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철저한 신분사회가 있다. 비행기에서다. 구매한 클래스에 따라 오가는 출입구부터 먹고 마시는 것, 덮고 자는 침구류 등 모든 서비스를 다르게 누린다. 그러나 현실은 얄팍한 지갑이 속상할 뿐. 특가나 프로모션을 찾고 마일리지를 사용하거나 카드사 혜택, 옥션 등 발품을 팔아서라도 이코노미 클래스 이상을 노리는 이유다. <편집자 주>

●사전 업그레이드는 복잡해 
 
이코노미 클래스 티켓을 손에 쥔 당신.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여행은 두 다리 뻗고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방법은 몇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항공사 예약·발권부에 전화를 걸거나 홈페이지, 공항 체크인시 카운터 또는 기내에서 직접 요청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항공사마다 요금 규정이 다르게 적용된다. 승객이 구매한 클래스나 좌석 현황에 따라 추가 비용을 차등 부과하는 항공사도 있고 전 노선, 모든 클래스에 동일한 요금을 부과하는 항공사도 있다. 예를 들어 알리탈리아항공의 경우 같은 이코노미 클래스라도 80만원에 구매한 승객과 120만원에 구매한 승객에게 비즈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 할 때 부과하는 요금이 각각 다르다. 알리탈리아항공 관계자는 “높은 클래스의 요금으로 구매한 승객이라면 적게는 10~20만원으로도 비즈니스클래스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편 LOT폴란드항공는 국제선 편도 기준 이코노미 클래스를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업그레이드 하면 45만원,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비즈니스 클래스로 변경하면 65만원, 이코노미 클래스를 비즈니스 클래스로 변경하면 102만원의 추가 비용을 동일하게 부과하고 있다. 즉, 특가로 60만원대 이코노미 클래스를 구매한 승객과 120만원대로 구매한 승객에게 업그레이드에 대해 같은 요금을 부과한다는 의미다. 

KLM네덜란드항공은 시점에 따라 규정도 다르다.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이코노미 컴포트 클래스로 업그레이드시 180유로,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비즈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시 800유로를 부과하는데, 이는 출발 당일 좌석이 있을 때에만 해당한다. 사전 구매시에는 구매한 티켓 클래스에 따라 차등 부과한다. 따라서 KLM네덜란드항공의 경우 출발 당일 좌석에 여유가 있다면 구매한 클래스에 관계없이 동일한 요금을 부과하므로 훨씬 저렴하게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셈이다. 
 
●복불복의 게임… 업그레이드 경매 
 
다음은 업그레이드를 위한 경매에 참여하는 방법이다.  
비행기가 이미 출발하고 나면 판매되지 않은 좌석은 재고가 아니라 판매 불가로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서는 마지막까지 업셀(Upsell)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항공사들이 시도하는 것이 경매를 통한 판매다. 경매 사이트에 제휴를 맺은 항공사들은 출발일 한 달 전, 일주일 전, 3일 전, 24시간 전 등 일정 간격을 앞두고 승객들에게 메일을 보낸다. 이 메일을 받은 승객들에게만 티켓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인데 플러스그레이드를 사용하는 항공사의 승객은 스스로 지불 의향이 있는 금액대를 설정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실제 경매와 같이 최소·최대 금액을 설정하면 된다. 이 때 입찰 여부는 출발 2일 전 확인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업그레이드 경매에 참여한 이들의 후기에 따르면 낮은 금액에 업그레이드가 당첨되는 케이스는 드물다고. A항공사 관계자는 “무수한 경우의 수가 있겠지만 실제 비즈니스 클래스로 구입했을 때의 금액과 비슷하거나 3~5만원 적게 설정해야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이하로 경매에 참여할 경우 당첨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며 “어차피 이코노미 클래스 중에서도 높은 클래스를 구매한 승객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비즈니스 특가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옵션타운의 경우 업그레이드 금액은 항공사에서 결정한다. 따라서 기존의 이코노미 클래스 티켓을 저렴하게 구매했다면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클래스를 구매하는 비용보다 낮게 업그레이드 가능하겠지만, 이코노미 클래스를 높은 요금으로 구매했다면 큰 이득은 기대할 수 없다. 옵션타운의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는 출발일 2~3일 전부터 당일까지 기다려야 알 수 있으며 약 1,000~3,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플러스그레이드나 옵션타운 시스템을 이용하는 항공사들은 약 60여 곳이다.
 
●비즈니스 넘어 퍼스트 
 
특전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여행 시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신용카드의 혜택도 여행 분야로 확대되고 있고 항공사들이 충성 고객 유치를 위해 제공하는 특전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 11월 업그레이드 회원권 제도를 도입했다. 업그레이드 회원권을 이용하면 비즈니스 클래스를 예약한 승객이 퍼스트 클래스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연간회원권은 130만원, 1회 이용권은 70만원으로 연간 회원권의 경우 이용 횟수에 제한이 없어 특히 장거리 상용 VIP 고객들에게 솔깃한 혜택이다. 또 1회 이용권 역시 기존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퍼스트 클래스로 업그레이드 하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해 1회만 이용해도 크게 손해는 없다. 다만 회원권 이용이 가능한 노선은 퍼스트 클래스가 있는 A380 기종이 투입된 뉴욕, LA 등 노선에 제한된다. 현대카드는 지난 4월 국내에서 연회비가 가장 비싼 ‘더 블랙 에디션 2’를 선보였다. 연회비 250만원에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하지만 이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클래스를 구매하는 이들에게 퍼스트 클래스로 무료 업그레이드 해주고 있다. 
 

●손에 잡히는 럭셔리, 프리미엄 이코노미

퍼스트 클래스나 비즈니스 클래스는 로망일 뿐이라면 손에 쥘 수 있는 럭셔리를 공략하자. 항공사들이 쏟아내고 있는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조금만 투자하면 누리는 혜택이 확실히 다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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