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예술이다” 전시장과 공연장 밖에서도 이어지는 일상 예술은 홍콩의 또 하나의 매력. 유명한 거리는 물론 이름 모를 작은 골목에서도 마주치는 크고 작은 갤러리, 쇼핑몰을 지나가다 우연히 만나는 대중 친화적인 전시…. 유서 깊은 건축물과 모던하고 독특한 빌딩 사이에 있노라면 어느새 홍콩의 예술적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풍성하고 이색적인 즐거움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매력적인 풍경과 다채로운 미식, 다양한 문화 예술이 가득한 홍콩 여행을 꿈꿔보자. ●올해 첫 글로벌 아트 행사, 아트바젤 홍콩 ART BASEL HONG
지구상에 나만 알고 싶은 아지트 같은 곳, 대단하지 않아도 특별한 마을.유독 애틋한 소도시의 기억을 더듬어 봤다.●동화 같은 하루아일랜드 킬케니 Kilkenny, Ireland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 도시, 킬케니는 더블린을 찾는 여행자들의 당일치기 근교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유럽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여느 소도시들과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특히나 로맨틱한 분위기가 감도는 것만은 확실하다. 드넓은 초록 잔디에 둘러싸인 킬케니성(Kilkenny Castle), 마을을 가로지르는 강변에 다닥
그늘진 마음에는 볕이 필요하다.초록 마을 보성에서 언 몸을 녹였다. ●겨울은 가고 봄이 온다제한된 여행의 크기와 비례하게 마음은 무채색으로 변해갔고, 나는 어떻게든 차갑게 식어가는 마음에 온기를 채우려 애썼다. 어느 날엔 노래를 불렀고, 또 어느 날엔 그림을 그리다가 술을 마셨다. 그러다 결국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았는데, 그건 바로 식물을 곁에 두는 일이었다. 작은 생명체를 하나둘 집에 들이자 생기가 돌았다. 바라만 보아도 싱그러운 기운을 얻었고, 새싹이라도 쑤욱 틔우는 날이면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초록이 주는 에너지는 이토
색깔에 이끌려 서남부 땅끝 바닷가를 달렸다. 보라색으로 일렁이다 옥색으로 깊어졌고, 노르스름하게 맛났다. 신안 목포 영광은 그렇게 색으로 물들었다.순전히 색깔 때문이다. 신안 퍼플섬(Purple Islands)의 보랏빛 유혹! 색깔을 전면에 내세운 여행지가 어디 그리 흔하던가! 1004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해서 ‘천사 섬’이라더니 정말 섬이 많다. 육지와 신안의 섬들을 연결하는 천사대교를 건너다보니 좌우로 올망졸망한 섬들이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수많은 섬 사이를 40~50분이나 비집고 들어가니 어느 순간 버스 정류장이며
서울의 진수를 원할 때 서울을 거닐고 싶을 때그곳에서 우리를 부른다. ●얼굴을 마주하는 방법경복궁은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광화문에 발을 들이고 나서야 한국에 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서울여행에서도 자연스레 출발점이 된다. 경복궁을 시작으로 삼청동,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창덕궁, 종묘 등으로 뻗어 나가는 여행길은 서울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코스다.1395년 태조 이성계가 창건한 경복궁은 6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화재, 전란으로 인한 소실과 재건을 반복했다. 일제에 의한 수난까지 역사의 갖은 고초 속에서
여행지에서의 하루는 유난히 짧다.가진 게 두 발뿐인 뚜벅이에게는 더욱 그렇다. 관광택시에 올라 곡성을 마음껏 담았다. ●멋쟁이 빨간 넥타이 기사님 뚜벅이는 괴롭다. 가고픈 곳은 많은데 막상 갈 수 있는 곳은 적다. 아쉬운 듯 돌아서고 다시 찾는 게 여행의 묘미라고 하지만, 어쩐지 늘 아쉬움을 감출 수는 없다. 곡성역 앞에서 푸른색 니트에 빨간 넥타이를 한 기사님을 만나자마자 마음이 놓였던 이유다. “어디 가실 거예요?” 기사님께 형광펜을 친 추천 코스 목록을 내밀었다. “성륜사는 다른 관광지들이랑 너무 멀고….” 아뿔싸. 가고 싶은
지금부터는 부산의 랜드마크이자 완성형 관광지로 거듭난 해운대를 위한 시간이다. 해운대는 계절과 상관없이 멋진 바다와 도시적인 분위기로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2016년 더베이101, 2019년 해리단길 등 새로운 명소도 꾸준히 생기면서 새로움을 더하고 있다. 올해도 큰 변화가 있었다. 오랜 기간을 거쳐 LCT가 완공되며 해운대의 메트로폴리스 풍경이 완성됐다. 동백섬부터 미포까지 걷기 좋도록 길도 뚫려 30~40분이면 해수욕장과 숲, 미포 항구 등 다양한 모습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특히 LCT 98~100층에는 광안
이번 정류장은 열차의 마지막 종착지, 부산입니다.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 40분. 부산역에 내렸다.이제, 뭐하지. ●중국과 러시아, 그 사이계획 하나 없이 부산에 도착한 서울 촌놈. 가진 건 어깨에 걸친 트렌치 코트가 전부. 막막하다. 부산역은 생각보다 넓고 크다. 하늘이시여, 이 불쌍한 출장자에게 힘을 주시옵소서. 우선 걷는다. 부산역 앞, 횡단보도를 하나 건넜다. 중국과 러시아, 그 사이에 도착했다. 텍사스거리는 이름부터 미국스럽다. 과거 미군들의 유흥가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골목. 옛날에는 홍등가가 대부분이어서 학생이나 한국인
신상은 언제나 설렌다, 하운드 호텔 부산역. 하운드(HOUND)는 경남 지역에 수많은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BROWN-DOT, 넘버25’ 등과 같은 계열의 디자인 호텔이다. 하운드라는 브랜드 이름과 로고는 체크무늬 패턴 중 하나인 ‘하운드 투스 체크(HOUND’S TOOTH CHECK)’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 새롭게 오픈한 하운드 호텔 부산역은 위치적인 이점을 아주 단단히 잡았다. 부산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 초량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 남짓한 곳에 자리한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과도 무척 인접해 있다. 도
예술과 카페, 강화도에선 마음의 부등호가 한 쪽으로 기우는 법이 없었다. ●악동 DNA어릴 적 나는 동네에서 소문난 악동이었다. 아파트 층마다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가는 건 기본, 멀쩡한 엘리베이터 문에 ‘고장’ 문구를 적어 두는가 하면, 단지 내 토끼장의 토끼를 밥 먹듯이 풀어 줘 경비 아저씨를 매번 곤란하게 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맘때쯤 태어난 동생에게 가족들의 관심이 쏠리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었는데, 사실은 그냥 경직된 분위기를 부수고 해방감을 느끼는 게 좋았다. 몸 속 어딘가에 악동 DNA라도 남아 있는 걸까. 부모님의 회초
불현듯 고창이 그립다. 선운사 고요한 경내가 아련하고 문학의 향기가 그윽하다. 자꾸 맴도는 감칠맛은 또 어쩔 셈인가! 고창으로 가야할 때다. ●구름 속 참선, 선운사 선운사로 진입하는 첫 관문인 선운산도립공원에 발을 들이고서야 고창 여행이 시작됐음을 실감한다. 그만큼 선운사는 고창을 대표하는 장소다. 선운사를 둘러싼 도립공원은 계절과 상관없이 각각의 매력으로 여행자를 맞는다. 선운사는 산세와 어우러진 외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역사적으로도 유서가 깊다. 선운산 내에 자리한 선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산이다. 조선 후기 번창할
길 걷다 차이는 게 돌 아니냐고 생각한다면 당장 제주로 떠나시라. 제주의 돌은 그런 게 아니다. 돌은 문화요, 역사요, 예술이니지긋이 음미하시라! ●제주를 나는 검은 용 ‘밭담’ 구멍 숭숭 뚫리고 새까만 제주도의 현무암 돌덩이는 천년 세월을 머금은 ‘밭담’으로 재탄생했다. 밭담은 긴 세월 동안 대대로 이어지며 하나하나 쌓여진 농업유산이다. 농경지에서 나온 돌과 인근 돌을 이용해 쌓는다. 농토의 경계로서는 물론 토양유실을 막고 바람을 걸러 농작물을 보호하는 기능도 한다. 제주도 농업인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셈
울진의 숲은 향기롭고 따뜻하다. 금강소나무 올곧은 숲은 솔향기로 빽빽하고, 천연 온천수 샘솟는 대지는 뜨끈하다. 숲을 거닐고 온천수에 몸을 담갔다. ●가슴 가득 파고드는 500년 솔향기 비포장도로를 달리다니 이게 얼마만인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오프로드 재미에 빠져 깊은 숲속 오지로 들어간다는 점도 잊는다. 이게 과연 맞는 길일까 살짝 불안해질 즈음 깊은 산중에 있을 법하지 않은 현대적 건물이 나타난다. ‘국립 소광리 산림관리센터’다.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이곳 산림은 바로 울진 금강소나무 숲이다.금강소나무는 굽지 않고 곧게
파주에 10년을 살며 알게 된 건 이 도시가 지나치게 맛있는 곳이라는 것. 장어, 두부, 막국수, 돼지갈비, 순댓국, 칼국수, 부대찌개, 파스타 등등, 거기에 수준급 커피를 만날 수 있는 카페도 많다. ●우울증 초기입니다병원 로비에서 수학 문제집 같은 설문지를 30분 동안 작성한 후 찾은 상담실. 의사는 두꺼운 뿔테안경을 밀어 올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니까요. 지금 나이면 한 번쯤 찾아옵니다. 1년 정도 치료하면 나아질 겁니다.” 우울증이 시작됐다. ●우울증엔 맛있는 음식이 가장 좋은
부산여행의 특징 중 하나는 과거에 현재의 색을 입힌 여행지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갈치 시장, 흰여울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 이초량 이바구길 등이 대표적이다. 옛 모습 원형을 지키면서 도시 재생의 일환으로 벽화를 그리거나 시설 확충을 계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본래의 가치와 정신을 유지하는 게 중요 포인트다. 흰여울문화마을은 과 촬영지로 활약하는 등 유독 영화와 관련이 깊다. 몇 개의 계단을 내려가 만나는 좁다란 골목들이 옛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메인 길목을 따라 걷다 보면 에서 최순애(김영애 역)와
키덜트(Kidult)는 어린이(Kid)와 성인(Adult)의 합성어로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이(어른+아이)’를 지칭한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 만화, 과자 등에 향수를 느끼는 이가 늘어나고 있는 것. 숱한 ‘어른이’들의 마음에 불을 지필, 서울 키덜트 소품숍 9곳을 가 다녀왔다.●토이스토리 덕후를 위한 건대 토이쩔어스남녀노소 누구나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을 이곳에서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픽사 최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덕후’라면 토이쩔어
한 번의 여행으론 아쉬움이 남는 여행지가 부산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조화를 이룬 곳들이 수두룩하니까.계속해서 새로워지는 이 도시의 다음 모습도 궁금하다.하늘에서 한 번, 땅에서 한 번부산은 도시와 자연 모두를 경험할 수 있는 흔하지 않은 곳이다. 덕분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꼭 가고 싶은 희망 여행지’로 세 손가락에 꼽히는 도시다. 테마도 다양하다. 미식, 자연, 역사, 액티비티 등 우리가 여행을 통해 즐기고 싶은 대부분이 이곳에서 가능하다. 게다가 자갈치 시장, 남포동 등 오래된 공간과 해운대 센텀시티, 럭셔리 호텔 등의
●우리나라 최고 목조건물 앞에서봉정사차로도 올라갈 수 있지만 오르는 길이 좋으니 산책 겸 걷는 것도 좋다는 매표소 아저씨의 조언을 따르기를 잘했지 싶다. 제법 가파른 비탈길이지만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호젓하게 감싸주니 전혀 힘겹지 않다. 그렇게 솔숲 산책길을 걸어 오르기를 10여분, 속세와의 경계인 듯 일주문이 반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봉정사가 고색창연한 자태로 나타난다. 1999년 4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했고 2018년에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봉정사. 압권은 우리나라 최고 목조
지금까지의 공원이 경관과 테마 중심이었다면, 앞으로 공원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공존의 자리다. 익산이 그리는 미래의 공원이다. ●미륵산 아래서 미래의 눈으로 이제는 터로만 남은 익산 미륵사지가 기대고 있는 산의 이름은 미륵산이다. 높은 산이 귀한 익산에서 미륵산은 가장 높은 산이고, 그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한반도 지형을 닮은 아담한 저수지가 보인다. 금마면에 위치한 금마저수지다. 미륵산(430m)과 용화산(342m)에서 흘러내린 물은 이 저수지에 고였다가 평원으로 퍼져 나가 곡식을 키운 후 다시 만경강에 합수해 서해로 흘러간다.
이것은 허리가 뻐근한 이야기다. 끊어지고 토막 난 백두대간을 복원하는 과정에는 분단의 현실과 훼손된 생태의 현실이 모두 소환된다.●마을로 내려온 백두대간 남원은 지리산의 서북쪽에 있다. 전라북도가 나눠 가진 지리산의 지분을 남원이 책임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남원의 생태관광은 지리산을 중심으로, 넓게는 백두대간이라는 큰 무대까지 바라본다. 남원 주천면 노치마을은 유일하게 백두대간이 마을을 통과하는 곳이다. 일제가 백두대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커다란 목돌 6개를 땅에 박았다는 이야기가 그 증거다. 목돌을 박은 이후 마을 사람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