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즈믄해의 시작이라고 그리도 떠들었던 2000년의 허망한 끝자락에서 한 통의 초대장을 받았다. 라스베이거스·네바다주 관광청 서울사무소가 관광기자단을 위해 베푸는 송년잔치. 이제 어딜 가나 어느덧 원로(?) 측에 끼게 되어 참석하기가 찜찜한데 ‘휘황찬란한 라스베이거스의 밤’이라니. 그런데 주최측이 요구하는 ‘참석복장(Dress Code)’인 ‘청바지와 셔츠’가 흥미를 끌었다. 1850년대 이래, 미국 서부의 광부, 철도원, 카우보이들이 작업복으로 입기 시작해 요즘은 전세계 패션이 된 블루진. 어느 사회학자는 청바지를 일러 ‘자유를
"2001년 한국방문의 해가 밝은 지 며칠이 지났다. 이 행사는 올림픽이나 엑스포 등 다른 세계적 규모의 국제적인 축제와 달리 유치경쟁이 없이 우리가 외국 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 자의적으로 선정한 이벤트다. 따라서 이 행사의 취지는 청정산업의 대명사인 관광사업을 통해 외화획득은 물론 국위선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적극적인 차원의 관광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웃 나라인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그들과 경쟁하면서 세계 속에 ‘관광한국’을 심어나가는 일이 만만치 않은
"2001년, ‘한국방문의 해’로의 새해가 밝았다. ‘한국방문의 해’는 우리가 외국관광객들을 전국적인 다양한 볼거리와 편리한 서비스로 한껏 유치해보겠다고 선포한 해이다. 그러나 예년과 같은 관광전략으로는 역시 서울-경주-부산으로 이어지는 국제관광의 80%이상의 핵을 이루는 ‘서울 중심의 경부라인’이 주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경부라인을 제외한 지방으로의 외국인 유치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다시 말해서 ‘지방화시대 8년째’와 ‘2001 지역문화의 해’를 맞는 시점에서도 지방은 소외되고 올해도 ‘한국방문의 해’가 자칫 ‘서울방문의
"2001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선언해 놓고 정부는 문화관광부를 중심으로 무던히도 애를 썼다. 초기에는 예산지원도 별로 못받고 관련기관에서 인력을 지원받아 태스크포스팀을 형성하여 기본계획의 골격을 만들어 내느라 바빴다. ‘한국방문의 해’는 우리가 보유한 관광잠재력을 세계에 알리고 좀더 많은 외래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국가적인 특별 이벤트로 이를 계기로 관광업계는 직접적인 매출증대를 통하여 성장이 기대되고 국가적으로는 국가이미지 제고 및 홍보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이러한 ‘한국방문의 해’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정부는 ‘한국방문의
"초등학교 시절 매년 겨울 방학 때면 당시 대전에 살던 나는 산업화의 기치 아래 몸살을 앓던 도시를 벗어나 할머니가 계시는 시골에 가서 한달씩이나 추억을 만들어 오곤 했다. 칠순의 연세에 비해 기력도 좋으시고, 허리는 다소 구부정하셨지만 항상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이셨던 할머니를 나는 물론 다른 손자손녀들도 무척 좋아했다. 70년대 중반 어느 해인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 해 겨울 방학은 논농사를 짓던 할머니와 큰집 식구들에게 상당한 고초를 안겨준 때였다. 추수를 앞두고 병충해 등의 여러 재해가 작물에 상당한 피해를 끼쳤기 때
"지역에서 작성되는 관광통계 중 외래관광객 수는 희한하게도 감소는 별로 없고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자치단체에서는 그 지역에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오느냐에 관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관광객 수를 추정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담당자가 과학적인 방법으로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추정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다 보니 다음 해의 수치가 항상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국내외의 많은 학자나 실무자들은 우리 나라의 통계가 현실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고 있다. 통계는 사실과 가깝게 수집되어야만 통계응용이 설득력을 갖
"지난 주말 아내와 네 살짜리 딸을 데리고 제주도로 휴가를 다녀왔다. 제주는 아름다운 섬이다. 누가 뭐라해도 우리나라가 내세울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임을 부인할 수 없다. 공항에 내리면 다가오는 이국적인 풍경, 푸른 실루엣의 한라산,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과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독특한 생활양식, 산과 초원과 청정해역이 어우러져 관광지로서 제주도만큼 경쟁력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곳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제주도는 요즘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문제로 시끄럽다. 제주도 당국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활성화와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케
"크리스마스 캐럴 중에 휄리스-나비다라는 캐럴이 있다. 나비다(Navided)는 성탄절을 의미하는 아르헨티나 말이다. 아르헨티나는 섭씨 40도의 무더운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맞게 된다. 더위 속에 맞는 성탄절 인사로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이 휄리스-나비다(Feliz Navided)인 것이다. 정열적인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도 음악과 춤을 즐기는 흥겨운 성탄모임을 갖는다. 아르헨티나 인들은 성탄절에 보통 시드리라고 하는 사과주를 많이 마신다. 비노 블랑쇼라고 하는 백포도주나 비노 니그로라고 하는 흑포도주를 마시기도 한
"90년대 들어서부터 지역관광개발이 관광의 주요 이슈로 대두되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역관광개발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저마다 지역개발의 수단으로서 관광개발을 들고 나왔다. 온천지구를 개발하기도, 콘도미니엄을 개발하기도, 때로는 테마파크 개발을 추진하기도 하였다. 90년대 말 부터는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너도나도 지역축제 개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그러나 지난 10년을 돌이켜 볼 때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지역에 남은 것은 짓다만 건물, 분양이 되다만 텅빈 콘도미니엄, 주
"12월에 들면서 각종 송년 모임이 잦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왜 그리도 다른 사람들과의 연을 놓지 않으려 하고 특히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만큼은 한번쯤 꼭 모이려 할까. 그 한 번의 모임이 종류에 따라 열 번을 넘을 수도 있다. 우리의 전통적 사고 방식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 개인이 다른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 있으나마나한 존재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서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멍청한 사람을 뜻하는 단어 ‘idiot’가 있다 이 단어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사회로부터 동떨어져 사는 사람을 말한다. 다른
"며칠 전 일부 언론에 보도된 짤막한 토픽기사 하나가 많은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관광객 등 많은 여행객을 수송하는 기내에서 담배를 피운 승객 한 명 때문에 여객기가 이륙 1시간 만에 회항하는 소동을 빚었다는 내용이었다. 도쿄 나리타 공항을 이륙한 미국 시애틀행 아메리칸 항공 소속의 보잉 777기는 술취한 40대의 일본인 승객이 기내 화장실에서 승무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계속 피우자 여객기 안전에 위험을 느낀 조종사가 1시간 정도 경과후 나리타 공항으로 되돌아 오고 말았다는 것이다.세계 각국의 항공사들은 몇 년 전부터 승객
"공을 일부러 벙커에 빠트리기 위해서 골프 공을 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잘 치려고 한 공이었지만 원하는 방향과 관계없이 빠지게 되는 게 보통이다. 친 공이 벙커에 빠져서 기분 좋을 골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프로골퍼들은 오히려 그 공을 한 번에 홀 컵에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고 한다.골프 코스를 두고 흔히들 인생의 여정을 축소시켜 담아낸 것이라 하지 않는가. 한 동안 잘 나가는 듯 싶어 교만에 빠지면 어느 틈에 고난을 접하게 된다. 다스리고 참고 인내하면 웃게되지만 사소한 것을 다스리지 못해 순
"이름이 꽤 있다는 국내의 문화재를 찾을 때마다 답답한 심정을 가눌 수 없다. 입간판에 간략하게 씌어있는 내력이 설명의 전부일 때가 많은데, 그것도 보통사람이 알기 힘든 전문용어를 사용하니 이해하기에 어렵다. 함께 써있는 영문판을 보면 무슨 의미인지 얼떨떨할 때가 더 많다. 본인의 영어실력이 짧은 탓도 있겠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희귀한 단어나 틀린 철자가 자주 발견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소개하여 감상하는데 별 도움이 안 된다. ‘하필 왜 이런 내용을 소개한담’하고 짜증이 날 정도다. 그러니 그냥 휭 둘러보고 오기 일쑤다.
"남아프리카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아침 한 농부가 자신의 밭이 이상한 모양으로 쑥밭이 되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쑥밭이 되었다고 하기에는 밭의 일그러짐은 뭔지 모르지만 일정한 모양을 보이고 있었다. 농부는 그 희한한 모습에 놀라 당국에 신고했다. 조사를 마친 경찰당국은 그 이상한 자국이 UFO의 흔적일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10일 후 관련 전문가들이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공중에서 재조사를 하게 되었다. 그 결과 그 미스터리는 풀려버렸다. 지름이 100미터가 넘는 그 불가사의한 자국은 다름 아닌 BMW의 원형 로고였다.그 사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소비는 얼어 붙고 기업은 구조조정으로 숨가쁘다. 일각에서는 또 한번의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건설업과 유통업을 비롯한 주력산업의 침체로 지역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보도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상이 되어 버렸다. 관광산업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제주와 경주의 체감 경기 또한 최악이라고 한다. 경기는 내년에도 지금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광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자치단체도 적지 않다. 관광에 대한 관심과 투
"세계관광기구(WTO)는 전세계의 수많은 관광관련 기구 가운데에서도 가장 정통성을 인정받고 있는 조직이다. 내년에는 WTO의 14차 정기총회가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한일 양국에서 공동개최될 예정이라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WTO에 지난 몇 년간 깊은 고민이 있다. 다름 아닌 민간부문(Private Sector)의 강세이다. 민간업자와 사업자 단체 그리고 지자체 등 정부가 아닌 민간부문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관광산업을 조율하던 WTO의 정통성은 각국 정부에서 관광산업을 대표하는 장관 및 관
"미식축구는 미국인들이 종교 이상으로 열광하는 스포츠다. 유독 미국인들만이 좋아하는 이 경기는 4번 공격에 10 야드를 전진해야 하는 기본 룰이 있다. 그 네 번 공격을 위해 경기는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그러다 보니 경기의 끊김이 너무 자주 나타난다. 10야드 정복에 성공하지 못하면 공은 상대팀에게 넘어간다. 그래서인지 이 ‘가다 서다’가 익숙하지 않은 시장에게 미식축구는 지루하게 보일 수도 있다. 축구의 경우, 한번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면 전반과 후반 사이의 한번 ‘서다’를 제외하면 90분간 공은 계속 구른다. 그 공이
"석유에 밀려나기 전 국내 에너지 자원 중 첫 번째 손가락에 꼽혔던 석탄의 주산시 강원도 고한읍 탄광마을이 산간종합위락단지로의 변신을 위한 차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지난달 28일 ‘강원랜드 카지노’가 2002년 골프장, 테마파크 등을 갖춘 메인 카지노 개장에 앞서 2백여개 규모의 호텔이 딸린 ‘스몰 카지노’를 개장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폐광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국내의 다른 카지노와 달리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이 카지노를 개장하자마자 전국에서 5천여명의 고객이 몰려들어 ‘불야성’을 이루었다고 한다. 슬롯머신 180대
,"지난 주말 일본의 관광개발 전문가들과 협의회가 있어서 동경을 다녀왔다. 필자는 일본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하여 많은 것을 느꼈다. 이들에게서 직접 들은 일본의 리조트법의 실패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일본의 실패를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거대한 것, 최고 수준의 것을 희구한다. 그래서 테마파크를 개발하고자 할 때 대규모로 지어서 세계에서 몇위권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해서 결국은 과투자를 유발한다.많은 사람들은 동경권 주변의 수많은 테마위락시설 개발을 두고 3,000만명이라는 거대한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