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호텔 시장의 환경변화는 빠르고 예측 불가능하게 바뀌고 있다. 호텔마케팅 전문가들의 최근 글로벌 호텔마케팅 트렌드를 요약해 보면 크게 4가지의 키워드로 나뉜다.

첫 번째로 ‘근본적인 변화’를 들었다. OTA의 성장, 구글(Google)의 여행시장 진출과 구글 AD를 통한 광고영역의 확대,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의 인스턴트 부킹(Instant booking) 지역별 개시 등 IT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 변화를 근본적인 변화로 규정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모바일’. 앞으로 더욱 확산될 모바일 환경은 고객의 행동패턴 변화를 불러오고 이에 따른 호텔 산업의 기민한 변화를 요구한다. 세 번째 키워드는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다. 나의 호텔 검색이 우선적으로 되느냐 되지 않느냐는 호텔 영업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이미 온라인 환경은 검색을 하기 위한, 검색이 되기 위한 엄청난 먹이사슬의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네 번째는 ‘소셜 미디어’다. 고객이 전파하는 이야기와 일상들이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뤄지고 있고 이에 대한 전략 구축이 필요하다. 이는 이미 많은 한국 호텔들이 전문 담당자를 구축하고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분야다. 국내 시장의 변화도 한국 호텔들은 뜨겁게 절감하고 있다. 가장 큰 두 가지 변화는 호텔 증가와 중국 시장의 격감이다. 이 두 가지의 시장 환경 변화로 지금도 많은 호텔들이 속 쓰린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글로벌한 변화와 국내 변화를 압축할 수 있는 키워드는 ‘FIT’다. 호텔이 FIT 중심의 여행 산업 환경변화에 전략을 준비하고 실행할 수 있느냐가 바로 호텔 영업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고객은 여행사를 방문해 예약하던 시대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예약 하고 여행한다. 또 여행하는 자기모습을 실시간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주변 친구들에게 전달하는 시대로 급속히 접어들었다. 불과 7~8년 사이 벌어진 변혁이다. 

FIT 시대의 호텔 영업을 논하기 위해서 필수 과정이 있다. 바로 ‘고객 분석’이다. 호텔 시장의 변화는 고객의 행동패턴 뿐만 아니라 호텔 영업을 위한 분류의 기준자체를 변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직원인 30대 남성 홍길동 고객은 호텔의 이전 마켓 세그먼트(Market Segment) 분류에 의하면 분명 기업체(Corporate Segment)에 속한 고객이다. 그런데 요즘 주요 고객이던 홍길동 고객께서 자꾸 호텔을 헷갈리게 만든다. 분명 업무 차 호텔에 투숙을 하지만 지난번에는 익스피디아(Expedia)를 통해 예약했고, 이번 투숙은 호텔이 뿌린 페이스북 스페셜 프로모션으로 예약을 잡았다. 업무가 끝난 저녁이면 홍길동의 ‘Seoul Night Tour’라는 이름으로 구글 트립(Google Trip)에 마치 여행 상품처럼 투어코스를 만들어 친구들과 공유한다. 투숙이 끝날 즈음이면 트립어드바이저에 ‘이 호텔은 도대체 객실 온도가 조정되질 않아 늘 춥게 느껴진다’며 불만을 올린다. 이제 홍길동의 정체는 ‘삼성전자에 다니는 30대 남자. 현 주소지는 뉴욕 맨하튼이고 페이스북과 구글트립을 애용, 익스피디아를 통한 예약을 선호함’이다. 이것이 이 시대 호텔들이 기본적으로 확보해야 할 고객의 정보가 되었다.

총지배인은 기업영업을 담당하는 세일즈 매니저를 볼 때 마다 울화가 치민다. 연초부터 급감하는 기업체 실적을 보강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대해 얘기했는데 뭐 하나 제대로 돼는 게 없다. 기업담당 세일즈 매니저도 성질나기는 마찬가지. 더 열심히 세일즈 콜을 하고 RFP도 올렸으며, 로비에서 분명 홍길동 아저씨도 자주 보는데 실적은 떨어진다. 총지배인의 화풀이 대상으로 전락한 최근 몇 년이 기가 막히다. 

홍길동 고객은 기업체 고객일까, OTA 고객일까? 우리는 여기서 짚어봐야 할 문제점을 볼 수 있다. 우리 호텔은 지금 영업 전략에 있어 현 시대에 맞게, 그리고 호텔이 지향하는 시장을 찾아 세그먼트를 조정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호텔이 초기에 구축한 시대의 세그먼트를 재규정하거나 시스템 조정 없이 오랜 세월을 그냥 살아온 것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한다. 

총지배인은 OTA 담당자를 불러 아무렇지도 않게 요청한다. “OTA 세그먼트에서 한국인 실적을 알려주게.” 담당자는 그러잖아도 바쁜데 짜증스럽기 시작한다. 호텔은 OTA를 세그먼트로 설정하지도 않았다. 더군다나 호텔의 PMS는 시장과 세그먼트 그리고 거래처로 연결되는 구조를 호텔의 시장상황에 맞춰 조정할 수 없는 구조다. 그런데 최근 총지배인은 자꾸 손이 많이 가는 리포트를 요구한다. OTA 담당직원은 지난달 각 OTA의 게스트 목록을 뽑아 문서로 한국인으로 예측되는 사람을 정리해 보고한다. 그러다 보니 하루가 갔다. 

결국 시장의 변화를 깨닫고 움직임을 기민하게 하려고 해도 우리가 매일같이 만지고 있는 PMS는 호텔의 지향점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고객의 분석이 호텔 영업 전략의 핵심이 된 이 변혁의 시대에 호텔이 원하는 분석을 할 수 있도록 우리의 PMS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이 변혁의 시대에 정신을 차려보니 호텔영업은 PMS로 부터가 시작이었다. 
 
유경동
(주)루밍허브 대표 kdyoo@yoo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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