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에서 두 번째 WIT(Web In Travel)를 선보였다. 싱가포르에서 첫 막을 연 WIT는 도쿄, 홍콩, 런던, 암스테르담, 두바이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고 초기 100여명에 불과했던 참여자들의 규모도 5배 이상 증가했다. 다음달 6일 도쿄에서 개최되는 WIT는 서울보다 규모도 크고 패널로 참가하는 업체도 다양하다.

서울의 WIT는 흥미로웠다. 국내 여행업에서 손꼽히는 기업들이 참가해 현재와 미래의 한국 여행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도 유익했지만, 공식적인 인터뷰에 쉽게 응하지 않았던 업체들의 속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던 것도 반가웠다. 또렷하게 공개하지 않았어도 그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어렴풋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이 말하는 한국 여행업계는 치열한 경쟁 시장이다. 이미 탄탄하게 자리 잡은 로컬 여행사의 입지를 흔들 글로벌 OTA의 진출이 증가하고 있고, 그들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기술적으로 누가 좀 더 빠르고, 정확하고, 낮은 가격의 상품을 제공하면서 규모를 키워 나가느냐가 향후 생존의 관건으로, 이르면 2~3년 내에 판가름 날 것이라 예측했다. 향후 기업 간의 인수·합병 역시 굉장히 빠르고 다양하게 진행되는 것은 물론 OTA와 메타서치, 메타부킹의 경계가 흐려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얼마 전부터 글로벌 OTA의 한국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일부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여행업의 기술적 부진을 지적했다. 모바일과 기술력을 제외한 여행업은 시장에서 버티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른 변화에 비교적 늦은 대응이긴 하지만 몇몇 여행사에서 IT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모바일과 기술에 본격적으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영역 확장을 위한 움직임도 내비치고 있다.

향후 여행업계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자가 ‘글로벌 자이언트’가 될지 ‘로컬킹’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다수가 염원하듯 국내 여행업계의 흐름과 특성, 변화 등을 꾸준히 지켜본 국내 누군가가 로컬킹의 자리에 오르길 바란다. 늦긴 했어도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 말이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