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여행 이효석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해마다 <메밀꽃 필 무렵>이면 봉평은 하얗게 물든다.  
메밀밭 주변의 좁은 길을 나귀와 함께 걸어가는 세 사람이 보인다. 방울소리도 밭을 따라 딸랑딸랑. 글로 영상을 그리는 작가 이효석의 재주는 그저 탐이 난다. 장돌뱅이 허생원은 아들일지도 모르는 동이와 함께 봉평장을 돌았을 것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이 아니었다면 메밀에서 꽃이 피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가루가 된 메밀은 국수로도 묵으로도 만들어지고, 잎과 꽃은 약재로 쓰인다. 메밀꽃은 히말라야, 중앙아시아 등 추운 곳에서도 잘 자랄 정도로 강인하다. 사전에서 이 꽃을 검색하면 ‘메밀의 꽃’이라는 뜻과 함께 ‘파도가 일었을 때 하얗게 부서지는 물방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실제 바닷가 사람들은 “메밀꽃이 인다”고 하며 흰 거품을 일으키는 바다를 표현한다. 거품을 닮은 메밀꽃은 강원도 평창에서 매년 하얗게 일어난다. 

올해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에선 ‘효석문화제’가 열린다. 메밀꽃이 만개하는 9월2일부터 11일까지다. 무엇보다 ‘메밀꽃 필 무렵’을 만끽할 수 있는 축제라서 특별하다. 1930년대 장터를 재현하고, 이효석 생가를 비롯해 소설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테마 공간이 구석구석에 자리 잡는다. 드넓은 메밀밭은 물론이고, 소설 속에서 허생원과 성씨처녀가 인연을 맺은 장소인 물레방아, 장돌뱅이들의 쉼터인 주막 충주집도 만날 수 있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은 시각적인 묘사가 특히 뛰어난 작품이다. 장터의 풍경이나 달빛 아래 물레방앗간 등에 대한 묘사는 마치 사진이나 영화를 보는 듯하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한 메밀꽃’이다. 그 꽃들 사이를 연인과 함께 거닐어 보고픈 로망에 효석문화제는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메밀 타작과 막국수 만들기 체험, 민속놀이 등의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은 물론 효석백일장, 영화감상, 독서토론회, 문학산책, 보물찾기 등의 문화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풍등 날리기, 섶다리 건너기, 뗏목체험 등으로 자연과 한층 가까워질 수도 있다. 메밀꽃밭 포토존에서는 기념사진도 찰칵! 

다른 곳은 몰라도 이효석 문학관을 지나치면 봉평 문학여행의 오점으로 남는다. 문학전시실과 문학교실, 문학정원 등으로 꾸며져 있는데, 이효석의 삶과 작품, 문학세계를 엿보기에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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