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속초로 떠났다.열린 위장을 메우러 바다로 떠났다.●설악산 반, 동해 반바다를 다녀왔다. 내가 겨울 바다를 다녀온 이유는 팝 밴드 ‘푸른하늘’의 ‘겨울 바다’(1998)의 노랫말이 생각나서는 아니다. 수도권 거주자에게 흔히 있는 바다 결핍증이 있는 편도 아니다.다만 이 추운 겨울에 제대로 맛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가, 그 차가운 물속에 가득한 까닭이다. 메워진 가슴을 여는 게 아니라 열린 위장을 메우러 가는 셈이다.그 긴 동해 해안선에서도 속초를 고른 이유 역시 다른 곳에서 만나기 어려운 ‘겨울 바다’와 ‘제철 먹거리’
베트남 호이안의 호이아나 레지던스가 속한 해변 지역은 여전히 개발 중이다. 바다, 골프, 각종 액티비티를 황제처럼 누릴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STAY집의 편안함 그리고 최상급 호텔의 서비스호이아나 레지던스 Hoiana Residences베트남 다낭공항에서 40분 정도 달리니 목적지에 닿았다. 4km에 달하는 긴 해변엔 그 흔한 선베드나 호객 행위하는 마사지숍 하나 없이 순한 파도만 일렁거린다. 동중국해 한가운데에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존지역인 참 아일랜드(Cham Island)가 도드라지는 곳. 이 고요하고 드넓은 해변에
비양도는 우도, 마라도, 가파도에 비해 관광객 수는 적지만 가장 제주다운 섬으로 꼽힌다.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제주의 섬 중 가장 막내이기도 하다. 그런 비양도를 아직도 안 가 봤다면, 당신의 제주여행은 여전히 미완성이다전에 없던 모습으로한림항 도선대합실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20분. ‘늦었구나’ 하며 포기하려는 순간, 매표소 직원이 순발력을 발휘했다. 막 떠나려는 배를 멈추게 한 뒤 객실로 들어섰을 때, 모든 시선이 내게로 와 꽂혔다. 그제야 떠오르는 걱정 하나. ‘차 시동 제대로 껐나?’ 땀줄기가 흘러내렸다. 배를 놓쳤으면 2
땅을 먹고, 바다를 마시고, 해를 씹었다. 강화도가 차려 준 밥상에서.●강화도의 정 강화국수배곯던 시절, 강화도의 국숫집은 서민들의 휴게소였다. 인천행 버스가 오가는 터미널에서, 다음 기차를 기다리는 역 앞에서, 숭어가 펄떡이는 시장 어귀에서. 10원짜리 동전 두 개면 김이 폴폴 나는 국수가 뚝딱 나왔더랬다. 시대는 변했어도 국수는 여전하다. 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수북이 나오는 면. 넘칠 듯 말 듯한 국물. 강화도의 정이 찰랑인다.메뉴는 보통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다. 잔치국수는 멸치 육수로, 비빔국수는 양념장으로 맛을 낸다. 특별할
쇼핑의 땅, 이탈리아에서 길을 잃었다. 세상 제일 즐거운 방랑이 시작됐다.●Serravalle Designer Outlet쇼핑을 위한 디즈니랜드현명한 쇼퍼(shopper)들은 지도 앞에 선다. 쇼핑의 핵심은 체력. 최적의 동선을 짜는 건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다. 세라발레 아웃렛 입구 앞, 지도를 살폈다. 그런데 이거 심상찮다. 빨간 점으로 표시된 현재 위치에 비해 아웃렛의 규모가 너무 크다. 살 것도, 볼 것도 많다. 마음이 급해진다. 아웃렛의 파워는 브랜드 구성에서 나온다. 어떤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가는
일본으로 향하는 하늘길이 열렸다.2022 새롭게 변신한 사가현의 모든 것사가현의 새로운 얼굴인천에서 1시간 20분, 사가현은 이토록 가깝다. 사가현은 일본 규슈에 있는 7개의 현 중에서 가장 규모가 작다. 작아서 포근하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 질 좋은 먹거리, 뜨거운 온천은 물론이고 맘 놓고 걷기 좋은 올레길도 있다. 사가현은 지친 마음에 필요한 명약 같은 여행지다. 소박함 속에 피어난 매력이 돋보이는 곳, 2022년 새롭게 단장한 사가현의 곳곳을 들여다봤다.●EAT사가규 & 이마리규의 변신스테이크 하우스 라이언 ライおンSteak
제주를 대표하는 해양문화 축제인 최남단 방어축제가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올해는 축제를 한 달간 개최해 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다. 11월의 마지막 주말인 27일, 축제가 열리고 있는 모슬포항을 찾았다. ●방어 손으로 잡을까? 낚을까?“와아~ 잡았다! 잡았어!”축제장 가운데 마련된 커다란 풀장에서 달뜬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이리저리 다리 사이를 빠져나가던 방어를 누군가 잽싸게 낚아챈 것이다. 손에 방어를 잡아 든 모습이 전투에 승리해 전리품을 획득한 것 마냥 의기양양해 보인다. 몸집이 크고
신규 레스토랑부터 데뷔전을 치른 박물관까지,코로나 이후 홍콩은 다방면으로 새로워졌다.길고 길었던 그리움은 이제 끝났다. 홍콩의 ‘NEW’들을 즐길 시간이다.●변화무쌍한 홍콩의 표정중경삼림부터 시작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소호거리, 아트레인 벽화거리, 리펄스 베이 등 홍콩의 장면들을 한번 떠올리기 시작하면 홍콩 여행에 대한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11월21일 방영한 JTBC 예능 프로그램 에서 홍콩으로 잠시 랜선 여행을 떠났을 때, 여전히 풍성한 먹거리와 휘황찬란한 야경, 새롭게 변화된 홍콩의 모습들
일본이 열렸다.가성비 식도락 여행의 성지, 오사카로 떠났다.일본 식도락 여행에 빠지지 않는 목적지, 오사카. 오사카에도 파인다이닝, 가이세키 등 고가의 코스 요리를 판매하는 곳이 많지만, 해당 카테고리는 도쿄가 한 수 위다. 하지만 이자카야, 라멘 등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음식 기행은 오사카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번에는 관광객 대비 현지인 방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곳, 일본 맛집 전문 사이트 타베로그, 일본 미디어, 일본인 유튜버 등에서 조명한 식당 5곳을 모았다.●燃えよ麺助요리가 된 라멘, 모에요멘스케한국에 국밥
할 일이 잔뜩 쌓인 바쁜 일상을 살아내다 문득 자연에 안겨 믿음직한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싱그러움을 찾아 헤매다 전북 완주에 닿았다.●곱게 늙는다는 것화암사불명산 깊숙한 곳에 자리한 화암사(花巖寺)는 바위 위에 꽃이 피었다는 전설만큼 오르는 길이 순탄하지 않다. 진정 아름다운 것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 법이다. 신라시대 연화공주가 엄동설한에 핀 연꽃을 먹고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데, 그 연꽃이 있던 자리가 바로 화암사다.연화공주 정원 입구에서 출발해 산모기 가득한 숲길과 바위길을 지나 나무 계단을 오르고 마지막으로
자연의 청량한 숨소리, 석불 좌상의 웅장함, 노천탕의 따스함으로 물든 날. 여기에 황홀한 일몰은 덤이다. 석모도에서 올해 여행에 마침표를 찍었다.●10분의 고통, 그리고 극락 보문사 올해 마지막 여행을 위해 강화군 석모도로 향했다. 그곳에서 한 해를 추억하고, 더 나은 앞날을 위해 기도하기 위함이다. 몽환적인 일몰은 덤이다. 첫 목적지는 낙가산 아래 보문사다. 보문사는 우리나라 3대 해상 관음기도 도량(부처나 보살이 도를 얻는 곳) 중 하나다. 신라 선덕여왕 4년(635년) 회정대사가 금강산에서 수행하던 중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강
중간이 사라지는 시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2023년 10대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평균 실종’을 꼽았다. ‘평균, 기준, 통상적인 것들에 대한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며 제시한 ‘평균 실종’은 양극화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부의 쏠림과 소비의 양극화가 대표적이다. 골프 여행도 마찬가지. 엇비슷한 일정과 골프장이 아니라 평균을 뛰어넘는 골프 여행이 주목받는 이유다. ●한국 축구대표팀도 선택한운동과 휴식의 천국올해 6월, 터키는 국호를 튀르키예로 변경했다. ‘터키인의 땅’이라는 의미다. 이들의 땅에는 신들의 휴양지라는 안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