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드, 타이완-반중국 정서'로 중국인 급감, 타이완 진출 봇물… 성격 달라 난항에 우려감도

사드 문제로 인해 중국 시장이 축소되면서 중국 전문 여행사들의 살길 모색이 더욱 바빠지고 있다. 본토의 영향력이 적은 하이난이나 중화권에 속하는 타이완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성격이 다른 만큼 제대로 자리 잡기 마땅치 않은데다, 기존 업체들에 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타이완은 같은 중화권이면서 항공 공급량이 많아 계속 시장 규모가 커지는 지역이기 때문에 여행사들의 관심이 크다. 시기상 양국 관광시장에서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도 주요한 원인이다. 타이완은 2016년 당선된 차이잉원 총통이 타이완의 독립을 주장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 타이완 인바운드를 주도했던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112만명 줄어들었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던 업체들이 당장 먹거리가 떨어지면서 중국 외 근거리 국가의 관광객 유치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A 타이완 전문 랜드사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에 마케팅을 늘려서 지금은 어느정도 동남아 관광객이 늘어났지만, 예전 중국인 관광객만큼은 못 미친다”며 “전략적으로 한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과 타이완 두 나라가 상부상조하게 되는 구조다.

시장은 녹록치만은 않다. 타이완은 단체 여행보다 자유여행이 많은 시장이어서 이미 여행사의 영역이 작아진 상황이고, 마지노선이 명확해 덤핑 등 상술로 단기 수익을 만들어낼 수가 없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A 타이완 전문 랜드사 관계자는 “원래 타이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여행사들이 있었고 대부분의 현지여행사들과 거래관계가 있기 때문에 신생 여행사가 들어온다고 해도 경쟁력 있는 가격을 받기 어렵다”며 “타이완은 노투어피를 할 수 없는 지역이고 쇼핑이나 옵션도 없는 지역이라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과포화된 타이완 북부 지역 대신 중부나 남부 지역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한다. B 타이완 전문 랜드사 관계자는 “타이중이나 까오슝 등 중남부 지역 도시의 시장성을 묻는 경우도 있다”며 “북부에 비해 아직 미개발 된 지역인만큼 그나마 접근하기가 쉽지만 소비자 마케팅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공급을 직접 늘려 그룹 좌석을 운영하려는 곳들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곧 “중국 전문사들 중에 전세기를 운영했던 등 사업 규모가 컸던 곳들은 항공사와의 관계를 잘 유지해 타이완의 공급석을 확보해 가져가거나 전세기를 추진하는 등 강수를 두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러 난항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선택권이 없다는 점은 타이완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C 여행사는 “사드 문제가 처음에 생각한 것보다 길어질 것 같다”며 “기대를 갖고 기다렸지만 너무 장기간이 되다 보니 중화권 국가인 타이완에 다들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쟁 심화로 인한 시장질서 교란을 걱정하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마구잡이식으로 진출하다 보면 폐단도 생기지 않겠느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