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마련 시급해”… KATA 토론회에서 제기
-  ‘관광진흥위원회’ 신설 등 다양한 의견 제시되

글로벌 여행기업이 한국 내 입지를 급속히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관광산업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희대 변정우 교수는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5월31일 개최한 ‘여행·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해외 글로벌 여행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계속되고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지만 우리 업계는 속수무책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익스피디아·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B2C 여행기업들이 한국 내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할 정도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우리 여행기업이 없는 것은 물론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나 육성 계획도 없다는 지적이었다. 변 교수는 또 “에어비앤비의 2016년 매출액은 57억 달러로 전년도 매출(24억 달러)의 2배 이상을 달성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훌륭한 ICT 환경이 이들 글로벌 여행기업에게 영향력 확대의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지만 과연 우리 기업들에게는 어떤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도 우려했다.

변 교수는 ‘서비스 R&D 투자 강화’와 ‘ICT와의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관광산업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서 해법을 찾았다. 변 교수는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전체 R&D 예산 660억원 중 관광서비스 R&D 예산은 1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들어 “관광서비스 분야에서도 제조업 분야의 R&D 투자만큼 과감한 예산 배정과 투자가 이뤄져야하며, 장기적으로는 이를 전담할 조직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ICT와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관광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익스피디아나 프라이스라인 같은 글로벌 기업 탄생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관광 일자리 창출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여행·관광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관광정책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여러 분야와 연관되는 관광의 특성을 고려해 ‘관광진흥위원회’와 같은 범 정부 차원의 조직을 만들어 부처 간 협업은 물론 관광정책의 획기적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변 교수에 이어 주제발표를 한 세종대 이희찬 교수 역시 같은 맥락에서 “각 부처간 정책협력이나 정책조정 수준이 아니라 정책통합에 의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며 “ICT 기반 스마트 관광의 출현에 따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각 부처의 주요 기능간 수직적 연계가 불가피한 시점인 만큼 이를 통합 관리할 새로운 주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관광산업의 미래발전 전략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던 만큼 폭 넓은 분야에 걸쳐 다양한 아이디어가 오갔다. KATA 양무승 회장은 “여행·관광산업의 과제를 성찰하고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데 오늘 토론회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제시된 의견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발전시켜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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