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여행 해인사해인사 소리길의 ‘소리’는 ‘Sound’를 뜻하지 않는다. 소리(蘇利)는 불교에서 ‘이상향’ 혹은 ‘피안’이다. 신라 최고의 천재로 칭송받았지만 말년에 해인사에 머물다 홍류동 계곡에서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혹은 방랑 끝에 죽었다는) 최치원에게 이곳이 피안이었듯이…. 해인사 산책로 6.3km는 2011년부터 소리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대장경테마파크에서 시작된 소리길은 해인사에서 끝이 난다. 해인사 경내로 들어서서는 한눈팔지 않고 장경판전으로 직행했다. 해인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장경판전은 고려대장경(팔만대장경)
굴비 말고도 영광의 매력은 다양하다. ‘신령스러운 빛의 고장’이라는 지명 풀이 속에서 영광이 품은 종교적 색채를 짐작할 수 있다. 그 중심에 불갑사가 있다. 불갑사를 말하기 전에 법성포를 알아야 한다. 법성포의 법(法)은 불교를, 성(聖)은 인도의 승려인 마라난타를 뜻한다고 한다. 마라난타가 384년 백제에 불교를 전파하면서 처음 발을 디딘 곳이 바로 법성포라고 전해진다.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는 법성포를 통해 백제불교를 전한 마라난타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거대한 야외 박물관이다. 들어서면 무엇보다 인도 간다라 양식으로 지어진
더위에 지친 날엔 아름드리 편백나무들 사이를 걸어보자. 톡톡 터지는 피톤치드 향기를 가슴 한 가득 들이 마시면 날아갈 듯 상쾌한 기분이 온 몸을 감싼다. 편백나무의 선물을 가득 담아 장흥군 억불산의 랜드마크는 역시 우드랜드다. 약 100헥타르 규모의 언덕에는 수백그루의 편백나무가 빽빽이 모여 있는데, 수령만 40년생이 훌쩍 넘는단다. 길쭉길쭉 하늘 높이 뻗은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자연의 향기는 우드랜드를 삼림욕의 천국으로 만들었다. 특히나 편백나무는 일반적인 다른 나무들에 비해 피톤치드를 더 많이 방출하는 나무 중 하나. 우드랜드 안
Citytour! 경주 태양이 저물고 달과 별이 가득한 시간. 역사와 전통의 경주는 밤이 되면 그 어느 곳보다 화려한 도시로 탈바꿈한다. 밤에 만난 경주 이야기다. 단아하게만 느껴지던 낮의 문화재들은 색색의 조명들이 어우러져 아름답고도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경주의 야경명소를 모두 보려면 하루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경주에서 머무는 시간이 짧다면 더욱 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대표적인 야경 명소는 단연 동궁과 월지다. 동궁과 월지는 흔히 알고 있는 임해전지와 안압지의 본래 이름이다. 안압지는 조선시대 묵객들이 갈대와 부평초가 무성한
가슴이 답답한 날엔 그곳을 찾는다. 해수관음보살 앞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꼭 이뤄진다고 해 1월1일이면 사람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는 곳, 만지면 득남한다고 해서 코와 배가 매끌매끌해진 달마상이 해맑게 웃는 곳, 한가로이 해변산책길을 걸으면 청아한 파도소리가 심신을 편안케 하는 곳, 부산 해동 용궁사다. 부산 동쪽의 송정해수욕장은 외지 관광객들보다 부산 시민들이 한여름 즐겨 찾는 해수욕장이다. 해운대에서 20~30분 거리인데, 잔잔한 물살을 즐기기에 제격이고 부산의 옛 정취가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슈퍼마켓 등도 여전해
사찰여행 : 월정사 전나무들이 나를 위로해 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기분 좋은 향기를 뿜어내는 나무들 사이로천천히 걸었다. ‘좋다. 참 좋다.’ 맘엔 절로 치유의 싹이 움텄다. 오대산 국립공원 안내사무소를 지나 펼쳐지는 전나무 숲길도 월정사의 백미거니와 물이 너무도 맑아서 열목어가 산다는 금강연이 월정사 앞으로 굽이굽이 흐르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오대산은 신라 자장율사가 지혜의 상징 문수보살이 사는 산으로 믿기 시작한 이래 우리나라에서 불교성지로 이름을 알렸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적멸보궁이 상원사와 이웃하고 있어 불자
내륙에 위치한 제천이 ‘물의 고장’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청풍호가 감싸고 있어서다. 1985년 충주댐 준공으로 조성된 호수다. 충주에서는 충주호라고 부르지만 제천에서는 청풍호라 부른다. 유람선, 트레킹, 카약…. 즐기는 방법도 여럿이다. 제천은 선사시대부터 문화의 중심지였다. 구석기 유적은 물론 삼국시대, 고려, 조선시대 이르기까지 문화의 중심지였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그러나 충주다목적댐 건설로 제천의 60퍼센트 이상이 수몰될 상황에 처했다. 그때 지역의 문화재들을 한곳에 모아 만든 것이 바로 ‘청풍문화재단지’다. 보물·지방유
길은 타임머신처럼, 정약용 선생이 유배 길을 걷던 조선 후기의 강진으로 데려다 주었다. 차나무가 많아 ‘다산(茶山)’이란 별명을 지닌 만덕산. 그 안에 다산 정약용 선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남도유배길이 있다. 남도유배길의 4개 코스는 각각 13km가 넘는 길이다. 하나를 완주하는 데 최소 4시간 이상 걸리므로 도전하기가 만만치 않다. 여행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남도유배길의 ‘맛보기’이자 핵심 코스는 2코스의 다산오솔길 중 다산초당-백련사 구간이다. 백련사와 다산초당을 잇는 오솔길은 빨간 동백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동백림으로 유명하다.
예부터 많은 문인묵객이 단양의 아름다운 경치에 탄복했고, 이곳에서 지극한 풍류를 누렸다. 그래서 ‘단양 8경’은 더욱 섬세하고 아름답다. 단양 8경은 조선개국 공신 삼봉 정도전을 비롯해 퇴계 이황과 단원 김홍도, 겸재 정선 등 많은 선비와 화가가 사랑했다. 단양 8경의 백미는 도담삼봉이다. 남한강 한가운데 우뚝 솟은 도담삼봉의 삼도정에서 단양 15대 군수였던 퇴계 이황은 쓸쓸한 기운이 감도는 시를 읊조렸을 것만 같다. 기생 두향과의 못다 한 사랑 때문이 아니었을까. 고고한 기개를 지켜야 하는 선비로서 그는 두향을 향한 사랑을 고이
Close Up! 바다열차스크린은 영화관에만 있는 게 아니다. 고혹적인 동해의 해안선을 따라가는 바다열차 여행은 차창을 통해 바다의 삶을 보여 주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다. 바다열차는 정동진, 묵호, 동해, 추암, 삼척에 이르는 56km의 해안선을 달리는 기차다. 정동진에서 삼척역까지 6개 역에서 승하차할 수 있는데, 이왕이면 전 구간 탑승을 권한다.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바다의 모습에 넋을 잃게 될 테다. 바다열차 여행은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다. 바다를 향해 난 좌석에 앉아서 1시간20분 동안 동해의 일상을 경험한
‘짠’하고 ‘찐’한 부산을 만나고 싶다면 남포동과 자갈치시장에 갈 일이다. 그곳엔 “어서 오이소” 하고 두 팔을 내젓는 부산이 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남포동엔 없는 게 없다. 먹을 것도 ‘천지 삐까리’, 입을 것도 ‘천지 삐까리’, 볼 것도 ‘천지 삐까리’다. 매우 많고 널렸다는 말이다. 남포동의 초입은 영화극장이 마주 보고 서 있는 ‘BIFF부산국제영화제’ 광장이다. 광장에는 국내외 유명 영화인들의 손이 핸드 프린팅으로 박제돼 있다. 매년 가을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이면 유명 배우와 감독들이 새롭게 핸드 프린팅 대열에 합류한다. 남
그때, 어디선가 훅하고 바람이 불어왔고, 순간 여행의 세포가 온전히 돌아왔다. 그것은 비릿함이나 끈적거림이 없는 청정해안 울릉도의 상쾌한 바람이었다. 울릉도의 첫인상은 산과 돌이다. 울릉도를 여행하다보면 울릉도에 많다는 다섯 가지, 돌, 바람, 물, 미인, 향나무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산중으로 갈수록 풍경은 울창한 숲과 화산암벽으로 압도되고, 인적을 찾는 일은 무의미해진다. 심지어 울릉도에는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단 한 곳도 없다. 모두 검은 자갈이나 몽돌로 이루어져 있다. ‘모래사(沙)’자를 쓰는
제주의 찬란한 자연은 섬 어디에서도 마주할 수 있지만, 제주의 지질명소를 둘러보면 제주의 ‘진짜 모습’을 보다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제주의 자연은 경이롭다. 수 십 만 년 전부터 수 천 년 전까지 계속된 화산활동으로 다양한 화산체들이 제주 전역에 생겨났다. 이런 일련의 활동은 제주의 자연 경관을 유일무이한 것으로 만들었다. 방패를 엎어 놓은 듯 웅장하게 솟은 한라산, 360여 개의 오름, 용암활동이 빚어낸 아름다운 동굴, 생태의 보고 곶자왈, 여러 섬과 청량한 바다 등 제주가 품은 자연은 알면 알수록 경이롭다. 2010년 제
동백여행사- 맛따라 멋따라 호남 맛기행 下 여행이 곧 ‘맛있는 음식’으로 귀결되는 그야말로 먹방의 시대다. 예로부터 미식이라 하면 전라도가 아니던가. 전라도 장흥과 강진, 고창을 따라 대표 별미를 찾아가는 ‘맛따라 멋따라’여행으로 안내한다. 폭신폭신 도톰한 식감이 자랑, 풍천장어 곰장어도 아니고, 붕장어도 아니다. 고창에서는 풍천장어를 맛봐야 한다. 풍천장어는 강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곳에서 서식하는 장어다. 풍천(風川)이란 말도 바닷물과 강물이 합쳐지는 지형을 말하는데, 고창군 선운사 인근의 인천강이 바로 풍천이다. 다른 곳에도 풍
동백여행사 맛따라 멋따라 호남 맛기행 上 여행이 곧 ‘맛있는 음식’으로 귀결되는 그야말로 먹방의 시대다. 예로부터 미식이라 하면 전라도가 아니던가. 전라도 장흥과 강진, 고창을 따라 대표 별미를 찾아가는 ‘맛따라 멋따라’여행으로 안내한다. 이런 삼합은 처음이야, 장흥삼합일반적으로 삼합이라 하면 홍어와 돼지수육, 김치를 곁들여 먹는 홍어삼합을 떠올리지만, 장흥에서는 장흥만의 방식이 있다. 한우와 키조개, 표고버섯을 함께 먹는다. 이런 오묘한 조합이 어떻게 등장했나 보니, 지역의 특산물을 조합한 것이다. 장흥은 사람 수보다 한우 수가
꽝꽝 얼었던 추위를 녹이고 꽃 피어난다는 봄 소식이 무르익고 있다. 봄을 어디서부터 맞이해야 하는가 보니 역시 국토의 남단이 적격. 3월 초, 입춘이 갓 지난 이른 봄에도 거제와 통영은 바람 훈훈하고 산들산들 꽃 피기 시작했더라. 여기에 유려한 해안과 섬들이 만들어 내는 풍광이 아름다워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명명 받은 지역이니 봄 나들이 나온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밖에.-한려해상 국립공원 주요 관광지 방문-진주-남해-통영-거제 거치는 핵심일정-논개, 이순신 등 이야기 더해져 ‘재미’ 하나투어는 ‘[하나강산플러스] 거제/남해
제주도에는 천혜의 자연과 더불어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널렸다. 박진감 넘치는 클레이·실탄 사격,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달리는 ATV와 승마, 제주의 바람을 더욱 상쾌하게 느낄 수 있는 요트투어까지 끝이 없다. 제주여행의 완성은 체험이다. 클레이·실탄사격부터 ATV까지 클레이 사격(16발 기준 3만5,000원)은 장전서부터 격발까지 10초면 마무리된다. 짧은 시간에 일련의 과정이 이뤄지다 보니 순간적인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날아가는 표적을 잘 맞추려면 요령이 필요하다. 표적을 따라 총부리를 움직여 쏘는 게 좋다는 게 전문
제주도에서는 마을 수호신을 ‘본향’, 그 본향 신을 모신 신당을 ‘본향당’이라고 부른다. 제주만의 토속 민간신앙과 민속적 색채를 상징하는 요소다. 제주 곳곳의 본향당 중 제주 전통신앙의 대표적인 현장으로 꼽히는 ‘송당 본향당’과 ‘와흘 본향당’을 찾았다. 제주 토속신앙의 현장 ‘본향당’ 송당 본향당이 있는 송당 마을은 제주시 구좌읍 중산간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구좌읍의 여러 마을 중에서 한라산 정상과 가장 가까운 마을이다. 송당 본향당은 ‘금백조’ 신을 모신 신당이다. 신당 안에 오래된 소나무가 있어 다른 마을 사람들이 ‘큰 소
통영은 진하다. 역사가, 문화가, 사람이 그러하다. 좁은 골목에도 음악가와 화가의 삶이 얽혀 있고, 낡은 가옥에도 소설가와 시인의 인생이 묻어 있다. 그래서 통영의 여운은 오래도록 맴돈다. 히히히 강구안, 정겨운 서호시장 ‘어, 나폴리 모텔이다.’ 통영 강구안 해안가를 거닐다 중얼거렸다. 나폴리 모텔은 2009년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에서 남녀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는 장소다. 통영의 매력이 가득 담긴 영화다. 강구안에서 나폴리 모텔을 보니 ‘하하하’가 아니라 ‘히히히’ 하는 웃음이 새어 나온다. 이제 강구안은 늘상 웃
해상왕 장보고의 고장 완도, 고민 없이 청해진 유적지로 발길을 뗀다. 한·중·일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위상을 떨치던 청해진의 위엄을 기대했는데, 덩그러니 놓인 드넓은 갯벌 위로는 천년 세월의 더께만 내려앉았다. 장보고를 추억하는 완도여행 청해진은 신라 흥덕왕 3년 828년에 세워진 군사적 요충지로, 해적들에게 붙잡혀 노예로 팔리는 신라인들을 지켜 주고 싶었던 장보고의 요청으로 설치됐다. 청해진의 흔적을 찾아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장보고기념관으로 향했다. 2016년 2월 개관 8주년을 맞은 기념관이다. 유물 발굴조사에서 출토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