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신년기획으로 현장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여행인 100인에게 여행산업의 전망에 대해 물었다. 당시 100명의 실무자들은 여행산업과 자사의 전망을 살피고 위기·기회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했다. 다수의 여행사들이 기회 요인으로 ‘자유여행의 증가’를 꼽았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자유여행의 증가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니치 마켓을 공략할 수 있는 테마상품이나 실속상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눈에 띄었다. 불과 2~3년 전이지만 실제로 그 당시 각 여행사들은 자유여행객들이 주로 구매하는 입장권·패스·현
철옹성 같았던 중국 시장의 빗장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 거의 최소한의 운항으로 줄어들었다고 보았던 비행기길과 뱃길이 점점 사드 이전 수준을 향해 회복되고 있고,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도 완연한 증가 추세다. 국토교통부가 매월 발표하고 있는 항공여객에 따르면 중국노선 여객은 올해 3월부터 전년대비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9월27일 공개된 8월 항공여객만 떼어놓고 보아도 2017년 대비 24.9% 늘어 총 158만 명이 입국했다. 사드 보복 여파가 없었던 2016년 동월(207만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지만 지난 6개월
일본의 외래객 유치 전선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9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수는 216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3% 줄었다.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2013년 1월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오사카 호우 및 태풍 피해에 홋카이도 지진까지 자연재해 악재가 잇따른 결과다. 물론 한국도 크게 위축됐다. 7월 방일 한국인 수가 26개월 만에 전년동월대비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됐다. 8월에도 -4.3%를 기록하더니 9월에는 -13.9%로 마이너스 폭을 넓혔다. 중국과 함께 일본 인바운드 부문의 양대 시
올해 여행 심리가 다소 꺾였다지만 출국자 수 성장세는 매월 이어지고 있으며, 지방공항도 더욱 활성화됐다. 반면에 관광수지 적자는 매년 늘어 올 상반기에만 8조원을 기록했고, 정부는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여행으로 끌어올 방안 찾기에 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내국인의 해외여행도 국내여행과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 실업이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 수요 증가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아태지역은 실제로 그렇다. 에어버스, 보잉, 봄바디어, IATA 등이 공동
한 평론가는 ‘자신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에 거울 앞을 떠나듯, 가장 아름다운 사진을 얻었을 때 사진찍기가 끝난다’고 했다. 이 논법에 의하면 잘나온 사진이란 실제보다 잘 나온, 그러니까 자신의 얼굴과는 조금 다른 사진이라는 것이다. 이 가벼운 통찰이 비단 제 얼굴을 스스로 사진 찍는 ‘셀카’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SNS를 부유하는 수많은 축제소식에도 충분히 유효한 논리다.지난달 추석연휴를 이용해 지방의 한 축제에 다녀왔을 때였다. 시간을 들여 축제가 열리는 공간을 둘러보았지만 그럴듯한 포토존 몇 개만 조성했다 뿐이
9월 초 홈쇼핑에 크게 의존하던 e온누리여행, 더좋은여행 등이 줄도산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 말은 안 해도 불안함에 밤잠 이루지 못하는 곳들도 분명 더 있을 테다. 업계에 따르면 방송료 1회에 홈쇼핑에 지불해야 하는 평균 금액은 지난해 약 5,000만원 수준에서 올해는 7,000만원까지 치솟았다. T커머스 홈쇼핑 방송료도 평균 1,500만원 수준에서 올해 3,000~4,000만원까지 껑충 올랐단다. 그럼에도 연초부터 여행업계에서 홈쇼핑은 활발하게 진행됐다. 저렇게 피를 흘려도 될까 싶을 정도였는데, 다행히 최근에는 변화의 바람이
더좋은여행이 9월 초 폐업을 선언했다. 지난 7월 랜드와의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한지 두 달 만이다. 더웠던 여름 내내 더좋은여행과 랜드들의 줄다리기가 팽팽했다. 랜드는 못 받은 미수금을 달라 보채고 더좋은여행은 곧 투자금이 들어온다고 버텼다. 이미 상황은 기울어졌는데 서로 못 본양 기다린 것도 한참이다. 당시 더좋은여행에 상품을 공급했던 한 관계자는 “알면서도 기다리는 것”이라고 했다. 어쨌든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니까. 믿음이 홀라당 꿈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 더좋은여행을 대상으로 랜드사들이 미수금 회수를 위한 소송을 걸
기대를 밑돈 여름성수기 성적표의 후폭풍이 거세다. 1991년 한국에 BSP 제도가 도입된 이래 20여년 동안 대표적인 항공권 판매 전문여행사로 확고한 영역을 구축했던 탑항공이 BSP대금 미입금으로 8월24일 BSP 부도처리 됐다. 9월3일에는 지난해 11월 첫 발을 내디뎠던 e온누리여행사가 소비자와 업계에 큰 피해를 안긴 채 도산했고, 5일에는 위태위태했던 더좋은여행이 끝내 파산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2년여의 짧은 행보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형 사고가 잇따르자 그러잖아도 여행경기 위축을 걱정했던 여행업계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이게
20~30대가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패키지가 꽉 잡고 있는 효도여행까지 자유여행이 침범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런 상황은 일일투어, 버스투어 등 다양한 현지 투어 상품이 생기면서 자녀가 부모님을 편하게 모실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친구는 부모님을 모시고 10일 이상의 일정으로 유럽을 여행했는데 자유여행을 감행했다.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냈지만 자신만만하게 현지 투어와 자유일정을 섞은 여행 일정표를 보여줬다. 대형 여행사의 세미패키지가 아닌 자신만의 세미패키지를 만든
정보가 돈보다 귀하다는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건만, 여행정보에 대한 보상은 야박하기만 하다. 도처에 널린 게 여행에 대한 글과 영상인 만큼 정보를 구하기가 쉬워진 탓이다. 각종 커뮤니티와 어플, 웹사이트에서 오지 여행의 숨은 팁까지 무료로 배포하고 있으니, 이제는 금액을 지불하고 여행정보를 구입하는 행위 자체가 비상식에 가까워진 지도 모른다.문제는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상담도 값을 치루지 않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만난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상담 먹튀’가 횡행한다며 하소연했다. 그 애석한 사연을 지면으로 옮기자면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번쩍 떴을 때 시계는 오전 5시를 가리켰다. 발리로 향하는 비행기의 출발 시간은 오전 6시45분. 모든 게 꿈이길 바랐다. 비행기를 놓치는 초유의 사태에 맞닥뜨린 건 처음이다. 어이없는 상황에 원망할 수 있는 상대가 없다는 것도 분통이 터졌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수습에 나섰다. 24시간 운영되는 고객센터에 ‘긴급’ 사건으로 전화했지만 영업시간(오전 9시)에 정확한 항공권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9시가 조금 지나자 담당자는 노쇼 패널티와 여행사, 항공사 취소 수수료를 다 더해 17만원의 추가
지방 소재 A여행사는 올해 모 저비용항공사(LCC)의 지방 출발 동남아 노선 좌석을 ADM 방식의 하드블록으로 확보했는데, 된통 고생하고 있다. 계약한 좌석의 판매율이 80%에 미치지 못할 경우 미소진 좌석당 10여만 원의 벌금을 무는 방식이다. 봄 시즌부터 시작했는데 전통적인 비수기여서 판매가 쉽지는 않았다. 페널티를 물어야하는 경우가 많았고, 어떤 날짜에는 항공사가 여행사에 제공한 요금보다 더 저렴한 요금으로 자사 홈페이지에 개별티켓으로 푸는 ‘만행’을 저질러 기가 차기도 했다. 힘들었지만 참고 버텼다. 7~8월 여름성수기 때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를 다녀왔다. 7월30일부터 8월3일까지, 총 닷새다. 임종석 비서실장도 같은 기간에 휴가를 썼다. 여름 휴가 시즌의 정석이라는 7말8초 딱 그때다. 한국교통연구원은 5,000가구의 휴가 계획을 조사해 7월28일부터 8월3일까지 고속도로 통행량이 하루 평균 459만대로 평소보다 28%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교통부는 통행량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 7월25일부터 8월12일까지 특별교통대책기간으로 설정해 고속버스, 철도, 항공기 운항 횟수를 평소보다 늘리기로 했다. 7말8초 명성이 어디로 가랴. 정부는 2014년
여행에서 가성비, 가심비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요소는 음식이다. 2,500원으로 포만감과 맛 모두를 잡은 길거리 음식을 경험할 수 있고, 20~30만원이면 세계 최고 타이틀이 붙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우아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각종 통계와 지표에서도 음식이 관광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UNWTO의 푸드 투어리즘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8.2%는 여행 목적지의 브랜드 이미지에서 미식이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으며, 여행 예산 중 1/3은 음식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SNS에서 인기를 끌 만한 특색 있
하계 시즌이 성수기인 것은 비단 여행시장뿐만이 아니다. 매년 여름이면 극장가는 더위를 피해 찾아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호기를 놓치지 않고 스크린을 사수하려는 배급사들의 노력 때문인지 한주가 지날 때마다 새로운 영화들이 그야말로 쏟아지고 있다. 모니터를 가득 채운 영화목록을 보고 있자면 무엇을 예매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하게 되지만, 해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굳이 로튼토마토(영화 비평 사이트)까지 가지 않더라도, 네티즌들이 매긴 별점이 영화 선택에 훌륭한 척도가 된다.해외여행객 3,000만명 시대가 목전에 다가왔을 만큼 여행시장의 규
요즘 들려오는 곡소리가 구슬프다. 7~8월 성수기에 돌입했지만 부진한 실적에 끙끙 앓는 여행사들의 목소리가 그렇다. 특가와 홈쇼핑 정도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묘책처럼 보인다. 이 와중에 옆 동네에서는 잔치가 열렸다. 여행사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닌데 단품 OTA의 실적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실적을 공개한 단품 OTA 중 마이리얼트립 매출은 2015년 47억원에서 2017년에는 4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한달 매출만으로도 이미 100억원을 돌파했으니 올해 1,500억원 목표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와그도 2016년 출범
가만히 보고 있자니 30만원이면 태국 패키지 여행도 충분하겠다 싶다. 특전이란 특전은 다 포함하고 명소란 명소는 다 포함했는데 30만원이라니. 믿고 결제하라는 쇼호스트 목소리는 악마의 속삭임이나 다름없다. 과연 30만원으로 여행이 가능할까?아니나 다를까. 일정 내내 쇼핑의 압박이 따라온다. 눈칫밥이 싫어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쇼핑도 한두 개 하고, 옵션도 한두 개 했더니 현지에서 쓰는 돈이 상품가 30만원에 맞먹는다. 라텍스라도 샀다간 몇 백만 원 넘어가는 건 일도 아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30만원은 미끼 값
단거리 여행지에 관심이 많다면 LCC의 빅 이벤트가 열리는 1월과 7월이 다가올수록 설렐 것이다. 어디로 갈지, 항공권 가격은 어떻게 될지 생각하며 여행계획을 세우는 재미가 크기 때문이다. 올해도 지난달 25일 티웨이 메가얼리버드를 시작으로 진에어의 진마켓과 제주항공의 찜특가 이벤트가 연달아 진행되고 있다. 각 항공사 별로 이벤트 내용이 공지되면 원래 가고 싶었던 목적지와 항공권 가격이 싼 지역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고민과 상관없이 막상 예약 서비스가 오픈되면 많은 소비자가 특가 항공권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올해
얼마 전 한국공항공사(KAC)가 주최하고 항공컨설팅기관인 CAPA(Center for Asia Pacific Avia tion)가 주관한 ‘2018 CAPA 북아시아 LCC 회의(2018 LCCs in North Asia Summit)’이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렸다. 한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고 주제 역시 저비용항공사(LCC)에 관한 것이어서 그랬는지 관심이 높았다. 토론 주제들도 흥미로웠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의 대표 또는 부사장이 ‘정착한 LCC’로서의 고민과 계획을 털어놨고, 에어대구·에어프레미아·에어필립 등 새롭게
미세먼지에 갑갑한 요즘은 공기 좋은 나라가 부러워 미칠 지경이다. 그 부러움은 이번 타히티 출장에서 절정에 다다랐다. 바다는 너무 맑고 투명해 바닥이 훤히 보였고 지평선에 있는 작은 섬은 선명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거슬리는 것 하나 없는 맑은 공기는 말해 뭣하랴. 그런데 이토록 천국 같은 섬을 찾는 여행객은 생각보다 적다. 지난해 타히티섬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은 고작 20만명뿐이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수가 약 1,334명이었으니 1.5%에 그치는 수준인 셈이다. 지상낙원이 붐비지 않는 건 아마 거리보다는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