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돌풍이 거세다. 카카오뱅크가 편의성과 낮은 대출금리로 시중은행을 위협하고 있다. 출범 100시간, 영업 개시 5일 만에 고객 수 100만 명을 넘기더니 출범 2주가 채 안 되어 고객 수가 200만 명을 돌파했다. 수신액은 9,960억 원, 대출액은 7,700억 원,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 신청은 141만 장을 달성했다. 폭발적인 반응이다. 카카오뱅크를 이용해 본 상당수 고객은 카카오뱅크를 주거래 은행으로 바꾸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의 점포 중심의 영업 관행을 고객 중심으로 바꾸고, 기존의 경직된 절차를 기술로 극복해 상식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은행 소비자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게 됐다. 카카오뱅크의 등장과 돌풍은 고객이 은행이 아니라 ‘은행 서비스’를 잘하는 기업을 원한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기존 은행이 금융산업 특유의 거대 진입장벽에 안주해 충분한 인력과 능력이 있음에도 고객들이 요구하는 단순한 요구조차 빠르고 편리하게 개선하지 못하는 동안 ‘같지만 다른 은행’ 카카오뱅크가 편리함과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카카오뱅크의 흥행 이유는 공인인증서나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본인 인증과 보안카드 등 복잡한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편리함 때문만은 아니다. 편리함에 더불어 시중은행보다 좋은 금리 조건으로 예금, 적금, 대출 모두에서 상품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즉, 서비스와 상품 모두 경쟁력이 있으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지금까지 시중 은행들이 관행이라며 요구했던 과도한 서류와 끼워 팔기를 없애니 부담 없고 편리한 서비스가 가능해졌고, 무점포와 인원 최소화로 상품 경쟁력까지 확보했기 때문에 폭발적 호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 아직은 이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고여서 썩어가고 있던 금융시장에 큼지막한 돌을 던져 금융시장을 뒤흔든 것은 분명하다. 카카오뱅크의 등장과 고객의 환호에 시중 은행들은 기존 모바일 뱅킹을 재정비하거나 금리 및 수수료 인하 등 고객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기존 은행들은 명쾌하고 편리한 카카오뱅크의 서비스를 시행하지 못했다. 관행의 벽과 보호 장벽의 편안함에 안주하다 변화와 혁신의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뒤늦게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전면 재검토 등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은 것 같지 않다. 

카카오뱅크의 돌풍과 시중 은행의 고민은 여행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직 여행업의 카카오뱅크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이 등장하지 않은 것이 여행업계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 수 없지만, 여행업계가 기존 은행들처럼 변화와 혁신의 타이밍을 놓친다면 여행업계의 카카오뱅크 출현과 돌풍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 것이다. 카카오뱅크에 큰 배움을 얻은 시중 은행과 같이 여행업계 역시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여행 소비자들은 이미 패키지투어를 넘어선 새롭고 편리한 서비스나 상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그런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사가 없기 때문에 기존의 여행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지 기존의 서비스와 상품이 편하고 마음에 들어서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혁신은 관습과 관행을 완전히 바꾸어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수십 년째 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행에 대한 욕망이 큰 여행객 덕분에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 없이도 회사를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고객만족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고객의 변화를 따라가기보다 정보의 비대칭을 활용하여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고객이 카카오뱅크에서 은행이 아니라 ‘은행 서비스’를 찾듯이, 여행객은 여행사가 아니라 제대로 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원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제대로 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꼭 여행사일 이유도 필요도 없다. 여행사 스스로 고객의 변화와 욕망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여행사보다 ‘여행 서비스’를 더 잘하는 기업에 여행객을 빼앗기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여행 서비스'를 더 잘하는 여행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K-TravelAcademy 대표강사
hivincent@naver.com
 
*K-Travel아카데미 오형수 대표강사는 하나투어 인재개발총괄팀장을 거쳐 현재 여행업 서비스 개선과 수익증대, 성과창출을 위한 다양한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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