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여행의 미래
IATA의 차세대 핵심 프로젝트 NDC & NewGen ISS

-차세대 정산 시스템…1971년 도입된 BSP 보완
-BSP대리점 종류 재편하고 EasyPay 등 적용

NDC와 함께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공을 들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차세대 정산 시스템(NewGen ISS, New Generation of IATA Settlement System) 도입이다. 

IATA는 2016년 9월 항공사-여행사 간 의사협의체인 ‘파콘프(PAConf., Passenger Agency Conference)’ 회의를 열고, NewGen ISS  개발 및 도입 근거를 담은 새로운 규정(IATA Resolutions)을 채택했다. 1971년 도입된 현재의 BSP(Billing and Settlement Program) 정산시스템은 갈수록 급변하고 다변화하는 항공 운항 환경에 적합하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차세대 정산시스템 NewGen ISS를 통해 환경 변화에 걸맞게 항공사와 여행사에 더 폭 넓은 융통성과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정산 과정에서의 재정 안정성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NewGen ISS는 ▲시대변화상을 반영하고 여행사 필요에 보다 부합하는 형태로 BSP 대리점 종류 재편 ▲선결제로 BSP 항공권을 발권할 수 있는 ‘이지페이(IATA EasyPay)’ 결제시스템 도입 ▲은행보증 등 기존 재정안정보장책을 보완할 글로벌 보험제도 도입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IATA 파콘프는 NewGen ISS 도입을 위해 여행사와 항공사로 구성된 실무협의체(Working Group)를 구성해 구체적인 도입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호주와 칠레, 영국 등 특정 시장에서 특정 GDS 및 항공사, 여행사를 대상으로 이지페이 등을 시범 적용했으며, 재무 안정성 강화 대책도 2017년 중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사이에 NewGen ISS를 본격 적용하게 된다. 

한국에서도 2015년 중순부터 주요 항공사와 여행사를 대상으로 이지페이를 시범 운영했다. 이지페이는 BSP여행사가 은행에 전용 계좌를 개설하고 현금을 예치하면 그 액수만큼 항공권을 발권할 수 있는 결제방식으로 BSP여행사는 담보부담에서 자유로워진다. 항공사는 기존 BSP 정산 체제보다 더 빨리 항공권 대금을 정산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디까지나 BSP여행사의 선택사항으로, 기존의 BSP 정산 방식을 대체하는 개념은 아니다. 

2018년부터는 BSP대리점 종류도 재조정된다. 현재와 같은 개념의 BSP 대리점 이외에 세계 각국에 지사를 둔 다국적 BSP여행사, BSP담보 제공 없이 신용카드 및 이지페이로만 거래하는 BSP여행사 3종류로 재편될 전망이다.
 
 
●특별기고
IATA는 왜 NDC를 만들었나?
 

익스피디아
양박사 이사
 
 
얼마 전 두바이로 휴가를 갔다. 잠시 시간을 내 중동 항공사에서 근무 중인 유럽 친구들과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회포를 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자연스럽게 항공사 유통 채널망과 관련된 IATA NDC(New Distribution Capability)에 대해 의견을 나누게 됐다. 개인적으로 한국시장에 적용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지라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었는데 나를 제외한 다른 모든 이들이 IATA NDC에 대해 열띤 대화를 이어갔다. 그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그래서 IATA NDC는 무엇이며 앞으로 한국시장에서 어떻게 적용 가능하고, 또 얼마 만큼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예상해봤다. 
 
IATA는 왜 NDC를 만들게 되었나?
 
IATA가 NDC를 만든 이유로 그동안 업계에서 흔히 접했던 이야기는 IATA가 항공사의 GDS 비용 부담에 대한 해결책으로 NDC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항공사마다 각기 다른 부대 수입 상품 판매를 원하지만 GDS 회사들이 이러한 항공사들의 요구에 속도를 맞춰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고, 출시한다 할지라도 실제 여행사에서 그러한 상품을 쓰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들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는 얘기였다. 이런 이유로 IATA가 항공사와 여행사의 공생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는 설이다. 

필자가 보는 시각은 좀 다르다. IATA가 NDC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항공사들의 IATA 이용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 비중이 증가했는데, 전 세계 다수의 LCC는 FSC와 달리 판매 및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GDS를 쓰지 않고 있다. 자사의 웹사이트 판매를 중심으로 하면서 여행사를 통한 판매는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통해 항공사 자체 PSS(Passenger Service System)와 여행사 시스템을 직접 연결해서 판매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 보면 항공권에 IATA 스탁(Stock) 번호가 적용되지 않는 티켓리스(Ticketless) 항공권이 상당 부분 운영된다는 이야기다. 이 말은 중간에 IATA의 개입이 없어도 된다는 얘기다. 이는 결국 IATA 사업 부문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BSP 사용률 및 여러 관련된 부문(IATA 실적, 분석 데이터 등)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결국 IATA는 모든 항공사가 자신들의 사업영역에 적극적으로 포함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됐고, 그것이 바로 NDC 탄생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본다. 
 
IATA NDC는 도대체 무엇인가?
 
NDC는 항공사와 여행사 각각의 시스템 사이에서 중간 집합자(Aggregator)를 통해 XML언어를 사용해 쌍방의 정보교환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다. 이렇게 항공사와 여행사 중간에서 운영하는 방식이 사실 GDS와 흡사하기 때문에 NDC를 흔히 GDS를 대체하는 새로운 시스템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틀린 말이다. 왜냐하면 IATA가 운영할 중간자(Aggregator) 역할을 해서 절차를 만들어 놓은 부분은 맞지만, 실제 IATA가 제작한 시스템을 쓰는 방식이 아니다. NDC 프로그램에는 GDS들도 포함되었기 때문에 IATA NDC를 GDS를 대체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쉽게 설명하면, 아마데우스 GDS도 NDC와 함께 한다.

현재 우리 여행사들이 하고 있는 일을 생각해보면 보다 이해가 쉽다. 국적사의 국내선 판매는 항공사 PSS와 여행사 시스템을 API 연결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이미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API방식은 IATA BSP를 통해 판매 정산을 하지 않고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별도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ADM 등 사후 관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있다. 
또한 항공사별로 API 설계방식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아 중간의 추가 API를 연결해야 하는 등의 문제점도 있었다. 그래서 IATA NDC는 기존의 제 각각이었던 API 구조를 표준화시킴과 동시에 BSP를 접목시켜 번거로운 정산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또 API의 장점을 이용해 항공사와 여행사가 커뮤니케이션함으로써 여행사가 항공사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기 용이하게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NDC가 항공업계에 미치는 여파는?
 
많은 사람들이 GDS 및 GDS에 수반되는 ATPCO, OAG* 등과 같은 회사들의 운영 범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축소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GDS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인터라인 판매의 강점과 기존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하는 항공사 마케팅을 극대화하는 우수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위에 언급한 것처럼 GDS 회사들도 IATA NDC 프로젝트에 참여했기 때문에 기존의 영업 방식을 고수하고자하는 FSC는 비용 면에서 큰 장점이 없는 한 GDS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특히 한국에서는 그동안 수입관리 시스템이나 공항 DCS(Departure Control System)와 연계돼 그동안 개발된 시스템들을 포기한다는 것도 무리다. 

IATA NDC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로서는 IATA NDC 프로그램에 가입한 항공사끼리만 인터라인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실제 성공 여부는 항공사의 적극적 참여에 달려있을 것이다. 

IATA NDC는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겠지만, 필자는 IATA NDC가 혜성처럼 나타나 하루 아침에 산업의 판도를 바꿔놓을 복병이라기보다는, 나날이 변화해가는 항공 환경에 발맞추기 위한 IATA의 혜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ATPCO (Airline Tariff Publishing Company)는 전 세계 450여개 항공사가 이용하는 예약, 발권, 운임, 환불 규정 시스템
OAG (Official Airline Guide)는 글로벌 항공 정보 제공 업체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