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각종 특1급 호텔이 소셜커머스에 등장한 것을 보고 놀랐다. 지금까지 콧대 높던 호텔들의 위세를 생각하면 실로 상전벽해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명동에서 일본어를 듣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지 오래다. 이 때문에 최근 호텔은 전년 대비 약 30% 정도의 가격할인에 들어간 상태다. 내국인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폭탄세일을 하는 것도 고육지책이다. 여행사의 유치 경쟁은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의 다수가 저가 단체 관광객이라는 점이다. 여행사는 일명 ‘노투어
"이제 몇 년 안에 우리 거실에는 ‘휘어진 TV’가 등장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매년 이맘때 즈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박람회, CES를 통해 삼성과 LG는 55인치 곡선형(Curved) OLED TV를 최초로 공개했다. 배불뚝이 브라운관 TV에서 LCD 평면 TV로, 다시 LED에서 사물의 빛을 가장 정확히 표현한다는 OLED로 변모해오며 TV는 각 가전회사가 기술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역할 해 왔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타 업체의 추격을 한 번에 물리치는 기술, 패권을 확실히 휘어잡는 상품,
"소셜커머스 여행상품은 요즘 특히 잘 팔린다. 쿠팡 여행레저부문은 지난해 12월에만 100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터키7일상품에 2억원, 동유럽 7일상품은 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현재 판매중인 괌 리조트 상품도 1억원 판매고를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요즘 같은 불황에 여행사들은 울상이다. 자사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별 다를게 없는데 왜 ‘소셜커머스’는 잘 팔리냐고 의아해 한다. 무조건 싸게 팔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우선 사이트를 비교해보면 기존 여행사들과 확연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투어에서 동남아 개별여행
"적지 않은 친구들이 지난해 결혼을 했다. 그중 몇몇은 항공권과 호텔 숙박권만 구매해 신혼여행을 떠났다. 그들은 어학연수와 같은 해외체류 경험이 전무했을 뿐만 아니라, 배낭여행조차 다녀온 적이 없다. 그렇다고 영어를 잘하거나 현지에 지인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 11월에 결혼한 J양은 뉴욕으로 허니문을 떠났다. 핑크빛 허니문을 기대하며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그녀의 허니문은 만만치 않았다. 미국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런 일을 겪었고, 여행중에 DSLR 카메라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그녀가 몰디브, 발리, 하와이 허니문 상
"‘올해의 한자성어’로 거세개탁(擧世皆濁)이 선정됐다. 교수 626명이 뽑은 이 한자성어는 ‘세상이 온통 탁해 홀로 깨어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올해 여행업계의 분위기도 거세개탁이었다. 총선, 여수세계박람회, 올림픽, 대선 등 굵직한 국제행사가 있었던 까닭에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한해를 넘겼다. 또한 하나같이 ‘불황’을 입에 올렸다. 경기가 좋지 못했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례로 대형마트의 매출은 추석 연휴가 있었던 9월을 제외하곤 대부분 작년보다 떨어졌다. 365일 세일을 내걸었던 백화점은 “소비자의 지갑은 열리지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이 됐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여행신문에 마땅히 쓸 이야기가 없다. 몇 개월간 진행된 대선 레이스를 관전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관광 분야는 주요 이슈가 아니었다. 물론 당선자의 대선공약집에는 ‘관광’ 공약이 명시돼 있지만 구체성이 낮아보이고 시급한 국가적 현안에 비했을 때, 뒤켠에 처져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여행관광업계와 어떤 식으로 스킨십을 해나갈지, 얼마나 관광산업의 성장을 견인할지는 지켜볼 일이고, 그동안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보여준 박근혜 당선자와 새누리당의 ‘변신’에 대해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길다. 연간 2,193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 노동시간 1,749시간보다 무려 444시간이나 길다. 네덜란드는 1,377시간, 독일 1,408시간, 노르웨이 1,413시간, 프랑스 1,439시간 등 선진국의 노동시간과 차이가 매우 크다. 노동시간이 긴 나라들은 상대적 소득이나 행복지수도 하위권이었다. 더 오래 일하면서도 노동생산성은 떨어지는 것이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이 괜히 회자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업계도 마찬가지다.얼마 전 A여행사 부장을 만
"업계의 크고 작은 송년회가 줄을 잇는 탓에 탁상 달력은 저녁 스케줄로 빼곡하다. 고만고만한 행사는 그 나물에 그 밥 같기 십상이다. 스케일만 큰 행사는 몇 년째 변화 없는 내용으로 일관돼 참석자의 흥미와 재미를 끌지도 못한다. ‘영혼 없는 행사’를 진행하는 주최측은 예산은 예산대로 지출하면서도 기억에 남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실패한다. 반면 작지만 알차고 아이디어가 산뜻한 행사에 참석하면 신선한 인상을 받기도 한다. 효과적으로 참석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확실히 각인시키곤 한다. 노르웨이는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성공적인
"지난달 21일 우리나라는 올해 1,000만번째 관광객을 맞았다. 상하이에서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자유여행을 온 28세 중국인 리팅팅씨가 그 주인공이었다. 취재 결과 문화체육관광부는 대략의 추정치를 갖고 1,000만번째 관광객을 선정했으며 국적과 비주얼까지 고려해 리씨를 사전에 ‘섭외’했다고 한다. 날로 증가하는 중국인의 수요를 고려해 중국인, 그 중에서도 여심을 잡기 위해 특별히 20대 여성으로 낙점한 것이다. 정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토론회 자리에서 정부는 과도한 저가상품으
"이 최근 ‘국내 관광분야 전문가들이 선호하는 매체’1위로 선정됐다( 10월24일자). 매번 설문과 통계를 통해 특정인, 특정 업체의 순위 혹은 영향력을 알아봤던 기자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일이었다. 은 지령 1500호를 맞아 여행업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을 조사해 공개했다. 오랜 업계 경력이 있거나, 전문성 등을 따져 이 선정인단을 정했다. 그들에게 최대 5명까지 업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 추천과 그 이유를 간단히 기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추천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표한 십수명을 제외하고도 100명이 넘는 선정인단이 에 의견을 보내왔고
"대선을 한 달 앞둔 지금, 프레임 싸움이 치열하다. 인식의 틀을 좌우하는 ‘프레임’만 잘 짜도 특정 정당은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 프레임 얘기를 할 때 빠지지 않는 한 권의 책이 있다.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쓴 책 . 그는 2004년 미국 대선에서 왜 민주당이 패배했는지를 요목조목 설명한다. 코끼리를 상징하는 공화당은 부자 감세라는 비판을 피해, ‘세금 인하’를 ‘세금 구제’라 표현하는 등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여론을 형성해 나갔다. 결국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존 케리는 부시의 실정을 꿰뚫고도 선거에서 졌다. 여행업계에
"얼마 전 다녀온 일본 트레킹에서 한 현지인은 “한국인들은 참 빨리 걸어서 놀랍다”는 말을 했다. 여유롭게 걷는 산행보다 좀 힘들더라도 더 멀리 다녀오고 싶어하는 한국 손님들의 성향 때문에 많은 트레킹 상품이 행군에 가까운 일정을 가지고 있나 보다. 군사정권 시절, 공업화를 우선 과제로 삼는 성장 위주의 정책을 기조로 삼다보니 한국인들의 행동강령은 ‘빨리빨리’로 고착됐다. 속도를 위해 일을 ‘대충대충’하다 보니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 등의 어이없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를 맞아 이러한 한국인의 ‘빨리빨리’
"“한국 여행객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고 있다” 관광 연구 전문회사인 포커스라이트(PhocusWright)의 이 지적은 우리 여행업계가 새겨 들을 말이다. 다음의 사례만 봐도 스마트폰 이용자가 3,000만명을 넘어선 IT 강국의 자존심은 여행업계에서는 조금 접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여행신문은 1년 전 여행사 및 항공사의 웹사이트 표준화에 대한 분석기사를 낸 바 있다. 요지는 상당수의 여행사는 물론 온라인 여행사, 호텔 예약사이트, 글로벌 서비스를 표방하는 국적 항공사 사이트마저 인터넷익스플로러(I
"올해의 노래상을 미리 꼽아보자면 누가 뭐래도 ‘강남스타일’이다. 한국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강남스타일의 인기비결을 분석하고, 한국이 어디에 위치한 지도 모르는 지구 반대편에서도 어김없이 ‘강남’을 외쳐댔다. 여행신문에서는 ‘강남스타일’이 유투브 2억 뷰를 기록했던 주에 ‘강남스타일’과 관광에 관한 기획기사를 실었다.그런데 취재를 하다 보니 이 뜨거운 열기의 한가운데에서 유독 여행업계만 변방으로 물러나 있는 듯했다. 이미 몇 차례나 해외 언론을 통해 외국인들이 강남이라는 지역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으며 한국여행, 특히 강남 여행을
"A사 고객 김씨 “캄보디아로 여행을 다녀온 후 가이드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후기를 씁니다. 더운 날씨에 힘이 들긴 했지만 유적지에 얽혀있는 전설이나 신화, 역사적인 가치 등을 재밌게 설명해준 가이드님 덕분에 집중해서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B사 고객 박씨 “9월15일 출발했던 최악의 방콕 여행을 알리고자 합니다. 본인을 9년차라 소개한 현지 가이드는 ‘여행 싸게 왔으면 많이 사라’는 둥의 발언을 계속해 일정 내내 우리 팀은 가이드의 눈치를 봤습니다. 부모님과 함께한 여행인데 속상합니다” 위 내용은 A사와 B사의 여행후기 게
"중견 여행사 미주팀 팀장이 홀연히 종적을 감췄다. 몇 주 전부터 그는 업계 관계자들과의 모든 연락을 두절한 상태다. 그의 행방불명 사건은 한 개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오랜 여행업계의 관행이 곪아 터진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그가 10여 년간 몸 담아왔던 업계를 버리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정황이 업계에 잔뼈가 굵은 사람에게는 뻔하디 뻔한 스토리일 수도 있겠다. 실적에 대한 부담감, 품질보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 성향 등의 주변 환경은 업계 관계자들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적정가 이하로라도 우선 상품을 판매하고 사후에 손해 분을
"뉴스에서도 신문에서도 은 연일 비중 있는 기사로 나온다. 의 뮤직비디오 조회 건수는 실시간으로 중계될 정도다. 지난 4일 기준 조회 건수는 3억6,000여 건에 이른다. 미국 전체 인구가 3억명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조회수다. 많은 사람들이 놀라운 ‘조회 건수’에 주목하지만, 여행업계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숫자가 아닌 바로 ‘유튜브’다. 유튜브는 지구상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은 양질의 ‘콘텐츠’다. 세상에 양질의 콘텐츠는 널려있지만 여러 사람들에게
"최근 여행신문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지난 20년간의 한국관광을 되짚어보는 기획기사를 보도했었다. 취재를 위해 지난 20년간의 신문을 꼼꼼히 뒤적이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슈가 되는 내용은 항상 비슷하다는 것이다. 세월이 변해도 여행업계의 역학 구조는 여전히 건실하기 때문이었다.유사한 이슈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게 있었다. 바로 ‘신규 목적지’라는 단어다. 분명 올해 신규 목적지라고 소개된 지역이 3년 전에도, 5년 전에도 신규 목적지로 다뤄졌던 것이다. 지역을 ‘띄우려
"애플이 아이폰5를 선보였다. 새 모델을 고대했던 전세계 핸드폰 이용자들은 열광하고 있지만 신제품에 실망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애플이 스티브 잡스 시절의 감성을 잃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 제품이 우리이 삶을 이렇게 바꿀 것이다’라는 식의 포부도 없었다. 삼성과의 기술 경쟁을 차치하고 사람들은 조금 더 ‘애플다운’ 제품과 자신감 넘치는 발표회를 기대했던 것 같다. 여행 상품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대형 여행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해외의 거대 온라인 여행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틈에서 생존
"아무 생각 없는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바쁜 일정에 치이는 출장과 달리 완전한 휴식을 꿈꾸고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고 배낭하나 덜렁 매고 떠났다. 심지어 정해놓은 숙소도 없었다. 공포는 비행기가 하노이 공항에 착륙할 즈음 시작됐다. 시내를 들어가는 방법부터 오늘 묵을 호텔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무럭무럭 자라났다.하지만 공항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현지 여행사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시내까지 드는 택시비를 물어서 바가지 요금을 피하고, 다음 날 아침 8시 출발하는 하롱베이 일일투어까지 일사천리로 예약했다. 숙소는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