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사랑하는 님에 대한 애절한 표현을 눈에 빗대었던 도종환의 ‘폭설’. 눈 그 자체가 주는 따스함에 마음 적시며 눈물을 흘렸던 적도 있었다. 어린 시절, 어른들의 걱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머니가 떠준 털장갑이 젖어 가는 줄도 모르고 눈과 한 몸이 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꽤 오래 전부터 하얀 눈이 내릴 때마다 설렘이 앞서기보다는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지난 7일 기습적으로 쏟아진 폭설이 나라 전체를 고립시키며 일어났던 교통대란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준비 안된 나라인지 여실하게 보여준 단면이라 할 수
"새해 벽두부터 쏟아진 폭설로 온 나라가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 항공이 마비돼 제주도가 고립됐고 신혼의 꿈을 안고 공항에 나온 신랑신부는 푸른 바다가 아닌 하얗게 눈 덮인 공항 지붕만 바라봐야 했다.국적항공사들은 이번 폭설로 13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고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항공사의 처지를 딱히 여기는 사람들은 그리 없는 듯하다. 오히려 여행사 직원들은 항공사에 대해 거리에 쌓인 눈만큼이나 두터운 불만만 간직하고 있다. A여행사 관계자는 폭설이 내리고 하루 후인 8일 저녁 6시가 돼서야 8일 저녁 11시에 항공기가 운항할 예
"“인바운드 여행사는 이래저래 죽을 맛입니다.” 최근 인바운드 여행업계에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내 여행사 안내카운터 경쟁입찰을 앞두고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최소 1,000만원 이상의 영업보증금을 내고 매달 시설사용료를 따로 납부해야하는데다가 1년 365일 내내 24시간 영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맞교대라 하더라도 최소 4인의 직원이 상주해야 할 것으로 예상돼 인건비에 대한 부담도 크다. 가장 큰 문제는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공항 입국장에 굳이 안내카운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서도 회사의 대외적인 이미
"2000년 12월31일 밤, 광화문과 종로 일대는 축제와 혼돈의 한마당이었다. 체감으로는 영하 5도가 훨씬 넘는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5만여명의 인파가 거리로 모여들어 지난 한해를 아쉬워하고 새해 맞이를 축하했다. 지난해 밀레니엄 열기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사람들은 카운트다운을 외치고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2001년을 맞이했다. 이날 행사는 관광업계에게는 더욱 뜻깊은 자리였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2001년 한국방문의해’ 개막행사 ‘희망의 대합창’이 성대히 펼쳐졌다.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이희호 여사가 영상으로 개막 메시지를 보냈고
"어느 지방자치단체 문화관광과 공무원이 대뜸 물었다. 우리 나라 ‘포스트 컨벤션 투어(Post Convention Tour)’ 현황이 어떠냐고. 자신이 보기엔 컨벤션 산업 종사자들의 포스트 컨벤션 투어에 대한 인식이나 기타 여건이 아주 미약한 것 같다고 평했다. 지역축제를 개최하면서 국제회의 참가자들을 유치하려고 했지만 처참하게(?) 실패하는 과정에서 깨달았다고 했다.국제회의나 박람회 등 이른바 컨벤션을 개최하기 전이나 후에 실시하는 여행이 바로 ‘프리 컨벤션 투어(Pre-Convention Tour)’고 포스트 컨벤션 투어다. 회
"2000년 마지막 기자수첩을 장식하게 됐다. 10대 뉴스 선정에,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팀별로 결산기사까지 쓰다 보니 정말로 이제 마지막이구나 싶다. 매일 서너장식 날라오는 크리스마스 카드나 이메일에 답장은커녕 감사 전화 한번 못 챙기는 무심함에 자책하며 남은 몇 일을 또 흘려보내려나. 2000년 마지막 기자수첩이라는 명분으로 은근슬쩍 한 해 정리를 겸한 고해성사 해보자. 식상한 멘트지만 되돌아보면 전문지 기자로서 부끄러운 점도 많고, 과분한 대접에 감사했던 적도 많았다. 아무 이해관계 없이 바쁜 중에도 두서 없는 기자의 질문에
"늘 그렇지만 연말은 어수선하다. 올해는 제2의 경제위기설 때문에 더욱 그렇다. 경제뿐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노사 등 어느 분야를 봐도 답답하지 않은 곳이 없다. 여행업계도 별반 사정이 다른 것 같지는 않다. 패키지, 배낭 가릴 것 없이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돼 많은 여행사들이 울상이고, 몇몇 단거리 노선을 제외하곤 항공사들의 실적도 그저 그렇다. 급작스런 경기 위축으로 복항을 단행한 외항사들의 탑승률도 좋지 않다는 후문이다. 그런데도 업체간의 피 튀기고 자기 살을 도려내는 ‘살인적’ 경쟁은 여전한 것 같다. 일부에서는 뭐 하나
"외국에 나가서는 나 자신이 한국의 이미지를 결정지을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다.‘어글리 코리언(Ugly Korean)’. 예전부터 달고 다니는 불명예스러운 호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추악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한국관광객들에 대한 인상은 베트남에서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는 안 새겠느냐’라는 속담을 인식시키기라도 하듯 베트남 골프장 이곳저곳에서는 내기 골프가 성행하면서 베트남 현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내기 골프를 하면서 한 홀에
"얼마 전 ‘강원랜드’를 찾았다. 국내 최초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에 대한 억누를 수 없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폐광지역 경제활성화와 고급 게임 문화 도입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과연 달성할 수 있을지 점쳐보고자 하는 욕구도 한 몫 했다. 첫 인상은 놀라움 그 자체. 도착 한 참 전부터 경기, 서울, 부산, 충남 등 전국 각지의 번호판을 단 차량들과 같은 길을 달렸다. 그 들 대부분은 강원랜드 주차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카지노의 인기를 새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또 한 번 놀란 것은 강원랜드 입구에서부터 줄줄이 늘어선 전당포들.
"몇 주전 유럽의 전 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는 한 현지 랜드사의 한국담당 직원을 만났다. 워크숍 참가 차 오스트리아를 방문한 한국의 여행사 직원들과의 식사에서 그는 이런 말을 했다.“동유럽 지역에는 현재 한국어 가이드가 부족하다. 한국 젊은이들이 경기가 안 좋아 취직을 못하고 있다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이 지역 가이드를 추천해 달라. 한 두 해의 경험으로는 손해될 것이 없고, 적지 않은 돈도 모을 수 있다.”그의 말에 따르면 동유럽 지역에서는 소수의 한국인 가이드가 독점적으로 팀을 받기 때문에 현지 여행사들이 그들의 불합리한 요구앞에
"최근 출장 간 스위스 어느 도시 기차역에서 스위스의 한 대형 아웃바운드여행사의 상품 홍보책자를 펴봤다. 전 대륙이 망라된 내용 중에서 한국에 관련해서는 어떤 상품이 나와있을지 너무도 궁금해 재빠르게 페이지를 넘겼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 여러 국가들 사이를 여러번 찾아봐도 한국은 보이지 않았다. 파키스탄, 네팔 등도 있는데 한국은 없었다. 개별여행객들을 위해 도시별 호텔 요금이 나와있는 다른 안내책자에서도 ‘서울’은 끝내 찾을 수 없었다. 지난 달 8일 한국일반여행업협회가 주관한 ‘외래관광객 유치 촉진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구미주
"‘도대체 누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왔는데….’지난 23일 저녁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 장내에 빼곡하게 놓인 수십 개의 원형 테이블마다 업계 관계자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다름 아닌 아시아나항공이 주최한 ‘여행·관광업계 사은의 밤’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다.이날 행사는 말 그대로 아시아나항공이 한 해 동안 아시아나에 도움을 준 업계 관계자들을 ‘모시고’ 그 후의에 감사하는 자리. 인기 MC 김승현씨의 사회로 시작된 행사는 별 무리없이 진행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축사의 자격으로 단상에 올라 온 사람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기자는
"러브 바이러스에 이어 다비다드 바이러스가 또 한차례 네트(net)를 휘젓고 있다. 여행업계도 물론 스페인어로 ‘크리스마스’를 뜻하는 다비다드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러브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던 약 한 달전, 대기업 계열 모 여행사는 바이러스의 피해로 영업에 적잖은 차질을 빚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이제는 랜(LAN)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바이러스들은 언제라도 전 인터·인트라넷 통신망을 일시 마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가지고 있다. 바이러스의 치명성은 전염성에 있다. ‘뜬소문일수록 더 잘 퍼지는 법’이듯이 치명적인
"어느새 11월도 중반에 접어들었다. 찬기운과 함께 겨울이 피부로 느껴지지만 이제 서서히 ‘한해를 정리해야 할 때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사이에는 사람들을 만나도 이것이 올해 마지막 만남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층 애틋해진다. 요사이 각 국 관광청과 항공사, 호텔들도 설명회를 겸한 보은행사를 개최하느라 여념이 없다. 비슷비슷한 행사가 한주에도 두 세번씩 이어진다. 이젠 초청장을 받고 그 제목만 읽으면 대충 어떤 식으로 진행되겠구나 하는 것이 머리에 그려진다. 주최측의 인사말과 내빈소개, 영상 혹은 슬라이드 상영,
"최근 여행사 관계자들을 만나 보면 심기가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장사가 영 신통치 않다. 아무리 전통적인 비수기라 해도 패키지 시장을 필두로 한 한파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맘때쯤이면 지방 인센티브 수요라도 간간이 발생하곤 했었는데 올해는 거의 없다”고 푸념이다. 백두산 항로를 개척했던 동춘항의 부도가 남 얘기 같지 않다는 말도 자주 들린다. 기자를 만나는 사람들마다 “요즘 어떻대요? 다들 힘들다죠?”라고 묻기 일쑤다. 여행사 관계자들의 힘을 빼는 일은 또 있다. 바로 항공사의 안하무인 태도다. 사실
,"상품개발을 해도 판매가 되지 않는다. 한국 여행업계의 특성상 대부분의 상품들은 현지 랜드들에 의해 기획되어 나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신문광고를 들춰보자. 각 여행사가 내놓은 신문광고를 비교해 보면 가격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다르다는 것을 느끼기 힘들 것이다. 한국 여행업계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말할 수 있다.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열의를 갖고 있는 일부 여행사의 경우 신상품 개발을 장려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업체들도 없는 것도 아니다
,"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미디어 시티_서울 2000' 행사의 막이 오른 지 한달, 막이 내리기까지도 아직 한달이 남았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의 기대와 흥분은 사라지고 축제가 채 끝나기도 전에 '그들만의 축제'라는 비난부터 들리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하루평균 5,000여명이 입장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관광객이 초기에는 400∼500명, 추석이후에는 1,500∼2,000여명 수준에 머물자 부랴부랴 가족 입장료 할인과 전시시간 연장을 단행하기도 했다. 당초 서울 시민들이 참가하는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총회가 다음달 서울에서 열린다. 세계 25개국의 정상들이 한국에 모인다. 이번 아셈(ASEM) 총회에는 각국을 대표하는 25명의 정상들과 그들을 수행하는 수행원, 정부 관계자, 기자단 등 약 3,000여 명이 방한할 예정이다.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장기적으로는 외래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을 줄 것임에 틀림없다.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아셈 준비기획단을 주축으로 아셈 타워 건설에서부터 세부적인 행사내용에 이르기까지 사상 유례없는 대형 행사를 성공
"“이런 요금받고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그동안 저희는 120∼130달러하는 태국관광청에서 제시한 지상비를 대부분 맞췄거든요. 11가지 선택관광을 포함하고도 3박5일 지상비를 5만원만 내라고 하다니, 그동안 저희만 바보였나요?”한창 마감하느라 바쁜 시간에 A여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독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들어본 즉, 모 태국 랜드사로부터 팩스를 받았는데 그에 대한 내용이 터무니없어서 도대체 어떤 연유인지 기자에게 물어보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내용을 보니 기자로서도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그동안 노투어피 관광도 봤고 그것이
,"여행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항공사의 입김은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다. 대형 여행사가 항공좌석을 배정 받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도 여의치 못한 상황인데 소형여행사가 항공좌석을 배정 받는 것은 ꡐ하늘의 별따기ꡑ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서비스의 대가와 항공사로부터 받는 항공 커미션까지 줄어드는 마당에 소형여행사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기 마련이다. 물론 항공사도 나름대로 고충은 있다. 한때는 잘 나가는(?) 온라인 항공사로 대형여행사로부터 대접을 받았지만 IMF 이후 오프라인 항공사가 되면서 외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