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터널은 청도의 대표 관광지다. 굽이굽이 좁은 마을 길을 지나다 보면 청도 특산물인 감식초, 감말랭이를 파는 노점들을 만나게 된다.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보면 파란색 대형 와인 모형이 우뚝 세워져 있는데, 이곳이 바로 와인터널의 입구다.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철길이 발아래 펼쳐져 있고, 머리 위로는 초록빛 녹음이 우거진다. 장난스레 손을 잡고 철길을 나란히 걷는 연인과 친구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와인터널은 1905년에 개통된 옛 경부선 열차 터널을 정비해 2006년에 개장한 와인 숙성고다. 연중 15도의 온도와
스쳐 지나기만 했기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초록빛 녹음과 알싸한 와인향이 감도는 곳.오감이 솔직해지는 계절, 오색빛 청도로 향했다.푸른 산 맑은 물, 레저의 명소산과 시내가 맑고 아름다우며 큰 길이 사방으로 통한다. 이름 뜻에 걸맞게 슬로건도 ‘푸른 산, 맑은 물 살기 좋은 청도’다. 대구와 부산 사이 어딘가. 무궁화호를 타고 조금은 느리게 경상도를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곳이다.2차선 도로를 따라 초록 옷을 입은 나무들이 바람결에 흔들린다. 커다란 소가 올라타고 있는 다리를 만났다면 제대로 찾아온 셈이다. 오리배가
시간의 역사와 아픔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곳들을 둘러봤다면 마지막은 요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해외여행이 힘든 2020년의 여름에는 더더욱 단비 같은 존재다. 바로 다채로운 색으로 ‘부네치아’라는 애칭이 붙은 장림포구다. 알록달록한 건물과 작은 배들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부라노 섬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연인과 가족여행객이 몰려들고 있다. 장림포구는 원래 김 생산지로 유명했던 작고 조용한 포구였지만 공단이 들어서며 그 기능이 축소됐다고 한다. 그렇지만 장림포구 명소화 사업을
가덕도를 벗어나도 일본 및 전쟁과 연관된 장소가 즐비하다. 우암동 소막마을도 그 중 한곳인데 아직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다. 그럼에도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조금씩 발걸음이 모이고 있다. 소막마을은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반출하는 소의 검역을 진행했던 검역소와 소막사가 있었던 곳이다. ‘열악하다’라고 표현하는 것 이상으로 힘들었던 피란민들의 어려운 실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의 아픈 과거와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지만 근대문화유산으로서 의미가 큰 곳이라 소막사의 원형을 복원 중이다. 소막사 커뮤니티센터
하늘을 찌르는 고층 건물과 해변이 전부라 생각했건만 조금만 눈을 돌리니 부산의 숨겨진 모습과 마주했다. 초라하고 낡아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묵혀진 시간이다. 115년의 아픔이 새겨진 땅부산여행하면 광안리와 해운대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도시로서의 부산만 즐겨도 좋지만 무언가 더 채우고 싶은 여행자에겐 역사 여행이 답이 될 수 있다. 여느 외국 도시보다 더 화려한 부산이지만 우리가 몰랐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숨겨진 곳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덕도의 외양포, 우암동 소막마을 등이 일본의 잔재가 남은 대표적인 지역으로
죽도해변에도 여러 서핑 숍이 있었지만 해변과 가장 가까운 서프오션을 찾았다. 오픈한지 3년차 된 숍으로 유기견 출신 ‘오션’이가 격하게 꼬리치며 반긴다. 미리 예약을 해도 되지만 죽도해변에 왔다가 분위기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숍을 찾는 사람들도 여럿이다. 시기에 따라 강습은 하루 2~3회 진행된다. 무엇이든 기초가 중요한 법이다. 바닷가에 나가기 전 사전 교육이 진행됐다. 서핑 포인트로서의 죽도해변에 대한 이야기와 서핑 장비, 자세, 각종 규칙들이 나열됐다. 서핑 경력 6년차에 접어들었다는 임기남 강사는 시작에 앞서 오해부터 풀어줬다
힘든 시기가 하염없이 길어진다.어떠한 위로도 부족할 줄 알았건만담담함 속에서 평온함이 찾아왔다.선비의 고장 영주에서 말이다. ●내면이 편안함으로 채워질 때국내를 비롯해 수많은 외국 도시들이 관광의 큰 주제로 힐링을 앞세운다. 그럼에도 머무는 걸음마다 쉼이 되고, 마음이 치유되는 여행지는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영주는 다르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제 옷처럼 잘 어울리는 곳이 영주다. 여행의 중심은 부석사와 소수서원, 무섬마을이다.‘영주=부석사’라고 단언해도 될 정도로 부석사(신라 문무왕 16년 의상대사 창건)의 입지는 단단하다. 영주
쨍한 하늘 아래 시원하게 파도를 타는 모습을 상상해봤다. 그 모습이 퍽 마음에 들어 양양으로 떠났다. 서핑에 대한 오해 셋 요즘의 나는 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도전의 연속이다. 평소 좋아하는 와인과 위스키를 공부하고 주식과 관련된 책도 읽는 중이다. 친구와 함께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그 어려운 일주일 금주도 성공했다. 이른 봄에는 집 앞에 방치된 노지를 다독여 작은 텃밭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상추며 딸기, 감자 등을 심었는데 첫 농사치고는 수확이 좋다. 가끔 쉬는 날에는 큰맘 먹고 산 정상에도 오른다. ‘고작?’ 일지도 모르는 소
쉬어가기로 마음먹은 날, 충청남도에 쉼표 하나를 찍었다. ●예산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것황새공원뱁새의 다리로 황새의 삶을 살아왔다. 다리는 짧지만 예산이 고향이라는 뜻이다. 황새는 우아하다. 검고 긴 부리, 그 옆으로 붉게 물든 눈 주변. 날개를 활짝 펴면 그 길이가 270cm에 달한다. 예로부터 농업이 발달된 우리나라에선 황새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충남 예산군은 삽교천, 무한천을 끼고 넓은 농경지와 범람원 습지가 발달되어 있어 최적의 황새 서식지로 손꼽혔다. 하지만 1950년대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에서 황새는 자취를 감추기
울산에 와서야 깨달았다. 편견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산업도시로만 알려졌던 울산은 산과 바다 그리고 도심의 현대적인 풍경이 어우러진 알짜배기 관광지였다. 관광도시로 비상하는 울산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자. ●다 이유가 있지, 울산의 대표 명소 해송과 기암괴석이 가득대왕암공원대왕암공원에는 푸른 녹음이 가득하다. 100년 넘게 자리를 지킨 해송이 그늘을 드리워주니 선선하기 그지없다. 그 덕에 한 여름 뙤약볕을 피해 한적하게 산책을 즐기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빽빽한 송림길을 따라 굽이굽이 펼쳐진 산책로를 걷다 보면
고군산군도의 중심 섬 선유도는 굳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단박에 알아챌 수 있었다. 초입에 산신령 조각상이 구름을 탄 채 떡 하니 외지인들을 맞아서였다. 얼마나 아름답기에 신선이 놀고 갈 정도라고 했을까. 신선놀음 할 거리는 많았다. 명사십리 해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초승달 모양으로 완만하게 굽은 해변은 실제로는 1.5km로, 십리(4km)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호젓한 분위기와 멋들어진 풍경은 백리 이상이지 싶었다. 서해안 해안이 대부분 갯벌 해변인 데 비해 선유도해수욕장은 고운 모래해변이고, 완만하게 바다로 흘러가서인지 어
아주 오래 전, 군산으로 불렸던 바다에는 섬들이 오밀조밀했다. 지금, 군산으로 불리는 도시에는 근대 역사의 흔적이 아련했다.아니 다녀간 듯 살며시, 두 군산을 다녀왔다. ●옛 군산 섬들의 향연 선유도는 한 때 군산도라 불렸다. 조선시대 수군 기지 역할을 했는데 수군기지가 지금의 군산으로 옮겨간 후 선유도로 불리게 됐다. 섬의 두 봉우리가 마치 두 신선이 바둑을 두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신선들이 놀다 갈 정도로 아름답다 해서 그랬단다. 이곳의 섬 무리들도 옛 군산의 섬 군락지라는 뜻으로 고군산군도라는 이름을 얻었다.고군산군도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