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개월에 달하는 기간 동안 여행업계 사람들은 좌불안석이었다. 사드 갈등 때문이다. 호황을 맞은 아웃바운드이건만 절정을 맞았어야 하는 중국 시장은 찬바람만 쌩쌩 불고, 면세점 매출은 반토막에 호텔은 빈방 때문에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는 날들이었다. 

다행히 지난 10월 말 사드 합의문이 발표되면서 일말의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이미 동계에 접어들어 중국 패키지의 비수기라는 점, 마침 동계 항공운항인가도 끝난 참이라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을 추가 운항하기 힘든 시점이라는 데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차라리 넉넉히 준비기간을 얻은 셈이어서 시점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중국 시장의 재개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면서 반사이익을 봤던 지역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베트남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의 경우 중국으로 빠지지 못한 패키지 수요가 크게 늘었던 곳이다. 올해 사드 문제 이후로 베트남은 ‘해가 지지 않는’ 지역이었을 정도로 비수기 없이 활황을 이뤘다.
 
특히 베트남 북부를 중심으로 한 관광 노선에 패키지 수요가 급증했다. LCC 공급과 신규 취항도 줄을 이었다. 많은 부분 중국 항로가 막히면서 베트남을 차선으로 선택했던 덕이다. 베트남에 기반을 둔 한 취재원은 “중국 덕을 많이 봤는데, 시장이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약간 두렵다”고 했었다. 어느 정도의 여행객 감소를 예측하고 있는 표현이었다. 

반대로 중국에서 활동하던 여행사들이 많이 넘어왔었던 타이완은 사드 보복 완화로 인한 시장 재편을 기대하고 있다. 넘어온 여행사들이 중국으로 다시 복귀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또 다른 취재원은 “상황이 상황이었으니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경쟁사가 늘어나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었다”고 말하며 다음 시즌의 시장 변화를 암시했다. 

중국은 워낙 거대한 시장이었다. 해빙기의 지각변동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예측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중국 시장에 주력해왔던 여행사만 변화를 준비할 일이 아니다. 크고 작게 미쳤던 중국 시장의 파장을 되짚어보고, 새로운 전략을 짤 시기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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