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하고 ‘찐’한 부산을 만나고 싶다면 남포동과 자갈치시장에 갈 일이다. 
그곳엔 “어서 오이소” 하고 두 팔을 내젓는 부산이 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남포동엔 없는 게 없다. 먹을 것도 ‘천지 삐까리’, 입을 것도 ‘천지 삐까리’, 볼 것도 ‘천지 삐까리’다. 매우 많고 널렸다는 말이다. 남포동의 초입은 영화극장이 마주 보고 서 있는 ‘BIFF부산국제영화제’ 광장이다. 광장에는 국내외 유명 영화인들의 손이 핸드 프린팅으로 박제돼 있다. 매년 가을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이면 유명 배우와 감독들이 새롭게 핸드 프린팅 대열에 합류한다. 남포동 인근의 낡은 극장에서 시작된 ‘작은 영화제’ 앞에는 이제 ‘국제’라는 호칭이 붙는다. 보물찾기 게임을 하는 심정으로 좋아하는 영화인의 손도장을 찾다 정신을 차리니 구불구불한 골목 안이었다. 

얼키설키 뒤엉킨 골목은 거대한 미로 같았다. 지하철역을 등지고 남포동 BIFF광장에 서면, 앞으로 창선동 먹자골목이 펼쳐지고 왼쪽으로 부평동 족발골목, 오른쪽으로 광복동 패션거리가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노릇노릇한 씨앗호떡과 굵직한 부산 떡볶이가 차려진 노점상을 비집고 쭉 직진하면 ‘아리랑거리’다. 목욕탕에서나 볼 수 있는 자그마한 의자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분주하게 비빔당면, 국수 등을 흡입하고 있다. ‘도떼기시장, 깡통시장’ 등 다양한 별명을 자랑하는 국제시장도 아리랑거리와 멀지 않다. 1945년 해방 이후 각종 군수 물자가 시장을 통해 풀렸는데, 지금도 국제시장에선 일제, 미제 등 각종 수입품이 팔리고 있다.  

왁자지껄 수다스러운 남포동을 떠나 자갈치 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되니, 찾아가기 참 쉽다. 오랜만에 찾은 자갈치 시장엔 여전히 사람 사는 냄새가 진동했다. 고 최민식 사진작가가 그리워졌다. ‘날 것의 사진’을 고집한 그가 왜 그토록 자갈치 시장을 사랑했는지, 시장 주변을 한 바퀴만 돌면 알 수 있다. 자갈치 시장은 펄떡이는 물고기의 마지막 몸부림처럼 언제나 역동적이다. “회 한 접시 먹으소.” 권하는 호객행위도 여기선 거추장스럽지 않고 정겹다. 자갈치 시장 뒤편에선 영도다리가 훤히 보였다. 
 
 
주목! 우수여행상품
한세투어 www.gajabusan.com
[부산 무비 앤 더 시티 2박3일]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