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A “가이드-여행사 입장 달라 다면적 논의 필요”
-여행사 공감은 아직, 첨예한 입장차에 장기전 전망

동남아시아 통역가이드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라며 등장한 한국통역가이드노조(이하 가이드노조)와 한국여행업협회(KATA), 현지 랜드사가 오는 9월17일(잠정일자) 태국 현지에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대형 패키지 여행사의 횡포를 중단하라는 가이드노조의 입장이 강경한 가운데, 간담회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7월 한국 내 활동을 마친 가이드노조는 지난 8월1일 태국으로 돌아간 뒤, 노조원을 모집하는 한편 태국 외 아시아 국가의 가이드노조 설립에 참여하며 공동체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박인규 본부장은 “오는 8월15일 베트남의 한국인 가이드노조가 발족할 예정이며 이어 캄보디아,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등에서 노조설립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이드노조의 활동과는 별개로 한-태관광진흥협회는 이번주 주요 패키지 여행사에 ‘노투어피 상품만이라도 보내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안정적 수익 구조를 갖춘 상품에 대해 현지의 니즈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가이드노조가 문제를 제기한 여행사와의 협상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오는 9월 예정된 간담회에는 8월10일 기준 참여의사를 밝힌 여행사가 없고, KATA만 참석한다. KATA 측은 “다면적으로 이야기를 듣기 위한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변화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대형 여행사들의 잘못으로만 비추기엔 문제시되는 부분들도 있어 간담회에서는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사의 입장은 보다 강경하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실체가 있는 곳인지 의심되고, 노조가 성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며 “우리가 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장차이가 극단적인 만큼 문제 상황이 해결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태국 현지 관계자는 “현지 랜드나 가이드에게는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다만 성공한다면 현지 생업 환경이 더 좋아질 수 있겠지만, 이런 요구를 통해 상품가가 올라가게 됐을 때 고객이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 입장이 공존하는 것 같다. 조율이 잘 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가이드노조 운영진은 한국을 방문해 각 여행사에 토론회를 요청하는 한편, 여행사 건물과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박인규 본부장은 “한국에서 만나달라고 공문을 보냈으나 어느 누구와도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며 “협상을 우선으로 생각했지, 시끄럽게 만들고자 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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