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피니언 리더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미국은 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곤 한다. 모든 의사 결정이 개인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없는 국가적 시스템의 견고함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날뛴다고 해도 시스템이 그의 방종을 사전에 막아줄 것이라 믿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국가의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절차와 법이 리셋되기 바쁘다. 원칙보다 상황을 우선시 해온 탓에 룰은 쉽게 세워졌다가 부서진다. 이는 비단 정치권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얼마 전 한 여행사에 새로 부임한 사장을 통해 업계의 현재를 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영업자 비율이 4번째로 높다. 지난 달에는 자영업자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19만,6000명이나 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비 나홀로 자영업자의 수가 13만4,000명(신규 자영업체의 68%)이나 더 증가했다. 여행사로 치면 사장님 혼자 손님을 모객하고 인솔까지 나가는 여행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여행업도 자영업에서 빠질 수 없는 분야로 꼽힌다. 큰 기술과 투자 없이도 일단 사업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견기업에서 일했던 사람이 퇴사 후 여행사를 만들고 이전 직장의 연수를 도맡는 사
"경상남도 거제에서부터 전라남도 여수에 이르는 한려수도 여행이라면 섬을 품은 바다가 푸르게 펼쳐지는 장관이 압권이다. 때문에 많은 여행객이 평생 한 번은 가보고 싶어 하는 것이 바로 한려수도다. 하지만 국내여행상품 중에는 한려수도의 명성을 이용하지만 정작 다른 곳의 비중을 크게 다루는 상품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 예로 A사의 한려수도 3일 상품 일정을 보면, 첫 날은 하동, 남해, 사천을 돌고 둘째 날은 통영과 거제를 둘러본다. 그러나 셋째날 일정은 한려수도와 관계없는 부산과 대구에서 꼬박 하루를 보낸다. 대구 의료선교박
"얼마 전 제주도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여행사들이 자동차 관련 콘텐츠 전문 업체인 A사로부터 집단 고발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A사가 법적 대리인을 통해 전달한 내용증명에는 제주도 여행사가 무단으로 사용한 사진(A사 주장) 이미지가 실려 있고, 정당하게 구매하지 않은 사진(콘텐츠)이니 원가 이상의 보상을 받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내용증명을 받은 제주도 여행사들은 A사의 움직임에 그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제주기반의 한 여행사가 무단으로 A사의 자동차 사진을 도용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것을 또
"‘초고층빌딩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크라이슬러 빌딩,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등 초고층빌딩이 완공되던 시기에 세계 경제의 위기가 도래한다는 현상을 이르는 말인데, 이것은 단지 괴담만은 아니다. 한창 경기가 좋아 초고층빌딩에 투자를 하다가도 결국 과도한 투자로 인해 경기 불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용산, 상암, 인천 등에 600m가 넘는 초고층빌딩 건설 바람이 불었으나 경기 불황과 함께 ‘저주’가 고스란히 실현되고 있다. 그렇다면 여행업계는 어떨까. 최근 모 허니문 팀장은 하루 공급석이 1,100석까지 늘어난 하와이
"OTA(Online Travel Agencies) 특집기사를 취재하면서 관계자들에게 “해외 OTA의 영향력을 얼마나 체감하나?”라는 공통된 질문을 던졌다. 답은 둘로 갈렸다. 당장 영업에 타격을 입고 있을 만큼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쪽과 아직까지 존재감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전자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이 보이는 긴장감의 정도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행신문은 해외 OTA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각 업체는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예전에 한 여배우는 모 재벌과 결혼을 한다는 루머에 시달렸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됐고 이미지가 생명과도 같은 여자 연예인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해당 연예인은 악성 루머를 퍼뜨린 네티즌을 상대로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악성루머는 사람에게만 달려들지 않는다. 애주가들이 즐겨 찾는 한 소주 브랜드는 뚜껑 디자인의 붉은 원 모양이 일장기를 상징한다는 소문에 시달렸다. 나중에는 일본자본에 넘어갔다는 설이 퍼지면서 기업이미지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던 해당 업체는 라벨에 자본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던 1992년 당시, 한국에서는 “중국의 관시를 이해하라”는 말이 하나의 공식처럼 돌았다고 한다. 관시(關系, guanxi)는 글자 그대로 관계할 ‘관’, 맺을 ‘시’를 합한 단어로 지금도 중국을 논할 때면 빠지지 않는 말이다. 관시를 한국에 빗대면 학연, 지연, 혈연과 일맥상통할 터인데 관시의 파워는 한국의 3연(緣)을 능가한다. 관시만 잘 활용하면 ‘안 되는 일도 되게 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관시는 한번 친구가 되면 쉽게 배반하지 않는 중국의 의리를 상징하는 동시에 비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모 여행사 사장이 말했다. “가장 큰 숙제는 사람에 대한 투자더군요.” 으레 고개를 끄덕였고, 응당 사람을 중시 여기고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숙제라는 단어는 ‘인재 육성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는 의구심이었다. 한때는 직원 교육에 열을 올리던 사람이었다. 그는 왜 회의적으로 변한 것일까.흔히 여행업계에서는 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며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여기곤 한다. 그러나 ‘인재가 재산’이라는 말은 때로는 큰 딜레마를 안고 있다. 연수나 트레이닝 등을 통해 직원 교육에 투자해봤자 이
"생물체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하는 것을 진화론이라고 한다. 생명체 변화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이론으로 인정받고 있는 진화론은 여행업계에도 여러 측면으로 적용된다. 2004년 발리는 동남아는 물론 한국 아웃바운드 시장에서 떠오르는 핵이었다. 풀빌라라는 개념이 한국에서 본격 소개됐고, 고급 풀빌라가 많은 발리는 허니문 시장에서 각광을 받았다. 당시 발리를 찾는 이들은 꾸준히 늘었으며, 당시 관련 업계는 공급석을 늘리고, 여러노선 중 발리를 우선 판매하는 형식으로 발리 시장의 성장을 위해 더욱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때까지는 단순한
"정규 프로야구 한 시즌이 끝난 후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 실전보다 더 뜨거운 ‘스토브리그’가 열린다. 난로 옆에 붙어 앉아 도란도란 수다를 나누는 사람들처럼 각 구단이 선수 몸값을 정하고 재계약과 트레이드를 진행하는 기간이다. 올해 초 스토브리그를 달군 팀은 정규 리그 상위에 오른 강팀이 아니라 하위권팀이었다. 창단 초창기에는 선수 트레이드로 사람 장사를 한다고 해서 팀명대신 마켓이라는 별명도 붙었지만 어느덧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성장하고 있는 팀이었다. 올 시즌에는 현재까지 괜찮은 성적을 유지하며 팬들의 주목도도 더욱 높아졌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 2009년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위기를 맞은 국내 관광업계는 2010년과 2011년 가파른 상승세를 통해 ‘잃어버린 2년’의 후유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듯하다. 그러나 누군가 말했듯 여행산업의 부침은 3년을 주기로 돌고돈다는 말이 정설이나 된듯 올해는 그리스발 경제위기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GDP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고, 혹자는 대공황에 버금갈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입에 담기도 싫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어떤 전망이 들어맞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불투명한 내일 앞
"영화화되기도 했던 소설 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실명’이라는 전염병이 퍼진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원인 모를 이상한 현상이 급격하게 퍼져가면서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믿지 못하다 폭력적으로 변한다. 갑작스런 ‘어떤 사건’에 의해 혼란을 겪은 일은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는 1997년 IMF, 2003년의 사스(SARS),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그 때마다 여행업계는 큰 충격을 받고 삽시간에 무너져 내리고 일어서기를 반복해왔다. 생각해보면 10년 전 내로라하던 업체 중
"어느 산업을 불문하고 ‘타깃 마케팅’이 중요하다. 목표물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그에 맞는 기술을 써야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여행사만 하더라도 연령층, 소득수준, 여행정도 등에 따라 고객을 분석해 상품을 팔고자 애를 쓴다. 그러나 관광청이나 대행사, 외국에서 한국을 찾는 업체를 지켜보면 엉뚱한 곳에 과녁을 맞히고 활시위를 당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표적으로 팸투어 초청만 하더라도 어떤 성격의 팸투어인지, 어떤 직원이 참석해야 하는지 명확한 공지를 주는 곳은 의외로 드물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서는 관광청이 초청한 팸투어를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말이 있지만, 사실 진짜 빚을 갚는 건 말이 아니라 ‘신뢰’인 것 같다.얼마 전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탈주극을 벌이려다 검찰에 붙잡힌 일이 있었다. 해외로 도피하기 전 그가 빼돌린 회사 돈 200억 중에는 직원들의 퇴직금 80억도 포함돼 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그가 단지 ‘털 난 양심’의 소유자일 뿐만 아니라 그 이전부터 온갖 거짓말을 일삼아온 희대의 사기꾼이었다는 것이다. 군 제대 후 서울대 법대 모임에 나가 학우는 물론 교수님까지 속이더니 들통난 후에도 태연
"‘경기 변동형 주식을 피하라’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경기에 따라 매출의 기복이 큰 항공주에 투자하는 것을 무척 꺼려한다고 한다. 투자의 귀재도 피할 정도로 항공업은 고도의 경영기법, 판매전략이 필요하고, 때로는 운도 필요하다. 최근 티웨이항공의 매각이 또 무산됐다. 지난 4월 첫번째 공매가 무산된 지 한 달 만의 일이다.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15일 마감한 본 입찰에 1개의 회사만 참여해 국가계약법상 2개 이상의 입찰자가 참여해야한다는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예금보험공사의 두번째 매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티웨이항공 측
"요즘은 과자 한 봉지를 먹더라도 누구에 의해 이 상품이 유통됐는지 훤히 알 수 있는 세상이다. 이 과자를 책임지고 판매하는 아무개 씨의 이름 석 자가 봉지 뒷면에 떡하니 박혀있기 때문이다. 먹을거리에 대한 시민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실시한 ‘이력제’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이 정책은 그동안 익명에 가려져 있던 부분을 공개한다는 측면에서 판매자 측의 굉장한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듯싶다. 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 이름에 먹칠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의 심리를 잘 활용한 정책이기도 하다. 반응이 좋았는지 이같은 식품이력제의 적용 범
"종로의 인사동은 한국 전통의 거리로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 이곳을 찾는 외국인에게 인사동은 어떻게 비춰질까.주말엔 15만명이 넘게 방문하는 인사동에는 골동품 가게, 화랑, 전통 찻집, 술집, 음식점 등은 줄어든 대신 화장품, 기념품, 각종 노점상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 예스럽고 운치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상인들의 떠들썩한 호객 소리, 전통음악보다는 최신 유행가가 흘러나오는 거리로 변한지 오래다.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먹는 음식은 ‘터키 아이스크림’이며, 간판만 한글로 바꾼 유명 커피전문점은 조
"지난 14일 경복궁에는 한국관광공사 입사를 희망하는 청년 구직자가 모였다. 이들은 ‘고궁을 활용한 관광상품화 방안’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했다. 이번 1차 오디션을 통과한 사람들은 외국어 면접, 심층 인터뷰를 거쳐 입사할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채용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그동안 고수한 채용방식이 구시대적이고 우수 인재를 등용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를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기대치를 100으로 봤을
"“지금 푸켓에서 랜드사 사장하던 사람들 중 남아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이 말을 남긴 A씨는 한 때 오퍼레이터, 전속 가이드, 서울 사무소 직원 등을 포함해 약 1,000명의 직원을 거느렸던 랜드사 사장이었다. 그의 말을 풀이하자면 푸켓에서 랜드사를 경영했던 사람 중에 자신은 금전관계가 비교적 깨끗하고, 업계의 신뢰를 쌓아 오늘날 아무 거리낌 없이 푸켓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랜드사 사장들은 리조트, 현지 여행사 등에 빚을 지고 도망갔거나, 비도덕적인 영업으로 탓에 동종 업계사람들에게 쫓겨나듯 푸켓을 떠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