 차를 빌리지 않아서 개별적으로 공항에 집합해야 했다. 가장 편한 방법은 부모님이 자동차로 데려다 주는 것이었지만 개인적 사정으로 버스를 이용했다. 공항은 상당히 멀었기 때문에 그 곳으로 향하는 버스도 적은 편이었다. 더구나 직행이 아니라 모든 정거장에 멈췄기 때문에 가는 길은 더욱더 길었다. 집합시간보다 두어 시
"또 다시 이사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건 며칠 전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온 게 이전에 다니던 직장 때문이었으니, 더 이상 그곳에 살 이유가 없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사가 무척 귀찮은 일인 만큼 그냥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문득 이사를 결심하게 된 건 ‘주거의 질’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발단이 된 건 얼마 전 선배 기자로부터 들은 ‘쉐어하우스’ 이야기다. 쉐어하우스란 관심사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집 한 채를 공유하는 주거 형태를 말한다. 쉐어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은 집을 주
"여행업계가 타 업종에 비해 취약한 부분이 있다면 거래 투명성일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연달아 여행사의 편법 영업을 지목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원과 한국관광공사는 사상 처음으로 공동조사를 통해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의 실태를 점검했다. 조사 기준이 모호했으며, 그 결과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폄하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시도만큼은 의미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여행상품가 외에 감춰진 추가 비용이 많다는 것이 공론화됨으로써 긍정적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패키지 여행상품
"올해 모바일 상거래 시장은 4조원에 육박하고, 내년에는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가히 파죽지세다. 여행상품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경우 모바일 거래 비중이 40~50%에 달할 만큼 크게 늘었고 거래액도 수천억원을 넘나들고 있다. 쿠팡의 경우 6월 기준으로 모바일 거래비중이 40%를, 티켓몬스터는 전체 매출의 46%를 모바일에서 올렸다. 단가가 높은 여행상품만 따지면 전체 중 차지하는 비중이 다소 낮은 편이다. 30만원 이상 결제 시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는 제약 때문이다. 하지만 모바일로 여행상품을 검색해 살
"기성용 선수의 페이스북 ‘설화’ 사건을 보면서 ‘말의 무게감’에 대해 상기했다. 페이스북 계정에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조롱한 기 선수에게 경솔하다는 비판이 가해진 것은 우리사회가 SNS를 더 이상 사적인 영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와도 같다. 이번 사건의 시사점이 있다면 온라인 상에서도 자나깨나 말조심, 입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여전히 SNS 상에는 정제되지 않고 책임을 고려하지 않은 말과 글이 넘쳐난다. 얼마 전 한 관광청 관계자는 트위터 상에서 자신의 사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몇달 전 관광청이 주최한
"밀어내기 관행으로 공정위에 123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은 남양유업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기업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해 버렸다.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대체 얼마나 많은 비용과 노력이 소모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외부에 이처럼 ‘갑질’에 대한 징벌의 태풍이 몰아치고 있지만 이에 비하면 여행업계는 아직도 인식의 전환이 느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분명 변화는 일어나는 중이다. 얼마 전 만난 A랜드사 소장은 얼마 전 항공사 연합 회식에서 있었던 일을 토로했다. 랜드사가 대부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내 지인은 벌써 3년 째 텀블러를 가지고 다닌다. 음료를 사마시거나 물을 마실 때 무조건 그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다. 짐스러울 법도 한데 요지부동이다. 일회용 컵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겠단다. 그녀는 그 조그만 노력이라도 환경을 위해서 하고 싶다고 했다. 윤리적 소비가 대세다. 자신이 가진 가치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것이다. 환경을 보호하고 싶어서 텀블러를 들고 다니거나 손수건을 갖고 다니고, 동물실험을 반대해서 천연화장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아주 작은 실천이지만 결국 그것들이 모여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니 심장이 터질 지라, 이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겠는가!’허균의 소설 에 등장하는 유명한 구절이다. 호부호형을 못하는 설움만큼 큰 것이 있겠느냐만, 일부 여행업계 종사자들도 그와 비슷한 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온다.‘출장을 출장이라 부르지 못하는’설움이다.이야기인 즉슨 일부 여행사가 팸투어에 참가하는 직원들에게 개인 휴가를 사용토록 권한다는 것이다. 어떤 여행사는 직원들을 팸투어에 보내면서 마치 큰 특혜를 베푸는 양 생색을 내기도 한다. 여름휴가를 팸투어로 대체하는
"얼마 전 모 블로그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보았다. 펩시와 코카콜라 자판기가 나란히 서 있다. 펩시 자판기 앞에는 눈을 치운 길이 나 있고, 코카콜라 자판기 앞은 눈이 그대로 쌓여 있다. 이 광고는 펩시의 인기가 훨씬 좋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코카콜라도 당하지만은 않는다. 펩시의 회사 차를 모는 운전자가 콜라를 마시고 있는 광고를 들여다 보면, 병은 코카콜라다. 자사의 우월함을 말하고 있다. 위 사례는 일부에 불과하다. 펩시보다 12년 먼저 출시된 코카콜라는 세계 200여 개국에 수출되며 콜라 시장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