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절의 꿈 융프라우요흐 정상에 서서 첫 느낌을 기억하는지? 설레임 가득한 오랜 준비 기간과 목적지에 이르는 긴 여정을 마치고 마침내 다다른 낯선 곳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냄새, 다른 사람들, 생경한 언어…, 누구에게는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이 들 때까지 너무나도 눈에 익은 생활의 터전이 다른 누구에게는 그저 평범한 사람, 건물, 공기 냄새 하나까지 경이롭게 다가오는 추억의 장소가 되는 것이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오후 2시 5분 인천발 프랑크푸르트행 루프트한자 여객기에 몸을 실으면서 유럽의 정상 `융프라우요흐’ 가 있는 스위
,"오토바이의 물결인 사이공(호치민). 어깨를 부딪혀 가며 운전해야 할 정도로 오토바이는 넘쳐 나고 도로는 종일 아수라장과 같다. 사이공 여행의 필수 코스인 노틀담 성당과 중앙우체국이 자리한 번화가도 오토바이가 점령했다. 아슬아슬한 곡예를 벌이며 오토바이 위에서 잠을 청하는 이는, 노틀담 성당과 중앙우체국을 둘러싼 빌딩 숲에서 ‘당신이 서 있는 곳이 베트남 사이공’ 임을 알린다. 두 개의 첨탑이 하늘을 향해 솟은 노틀담 성당의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종교의 자유를 제약했던 국가 정책의 탓이 크겠다. 반면 동시대에 지어진 중앙우체국은
,"기차역이 변신한 ‘예술의 궁전’ 배낭 초보자의 ‘유럽 박물관 기행’ ②파리의 여러 미술관 중, 오르세 미술관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곳이다. 미술책에서, 이발소의 달력에서 무수히 보아온 고호, 고갱, 밀레, 모네 등 인상파를 비롯한 근대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르세 미술관은 건축물 자체로도 의미를 새겨볼만한 작품이다. 국립미술학교 교수인 빅토루 라루가 설계한 이 건물은 본래 1900년 세계만국박람회를 기념해 지어진 기차역이었다. 유리로 덥힌 천장, 아치를 이룬 벽 등이 어우러진 오르세 기차역은 ‘
," 역사의 현장에서 과거를 되새기고♣ 오카야마 조선통신사자료관 부산을 떠나 히로시마로 향하는 은하호에서 문득 떠오른 것은 ‘조선통신사’였다. 당시 조선은 임진왜란으로 많은 이들이 가족을 잃고 삶의 터전은 잿더미가 되었으며 전쟁으로 인한 상흔은 일본으로 떠나는 사신 일행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양국의 평화를 위한 방문이었지만 그들의 심사는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았으리라 생각해 본다. 오카야마의 우시마도는 에도(지금의 교토)로 향하는 조선통신사 일행이 쉬어가던 곳이다. 이 곳 사람들은 새로운 문물을 전하러 온 조선의 사절단을 환대했고 그
,"“여기가 하롱베이입니다. 저편이 바다고요.”사위는 바다인지 육지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검어진 때였다. 아, 꿈에도 그리던 하롱베이.바다가 싣고 오는 특유의 바람은 내일을 설레임으로 기다리게 하고, 청승맞게 추적이는 비는 마음에 걱정을 더한다. “이 정도면 괜찮은 날씨입니다.”다행이다. 희부연 안개를 가르는 뱃머리에 앉아 신선놀음만 할 정도로 하롱베이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다. 용이 꿈틀거리며 만들어 놓은 활기차고도 유연한 길의 흔적을 확인하며, 그가 만들어낸 작품에 길지도 짧지도 않은 하루를 맡기려 했다. 용이 내려오는 곳
," New Zealand 평범함속에 빛나는 독보적인 아름다움 오클랜드 시내를 통과하고 있을 때였다. 밴쿠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내게 일행 중 여행을 많이 다녀봤다는 한 사람이 “사실 밴쿠버나 오클랜드나 시드니나 비슷해 보이긴 하죠.”라고 말했다. 같은 동네 사람들이 만든 나라들이니 사실 무리도 아니다. 단지 나는 오클랜드에서 크라이스트처치로 오는 비행기를 탔을 뿐이다. 영국을 가보지 못해, 가장 영국적이라는 크라이스트처치(Cristchurch)를 비교할 대상이 달리 없는 내게 ‘캐나다의 밴프(Banff)랑 비슷하다’고 누군
," 너른 바다 가르며 ‘낭만특급’ 나들이 가고시마·나가사키 5박6일‘수퍼스트 카프리콘’ 크루즈찌들었던 도시의 일상일랑 넘실대는 푸른 물결 속으로 휙~ 던져버리자. 망망하게 펼쳐진 너른 바다는 여행자들의 고단한 마음을 모두 받아들여 주기 때문이다.선상호텔에서의 편안한 숙박, 고급스런 식사, 누구도 방해받지않는 여유로움, 그래서 크루즈여행을 ‘마지막 여행문화’ 라고 말하지 않던가! 스타크루즈는 국내 최초로 5박6일 일정으로 일본 큐슈 지방을 다녀오는 상품인 ‘평택항-가고시마/나가사키-평택항’ 노선을 지난달 말부터 출항했다. 이 여행에
," 배낭 초보자의 ‘유럽 박물관 기행’ ①‘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흥준 교수는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고 느낀 만큼 보인다’라고 했다. 9박10일 동안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스위스 로잔과 체르마트, 이탈리아 로마를 거쳐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로 도는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내일여행이 여행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3회 유럽배낭 EDUCATIONAL TRIP 10일간’을 함께 한 것이다. 10일간의 여행으로 유럽을 아는 척 하기엔 도시 하나하나가 지닌 역사와 이야기가 너무 많다. 짧은 여행은 여행책자에 있는 건물, 미술품이
," 기기묘묘한 대리석의 만물상웅장한 대 자연의 신비 태로각 협곡타이페이가 찬란한 과거와 현대의 활기참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면, 대만 동부의 중심도시 화련(花蓮)은 웅장하고 신비로운 대 자연을 몸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타이페이에서 비행기로 30분, 열차로는 3시간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이곳은 북쪽으로는 소오로 가는 고속도로가 있고, 동쪽으로 동부해안 국립관광지가 자리하고 있어 어느 방향이든 주변 관광지 접근이 쉬운 위치적 장점을 지니고 있다. 화련을 포함해 다소 거친 준봉과 계곡으로 특징지어지는 대만 동부지역은 지형이 험한 만
,"일주일 간의 여행은 끝났다. 베트남 사이공에서 하롱베이까지 남과 북을 길게 이은 여정. 아쉽고 또 아쉽다. 그곳에 들르고 내려 기막힌 사람과 풍경을 눈과 사진에 담았어야 했다. 한국 사람을 닮은 베트남 사람을, 한국의 그것과 닮은 베트남의 논과 바다를. ‘그럼 내려 볼 것이지’하고 반문하신다면 고개를 숙일 따름이고 넓은 아량으로 변명할 기회를 주신다면 지금부터 시작하겠다. 시간을 거듭해 배를 움직여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섬, 섬, 섬. 사방의 섬이 점에 불과하다는 것은 전망대에 올라서 깨달았다. 하롱베이를 모두 보려는 것은 어리
," 마오리의 영혼이 숨쉬는 곳“어? 베이 오브 아일랜드(Bay of Islands)? 거기 나 세 번 정도 갔었는데. 진짜 좋아!”오클랜드에 살고 있는 친구의 말만 믿고 홍콩을 경유해 세끼 밥을 기내식으로 때우고 마침내 비행기에서 내린 시간이 현지 시간으로 오전 여섯시 반.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창 밖을 내려다보니 사흘 동안 내렸다던 비가 그치고 푸른 하늘에 군데군데 구름이 떠 있다. ‘드디어 뉴질랜드다’라는 감상도 잠시, 흰 수염을 멋지게 기른 이번 여행의 운전사이자 가이드인 존의 뉴질랜드 이야기를 시작으로 우리는 베이 오브
," 순수공연·서커스·카지노 볼거리 다양 모스크바의 밤은 아름답다. 카지노 입구의 현란한 네온사인처럼 값싼 유혹이 아니더라도 모스크바 시내의 밤 거리는 상당히 화려하다. 주요 포인트를 부각하기 때문에 모든 거리가 밝다고 할 수 없지만 중심가 곳곳과 주요 상징물에는 어김없이 화사한 조명이 시선을 잡아끈다. 모스크바 시내를 전망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참새 언덕이라고도 불리는 모스크바 언덕에 오르는 것이다. 모스크바대학 본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모스크바 언덕은 관광객은 물론 호젓한 시간을 즐기려는 아베크족과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모스크바는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연출하는 천의 얼굴을 지닌 도시다. 냉전 시대의 색안경을 끼고 본다면 딱딱하고 경직된 사회로 느낄 수도 있고 개방 이후의 성급함으로 바라보면 서구 유럽의 한 도시라고 착각할 만도 하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면 거리를 오고가는 자동차만 봐도 반세기 동안의 메이커별 변천사를 읽을 수 있다. 모스크바는 러시아의 수도이자 856년의 역사를 지닌 고풍스런 도시다. 거리 곳곳에서 만나는 재정러시아 시대의 찬란했던 건축물과 대문호의 동상은 856년을 이어져 온 오랜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
," 난해한 그림들과 친해지다 말라가와 안달루시아 지방이 피카소 회화의 원천을 더듬어 보게 만든다면 그 흔적들을 직접 비교하고 확인해볼 수 있는 곳은 스페인 지중해의 중심 항구도시 ‘바르셀로나(Barcelona)’다. 스페인 제2의 도시이지만 오히려 마드리드보다도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바르셀로나는 피카소와 가족들이 1895년에 북쪽 라코루냐에서 이주해오면서 본격적으로 화가의 꿈을 키우고 첫 전시회를 열면서 작품 활동을 펼치기 시작하던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1900년 열아홉살의 나이에 친구와 함께 파리로 떠나기까지
,"시퍼렇게 출렁이는 파도 너머로 옛 신라인의 아스라한 꿈이 피어오른다. 드넓게 펼쳐진 바닷길을 따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호걸의 웃음소리가 아득히 들려오는 듯 하다. 해상왕 장보고.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무적함대를 이끌고 동양 3국의 해상권을 장악한 위인으로 알려진 장보고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바는 사실 극히 적다. 단지 완도 출생으로 당나라에서 무관 벼슬을 지낸 뒤, 고국에 돌아와 완도에 청해진을 세우고 신라인을 납치해 노예로 파는 해적무리를 소탕했다는 정도. 이 와중에 삼국사기 등에서는 자신의 딸을 왕비로 세우려다 실패
,"봄 꽃은 봄의 신호탄이다. 꽃샘잎샘을 지나 꽃과 잎을 틔운 봄 꽃은 본격적인 봄이 도래했음을 알린다. 4월은 개나리와 산수유, 유채꽃, 진달래, 벚꽃, 매화 등 열거하기도 힘든 온갖 꽃들이 앞 다퉈 피어나는 시절이다. 이 즈음, 필 새라 질 새라 여기저기에서 봄 꽃 축제가 열린다. 이러한 축제는 화려하지만 꽃 ‘밖에’ 볼 수 없어 아쉽다. 하지만 이달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왕인문화축제에서는 꽃’도’ 볼 수 있어 좋다. 50리는 충분하다는 벚꽃 길을 배경으로 왕인박사 도일 행렬이 재연될 즈음, 벚꽃잎은 눈
,"하루는 안연이 공자에게 인(仁)에 대해 물었다. 이에 공자는 “자신을 이기고 예(禮)를 회복하는 것이 인이다. 극기(克己)란 자기 억제이며 복례(復禮)는 예에 부합되지 않은 언행을 예의 원칙에 부합되도록 하는 것이다. 하루라도 극기복례를 이룬다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어진사람이라고 부를 것이다”라고 답했다. 안연은 한걸음 더 나아가 “극기복례는 무엇을 뜻합니까?”하고 물었다. 공자는 답했다.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나아가지 말라. 인의 원칙에 부합되
," 보유한 자의 자부심 관람한 자의 뿌듯함 “넌 아마 시스틴 성당이 어떤 내음을 가지고 있는가를 내게 말해줄 수 없을거야. 한번도 그곳에 서서 그 아름다운 천장을 올려다본 일이 없으니!“유난히 직접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비가 세차게 내리던 우드스탁 콘서트장에 있었다거나 맥과이어가 일흔 번째 홈런을 날리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자랑삼아 얘기할 것이다.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위의 대사는 영화 ‘굿윌헌팅’에서 마음만 먹으면 무엇에든 박식한 주인공 맷데이먼에게 의사 로빈윌리암스가 했던 말이다. 미켈란젤로에 대한
,"꼭지점마다 다채로운 매력 상·쑤·항 삼각벨트‘상하이-쑤저우-항저우’ 도시 간 자기부상열차 연결 프로젝트는 현대문명, 자연, 고대문화라는 세 개의 꼭지점을 축으로 이들 세 도시에 깃들여진 다채로운 매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상하이-쑤저우-항저우’ 여행코스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경제상과 함께 역사와 문화의 고즈넉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중국여행의 대표적인 코스 중 하나다. ‘상·쑤·항 삼각 관광벨트’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세 도시가 지리적으로 정삼각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각 도시간
," 살아있는 피카소를 만나러 가는 길내리쬐는 햇볕의 각도에 따라 같은 건물이라도 다른 모습을 그려내는 변화무쌍한 이 지방의 모습은 피카소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에게 다채로운 영감을불어넣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글거리는 붉은 땅은 초록의 올리브 나무, 울긋불긋한 바위, 옥빛의 지중해 바다, 뭉게구름이 낮게 드리워진 푸른 하늘과 어울려 감성을 자극한다. 그림을 잘 모른다. 피카소는 더더욱 알지 못했다. 이 여행을 떠나기 전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에 대해 알고 있었던 점은 ‘현대 미술의 대가이며 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