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여행사들의 메타서치(Metasearch) 의존도가 높아졌다. 스카이스캐너, 카약 등 대표적인 메타서치가 한국 진출을 시작하면서 국내 대부분 여행사가 계약을 맺고 있다. 항공사도 예외는 아니다. 직접 계약을 통해 메타서치로 항공운임을 노출하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메타서치를 활용한 항공권 구매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한때 여행 좀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카약 신공’이라는 유행어가 생겼을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메타서치는 최저가를 제공하는 최고의 창구였다. 메타서치에 입점하는 여행사들도 그만큼 늘어났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 와중에 몇몇 여행사 관계자들에게 메타서치는 골치 아픈 존재로 전락했다. 최저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소비자가 메타서치를 선호하니 노출을 위해 계약은 유지해야 하는데, 보유한 항공 운임이 최저가가 아니다보니 수수료만 지불하고 있다. 성사되는 물량이 많지 않은 탓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점점 타사대비 높아지고 있다. 딱히 메타서치를 대신할 만한 판매 채널도 찾지 못했다. A여행사 관계자는 “B메타서치에 가장 먼저 입점한 회사가 우리다. 초반에는 실적이 좋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과도한 경쟁에 계륵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쩌면 최근 업계 관계자들에게 듣는 얘기가 그들에겐 희소식일수도 있겠다. 최근 여행자들의 여행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저가만 고집하던 여행자가 상품의 퀄리티를 고려하고, 특가만 좇던 여행자가 편안함·편리함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가까운 지역만 고수하던 여행자는 비슷한 분위기, 비슷한 가격, 비슷한 거리의 다른 지역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최저가를 요구하는 소비자가 다수이기는 하지만 조금씩 여행을 선택하는 기준이 다양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낮은 가격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시장의 벽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여전히 최저가 시장은 활황이다. 특가 소식을 전해주는 앱의 인기가 상승하고, 패키지 전용 메타서치도 나오고 있지만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머지않아 다양한 테마의 판매 채널이 환영받길 기대해본다.
 
양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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