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시대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한 면에서 요즘 여행사는 약자가 됐다. 자체 채널보다 타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매출이 비등하거나 더 높기 때문이다. 같은 상품인데 여기에서는 안 팔리고, 저쪽에서는 팔린다. 손님들은 왜 여행사를 찾지 않는 걸까.

여름휴가로 다낭에 다녀왔다. 다낭은 ‘한국인 천지’라고 불릴 정도로 어딜 가도 한국인들로 북적였다. 다낭 여행을 준비하면서 유명한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풀빌라부터 인기 리조트, 호텔을 직접 특가로 받아 공급하고 있었고 그밖에 현지투어, 스냅, 마사지 예약, 픽업 및 렌터카 상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놀라운 점은 커뮤니티에서 만든 상품들에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고 실제 예약 문의와 구매, 리뷰 등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었다. 상품을 살펴보니 다낭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이 쏙 모였다는 느낌이 충분했다. 현지투어는 오전과 오후, 야간으로 나누거나 우리 가족만을 위한 단독 투어, 호텔 체크아웃 후 반나절 투어에 샤워 가능한 마사지숍으로 마무리되는 상품도 있었다. 모든 예약 문의는 카카오톡으로 진행됐다. 실제 기자도 이곳에서 코코넛 보트투어와 마사지숍을 예약하고 유명 맛집의 햄버거를 호텔까지 배달시켜 먹기도 했다.
 
편리했다. 진짜 자유여행객이 원하는 가려움을 긁어주는 유용한 상품과 서비스가 많았으니 뒤따라 온 만족감은 당연했다. 이번에는 여행사가 궁금해졌다. 아주 기본적인 상품은 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미치지 못했다. 구매자들의 이용 후기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혹시나'가 ‘역시나'에 그치자 힘이 빠졌다.  

자유여행이 활발해 졌다고 하지만 그들도 무턱대고 여행을 다니지는 않는다. 자유여행자들도 도움을 찾는다. 너무나 많은 정보 속에서 옥석을 찾아 시간을 쓰고 믿을 만한 리뷰를 보고 마음을 정한다. 일부러 여행사를 멀리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만 고집할 이유도 없다.

중요한 건 누가 이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하는가다. 필요에 맞는다고 생각되면 자유여행자는 비싼 키워드 광고나 뻔히 속이 보이는 블로그 마케팅이 없더라도 제발로 기꺼이 그 곳을 찾아 온다. 음식이 맛있는 식당에 사람이 모이고 오래 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명색이 여행으로 먹고 사는 여행사가 특별히 못할 이유가 하나 없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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