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ands Khao Lak 짧은 비가 그쳐 한숨 더위가 죽고 난 뒤, 썬베드에 누워있다면. 풍선처럼 부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쪽저쪽에서 터져나오고, 수영장 위의 오색 튜브는 방울방울 그림자가 되고, 오래전 사두었던 책 한 권을 꼼꼼히 더듬으며 읽어내려가고 있다면. 카오락 더샌즈에서 당신이 가족을 위해 해야 할 단 한 가지는 오로지 ‘사랑하라’는 것, 그것뿐이다. 패밀리룸에 배치된 아동을 위한 침대. 아래에 침대 하나가 더 숨어있다. 침대를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메인 침실이, 왼쪽으로는 욕실이 자리한다●온가족이 함께 자는 패밀
통영의 한 섬 한 섬을 걸으면, 수많은 단편소설들 중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 읽는 기분에 빠진다. 바다 위에 핀 연꽃, 연화도도 그렇다. 통영의 섬 중 연화도는 특히 불교와 인연이 깊다. 불교의 상징인 연꽃에서 이름을 딴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 때 억불정책으로 핍박을 받았던 스님들이 이 섬으로 들어와 불공을 드리기 시작했다고 한다.통영항이나 삼덕항에서 한 시간 정도의 뱃길이면 연화도에 닿는다. 정겨운 섬 마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조그마한 연화분교가 나오는데, 몇 되지 않는 아이들 대신 동백 목련 봄꽃들이 수줍게 미소
마음이 뻐근해지는 DMZ 여행끊어진 국토의 허리는 우리 민족이 50년 넘게 앓고 있는 요통이다. 그러나 욱신거릴수록 주무르고 두들기며 관심을 쏟아야 하는 법. 철원 백마고지역으로 향하는 DMZ 트레인이 치유의 몸짓인 이유다. 노동당사안보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쏟아지는 폭격, 한국전 사상 가장 치열했다는 철의 삼각지 전투 등은 철원의 모든 것을 파괴했다. 그나마 가장 원형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 근대건축은 노동당사다. 1946년 주민들을 강제동원하고 모금까지 해서 지었다는 노동당사는 연건평 1,900여 평방미터 규모의 큰 건축물이다.
끊어진 국토의 허리는 우리 민족이 50년 넘게 앓고 있는 요통이다. 그러나 욱신거릴수록 주무르고 두들기며 관심을 쏟아야 하는 법. 철원 백마고지역으로 향하는 DMZ 트레인이 치유의 몸짓인 이유다. 금강산 철교 체험시간을 달리는 기차 기차가 ‘현재’를 출발했다. 도심의 고층빌딩숲과 아파트촌을 지나 북으로, 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기차가 철로를 휘감으며 질주하자 시간의 태엽도 뒤로 감기기 시작했다. 경원선의 시간은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4년 8월14일 서울에서 원산까지 223.7km가 개통됐다. 그러나 분단과 함께
믿고 떠납니다 … 남도여행 ●낙조가 아름다운 백수해안노을길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우리나라 아름다운 길 100선 중 9번째로 꼽힌 백수해안노을길은 16.5km 이르는 해안길이다. 바닷길 곳곳으로 데크 산책로가 뻗어있어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색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 특히 이름에서 암시하듯 칠산바다로 쏟아져내려가는 듯 한 석양 노을을 보기에 최적의 명소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굳이 일몰 시간대가 아니어도 좋다. 해안절벽 사이사이 솟아 오른 바위와 암초에 부닥치며 굽이치는 파도 또한 훌륭한 볼거리다. ●여독을 씻어내는 담양온
믿고 떠납니다 … 남도여행걱정했다. 하필 영광과 무안이라서. 아니나 다를까 여행지에 다다르니 “여기에 오다니 전남 영광입니다”라는 몹쓸 아재개그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남도의 음식을 맛보고 풍경을 담고 나면 이내 말장난도 즐겁게 받아치게 된다. “그런 개그는 전남 무안하네요”●하늘엔 영광, 땅에는 굴비 역시나 먹거리의 고장다웠다. 영광 법성포의 한정식집에서 시작한 여행은 풍성했다. 지역 대표음식인 굴비에 게장, 홍어삼합, 각종 밑반찬이 오르니 상에 공간이 부족해 매운탕을 뒷전으로 밀어둬야 할 지경이었다. ‘진짜배기 굴비’를
사직공원, 광주를 품다나라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여 땅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사직단이 있던 곳이다. 지금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광주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눈이 호강할 정도로 시원하다. 날이 좋으면 무등산까지 보이니 사진이 취미라면 꼭 들려야 하는 포인트다. 조선 말기의 지어진 이장우 가옥은 현재까지도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전통 가옥, 100년을 넘어118년의 시간을 견뎌온 ‘이장우 가옥’. 광주광역시 민속 문화재 제1호로 전통 가옥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곳에
걷고 싶은 광주를 만났다. 토박이도 몰랐던 매력적인 광주 여행.걷고 또 걸어도 볼거리가 새어나오니 이제는 날개를 달고 널리 알려져야 한다. 양림동, 이제부터 광주 대표 자연을 벗 삼아 걸었다면 이제 도심으로 들어가 또 걸어보자. 이번에 찾아간 곳은 광주에게 특별한 선물을 안겨 줬다. 여행의 목적지가 될 수 있는 제대로 된 동네이기 때문이다. ‘양림동’이 그 주인공이다. 각 도시에는 여행자들이 빼놓지 않고 꼭 찾아가는 유명한 동네가 하나씩 존재한다. 전주 한옥마을, 부산 감천마을 등이다. 여태껏 광주에 이런 동네가 없었지만 두루두루
걷고 싶은 광주를 만났다. 토박이도 몰랐던 매력적인 광주 여행.걷고 또 걸어도 볼거리가 새어나오니 이제는 날개를 달고 널리 알려져야 한다. 월봉서원, 기대승의 인생길 따라가기 장성군과 광주 광산구를 잇는 황룡강을 따라 달리다 보면 한적한 길에 접어든다. 더 이상 차로 들어갈 수 없으면 본격적으로 도보 여행이 시작된다. 황토색 담벼락이 나란히 서있는 골목길을 걷다보면 여기가 광역시의 한 동네가 맞나 싶다. 그러다가도 하릴없이 걷다 보니 이곳에 눌러 앉고 싶어진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산 아랫자락에 위치한 오늘의 목적지 ‘월봉서원’이
정선은 석회암의 침식으로 만들어지는 카르스트 지형의 특징을 잘 간직한 지역이다. 고로 산세가 화려하고 풍경은 예측할 수 없으며, 기암괴석이나 동굴도 발견된다. 정선에 ‘화암8경’ 이라 부르는 8개의 경관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화암8경은 화암약수-거북바위-용마소-화암동굴-화표주-소금강-몰운대-광대곡을 아울러 말한다. 정선군 화암리 일대에 모여 있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화암약수와 화암동굴의 명성이 높다. 화암약수는 철분과 탄산수가 포함된 약수로,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화암약수는 약수터
배우 원빈과 이나영이 결혼한 곳, 와를 촬영한 곳 등 요즈음 정선은 세간의 관심 한 가운데에 있다. 아리랑으로 대표됐던 정선이 여러 타이틀을 얻게 된 것엔 그 이유가 있음이 분명하다. 고개를 넘어넘어 가는 동안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고요한 풍경, 그리고 당신을 쉴 틈 없이 즐겁게 할 액티비티까지 정선에 다 있다. 천천히 음미하는 풍경, 정선 아리랑열차 그러고 보니 정선에서 아리랑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밀양과 진도에서 아리랑 얘기를 빼놓을 수 없듯이 말이다. 지역 사람들의 정선 아리랑에 대한 자
배우 원빈과 이나영이 결혼한 곳, 와를 촬영한 곳 등 요즈음 정선은 세간의 관심 한 가운데에 있다. 아리랑으로 대표됐던 정선이 여러 타이틀을 얻게 된 것엔 그 이유가 있음이 분명하다. 고개를 넘어넘어 가는 동안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고요한 풍경, 그리고 당신을 쉴 틈 없이 즐겁게 할 액티비티까지 정선에 다 있다. 천천히 음미하는 풍경, 정선 아리랑열차 ‘탁’ 잘 익은 계란을 깨서 한 입에 쏙, 오물오물 으깨고 사이다를 한 모금. 역시 기차여행에는 계란과 사이다의 조합이 최고더랬다. 청량리를 출발해 정선,
서산은 높은 산이 없고 넓은 들이 있어서 큰 자연재해가 거의 없단다. 속설에는 1년 농사를 지으면 3년을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물산이 풍부한 곳이라는데, 거기에 바다까지 끼고 있으니 더 여유롭고 풍요롭다. 서산에 도착해 가장 먼저 간월암에 간 것을 후회했다. 볼 간(看), 달 월(月). 간월암은 의미 그대로 석양이 비추고 달이 떠오를 때 가장 아름다운 바위섬이다.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바다 위에 떠오른 달을 보고 득도했다는 유래가 있을 정도니 대낮에 방문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그러나 좋은 것도 있었다. 간월도 옆에 떨어져 자리한
●산굼부리울창한 억새밭에서 길을 잃다 가을 제주를 방문한 여행객에게 억새는 손꼽히는 볼거리 중 하나다. 바람이 많은 섬이라 그런지 육지에서 만나는 갈대밭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데 모인 억새는 넓은 제주의 들판을 황금빛으로 물들여 여름의 청연한 자연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억새무리의 황금빛 역시 제 색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잠시도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태양이 은색부터 진한 갈색까지 억새의 색을 다채롭게 만들어서다. 제주 억새의 다채로운 모습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시기는 11월이다. 하지만 조금 늦었다 해도
거문오름 탐방은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시작된다. 거문오름을 포함하여 제주의 지질에 대한 전문적인 시청각 자료들을 관람할 수 있다. 말하자면 선행학습이지만, 시간관계상 복습이어도 상관없다. 대략 전하면 거문오름의 형성과정은 이런 것이다. 어느 날 한라산에서 검붉은 덩어리들이 새어나와 세상 모든 것은 삼켜 버릴 기세로 흐르기 시작했다. 북동쪽으로 방향을 잡고 14.6km를 달려 바다를 향하는 붉은 덩어리들의 행렬. 그 용암 줄기에서 탄생한 오름이 바로 거문오름이고, 그 뒤에 줄줄이 생겨난 다섯 개의 동굴이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불국사도 석굴암도 좋고, 수학여행의 추억마저 좋은 너와 나는 이래저래 경주를 좋아한다. 그 경주의 남산에는 유독 그 마음이 넘쳐난다. 내딛는 발길마다 문화유적 경주 서남산의 문화유적 탐방 코스이자 산행 코스는 남산의 매력을 짧은 시간에 보여준다. 삼릉에서 시작해 삼릉골(냉골)과 금오산 정상을 거쳐 용장골에서 마감하는 이 코스는 3~4시간의 온전한 등산 시간을 요한다. 문화유산해설이 곁들여지면 6~7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서남산 삼릉-용장골 코스는 삼릉, 냉골 석조여래좌상, 마애관음보살입상, 선각육존불, 선각여래좌상, 경주 삼릉
여행에서 돌아온 뒤에도 곡성 사람들의 때 묻지 않은 미소가 떠올랐다. 순수하고 정 많은 이들이 모여 사는 마을, 그곳에서 기차는 어릴 적 순수함으로 승객들을 실어 날랐다. 일단 커피 좀 마시며 여정을 짜볼까, 그렇게 찾아간 곳이 카페 . 1933년은 곡성역이 들어선 해라고 한다. 고민할 것 없이 첫 기착지로 곡성기차마을을 꼽는다. 하얀 잿빛 벽 위로 삼각형 모양의 뾰족 지붕을 쓴 예스러운 곡성역이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승강장 안에 들어가니 80년대 기차역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정겹다. 괘종시계와 빈티지한
영덕과 청송, 두 곳을 묶으면 새로운 여행이 반긴다. 영덕의 바다와 청송의 산이 어우러져 묘미가 두 배로 증폭된다. 청송 주왕산 기암괴석들의 향연 영덕을 떠나 청송군으로 들어서자 짭짤한 바닷바람이 사라지고 싱그러운 산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이제 청송의 깊은 골짜기를 따라 트레킹을 즐길 차례. 영덕의 블루로드가 해안선을 따라가며 거칠 것 없는 시원한 풍경을 펼쳐 보여 줬다면, 청송의 주왕산(720m)은 기암괴석과 절벽들 사이로 여행자들을 인도하며 트레킹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주왕산국립공원 입구를 지나 조금만 걸어가면 저 멀리
영덕과 청송, 두 곳을 묶으면 새로운 여행이 반긴다. 영덕의 바다와 청송의 산이 어우러져 묘미가 두 배로 증폭된다. 영덕 블루로드 쪽빛 바다를 걷다 영덕 걷기여행의 명소 ‘블루로드’로 접어들었다. 영덕 블루로드는 말 그대로 동해안의 쪽빛 바다를 벗 삼아 걸어 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64.6km에 이르는 이 길은 크게 네 코스로 나뉜다. 강구항에서 산길을 따라 올라 고불봉과 풍력발전단지를 거쳐 해맞이공원에 이르는 A코스(17.5km),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해안에 바짝 다가선 갯바위 길을 걸어 축산항까지 이어지는 B코스(15.5
타임머신을 타고 목포의 근현대를 만났다. 영광과 기쁨보다는 아픔과 상처의 흔적이 더 크다. 시간이 멈춘 목포의 옛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목포의 옛 모습 그대로 다순구미 전남 목포 온금동의 옛 이름은 ‘다순구미’다. 따사롭다는 뜻의 사투리인 ‘다순’과 몽골어로 후미진 곳을 뜻하는 ‘구미’가 합쳐진 이름이다. 언뜻 보면 통영의 동피랑 마을이나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을 닮은 듯하지만, 그곳과는 또 다른 포근함과 한적함이 있다. 일제 강점기의 조선내화 폐공장이 아직도 그 자리에 있고, 1970년대 대통령선거 포스터가 여전히 붙어 있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