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이 집계한 ‘직업만족도’ 결과가 3월28일 발표됐다. 국내 621개 직업별 재직자 1만9,127명을 조사해 만족도 상위부터 100위를 공개했는데, 예상했겠지만 여행업 관련 직종은 하나도 오르지 못했다. 14위에 항공기 조종사가 올랐지만 여행업보다는 항공업과 밀접한 직종이다. 아, 물론 기자도 100위 안에 못 들었다. 

직업만족도는 ▲발전가능성 ▲급여만족도 ▲직업 지속성 ▲근무조건 ▲사회적 평판 ▲수행직무만족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한 것이란다. 만족도가 높은 직업으로는 1위가 판사, 2위가 도선사, 3위가 목사가 올랐다. 100위까지 여러 번 찬찬이 훑었건만 여행과 관련된 직종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어쩐지 평가 기준을 나열하면서도 머쓱한 기분이 들었다. 

높이 평가할만한 것이 무엇인지 속 시원하게 탁 나오지 않는다. 하나씩 짚어보자. 상품개발과 판매 프로세스는 계속 조금씩 시스템화 되어가고 있으니 발전가능성과 직업지속성을 높이 쳐주기 어렵다. 근무조건 역시, 여행사 별로 격차가 크지만 다른 직종과 비교해서 크게 나쁘다고도, 좋다고도 하기 어려우니 패스다. 사회적 평판은 점점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역시나 그다지 높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그중에서도 탄식을 나오게 하는 것은 급여만족도다. 2,000만원 초반의 초봉과 구경도 못해본 야근수당까지…. 업계의 낮은 임금수준은 누구라도 부정하지 않는다. 평가기준 5개(수행직무만족도는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어 제외한다) 중 어느 하나도 만점 주기가 이렇게 어렵다. 

‘여행’이란 콘텐츠가 주는 낭만을 생각하면, 종사자의 만족도가 썩 높지 않은 것은 아이러니하다.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을 남에게 주면서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결국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닐까. 건강한 직업활동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다. 직업만족도 100위 안에 여행업 관련 직종의 이름이 수두룩 오를 때까지.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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