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주는 감동은 거리에 비례한다고 했던가? 대체로 동의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라는 데에 한 표. 자연환경이 아름다우면서도 걷고 캠핑하기에 딱 좋은 섬, 곁에 있어 좋은 섬. 수도권에서 가까운 장봉도가 좋은 예다.●갯티의 섬, 장봉도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여객선에 오르면 30분 만에 장봉도에 닿는다. 1시간마다 있는 여객선 승객의 반은 경유지 섬, 신도에 내린다. 신도, 시도, 모도는 다리로 연결돼 1타 3피의 섬 여행을 할 수 있다. 2025년이면 신도와 영종도 사이에 다리가 놓인다. 섬다운 섬의 시절도 얼마 남지 않았으려
내 생애 가장 높은 일주일 오르기 전까지 상상하고,내려와서는 수십 번 새기고, 살아가면서 수백 번 떠오르는 곳. 안나푸르나에서의 일주일은 그렇게 아로새겨졌다. 전초기지, 포카라포카라(Pokhara)는 네팔 제2의 도시다. 배낭여행자들 사이에선 이집트의 ‘다합’과 파키스탄의 ‘훈자’와 더불어 세계 3대 블랙홀로 잘 알려진 곳. 도무지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어 붙은 별명이다. 네팔어로 호수를 뜻하는 ‘포카리’에서 유래된 지명처럼 도심 서쪽에는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진 페와 호수(Fewa Lake)가 자리한다. 도심 북쪽으로는 세
백제의 마지막 도읍을 여행했다.소박하고 천진한 동네였다. ●궁남지의 밤백제는 도읍을 3번 옮겼다. 위례성에서 웅진으로, 웅진에서 사비로. 위례성은 경기도 하남시 부근이라는 설과 충남 천안시 북면 일대라는 설이 있다. 웅진은 충남 공주 자리다. ‘사비’는 지금의 부여다. 백제의 마지막 도읍으로 떠났다.부여에 도착했다. 동네가 소박하고 천진스럽다. 내일이 오는 것도 모르게 게으름 피우고 싶은 기분이다. 금강변에 차를 세웠고 시동을 껐다. 봄이라기엔 아직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꽃망울이 맺혀 있다. 쾌청한 바람이 분다. 겨울과 봄에 걸쳐 시
●코로나 이후의 첫 랑데부 프랑스무려 3년 만에 프랑스 최대 국제관광박람회 랑데부 프랑스(Rendez-vous en France 2022, 이하 랑데부 프랑스)가 돌아왔다. 코로나 이후 열리는 첫 행사인 만큼 현지 업체와 세계 각국 참여자 양측의 기대감은 행사 시작 전부터 높았다. 프랑스관광청은 이에 화답하듯 41개의 테마별 프리투어, B2B 워크숍, 화려한 콘셉트의 부대 행사 등으로 참여자들의 만족도를 높였고, 업체 간 자유로운 네트워킹의 장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이번 제15회 랑데부 프랑스는 3월22~23일(현지시간 기준) 양
인간의 몸이 모두 제로(0)의 상태에서 시작했다면,출생 이후 +, - 를 새겨 넣는 건 우리의 몫이다.템플스테이부터 유기농 건강식까지,몸과 마음에 득(+)이 될 여행을 강화도에서 만났다.▶강화군 대표 웰니스 관광지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인천의 웰니스 관광 육성을 위해 ‘2021 인천 대표 웰니스 관광지’ 10개소를 선정했다. 지난해 선정된 이들 관광지 중에는 전등사 템플스테이, 연등국제선원, 약석원, 해든뮤지움 등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강화도의 명소들이 포함됐다.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웰니스 관광에 대한
토요일 아침, 우린 함께 속초로 떠났다.산과 바다로부터 가까워졌던 어느 주말 동안의 기록. Day 1▶08:00AM 풀 묶음을 향하여, 속초토요일 아침, 우리는 속초로 향했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 30분. 다정한 봄을 닮은 햇살이 쏟아지는, 그런 아침이었다. 나른한 하늘을 올려봤다가 쏟아지는 졸음을 견디며 개운하게 불어오는 바람 따라 속초에 닿았다. 속초의 동쪽에는 동해가 넘실거리고 서쪽에는 설악산이 도심을 두르고 있다. 바다와 산, 갈림길 앞에 멈춰 섰다. 속초 사람들은 속초를 ‘풀 묶음’이라고도 부른단다. 이유는 제각
어떤 여행은 사진 같고 어떤 여행은 영상 같다.당신에게 전하는 아세안의 필름. History 역사시간의 연속선상에 놓인 아주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기억은 사람의 몫이다. ●Lao PDR 라오스역사의 시작, 란쌍 왕국 란쌍 왕국(Lan Xang) 이전의 라오스는 여러 소국의 각축전이 끊이지 않았던 지역이다. 캄보디아 크메르 제국의 왕가에서 성장한 ‘파 웅음(Fa Ngum)’은 루앙프라방(Luang Prabang)에 수도를 정하고, 크메르 제국으로부터 독립해 1353년, 라오스 최초의 통일 왕조 란쌍 왕국을 세우게 된다. ‘란쌍’은 라
세계 각국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B2B 트래블 마트에 대한 한국 여행업계의 관심도 상승했다. 주요 트래블 마트는 코로나19로 지난 2년 동안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개최됐지만 올해는 각국의 바이어와 셀러가 현장에서 직접 만나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할 것으로 기대된다.우선 랑데부 프랑스(Rendez-vous en France)가 3월2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다. 랑데부 프랑스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국제관광박람회다. 프랑스관광청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여행사 및 미디어 관계자 20명이 참석할 예정으로,
명색이 여행기자인데, 랜선투어 한번 안해보면 되겠나. 해외 유명 관광지의 방역시스템은 어떤지도 파악할 겸 피렌체 랜선투어 결제 버튼을 눌렀다. 퇴근길이 굉장히 설레었다. 퇴근이라서가 아니라, 익숙한 지하철 공간이 마치 공항철도 플랫폼처럼 느껴져서 그랬으리라. 나를 돌아봤다. 아무런 배낭도 메지 않았으며, 복장은 원래 입던 대로였다. 들뜬 마음에 3년 전 피렌체에 막 도착했었을 때처럼 슈퍼에 들러 과일과 주전부리들을 한가득 사서 집으로 갔다.밤 9시, 여행사가 투어 시작 30분 전에 보내준 유튜브 링크로 입장했다. 노트북과 연결한 6
꼼치는 깊은 수심에서 서식하다 산란기인 12~3월이 되면 얕은 연안으로 올라와 잡힌다. 못생기고 탄력 없이 흐물거리는 살을 가진 이 생선은 동해에선 곰치, 남해에선 물메기라 불린다. 여전히 바람이 차갑던 어느 날, 통영 추도로 향했다. 봄이 오기 전 별미 물메기탕 한 그릇을 꼭 먹어야 했기에.●물메기 없는 물메기섬어느 오후, 통영항에서 추도로 가는 배에 올랐다. 봄이 코앞에 와 있지만 여전히 날씨는 추웠고 바닷바람은 거칠었다. 추도는 통영에서 남서쪽으로 14.5km 거리에 있는 작은 섬이다. 위치상으로는 미륵도, 사량도, 두미도,
봄이라기엔 쌀쌀하고,겨울도 아닌 애매한 계절.이러나저러나, 아무렴 어때.느슨해진 마음으로 찾은 SNS 속 강화도 카페들.●대화를 위한 공간토크라피101동이냐, 103동이냐. 첫 방문이라면 막막한 게 당연하다. 본관을 포함, 101동부터 104동까지 총 5채의 건물이 모두 카페다. 마음에 드는 자리를 찾으려면 여기저기 문을 열어 보고 다녀야 한다는 뜻. 바다가 보이는 자리라면 아무리 똥손일지언정 인생숏 건지기에 실패란 없다.시그니처 음료는 저온숙성된 쑥 베이스에 은은한 단맛을 더한 ‘쑥 라떼’. 디저트류에선 스콘에 강세가 찍힌다. 플
쏟아지는 눈, 묻혀 가는 밤. 노천탕에 웅크려 버틴 한겨울. 김 서린 안경. 뿌옇게 번졌던, 뜨거웠던 기억에 대하여.일본 전역에는 수천 개의 온천이 분포한다. 종류도 다양하다. 화산지대이기 때문이다. 온천의 종류는 온천수에 함유된 화학성분의 정도에 따라 구분한다. 유황, 산성, 이산화탄소, 함철, 염화물 같은. 일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온천수는 유황온천, 염화물온천, 단순온천이다. 유황온천은 냄새가 지독하고, 단순온천은 이름처럼 단순하다. 염화물온천은 보습에 좋다. 보디로션을 펴 바른 것처럼 감촉이 미끈거린다. 일본의 특색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