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키워드_항공자유화(오픈스카이, Open Sky)
 
2016년 연간 항공여객 1억명 돌파 신화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다. 2010년대 들어 활발하게 진행된 항공자유화(오픈스카이)는 여행 산업 성장의 기반이었다. 앞으로의 핵심은 중국이다.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아직 하늘길에 제약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전략적 항공자유화 추진한 정부
-LCC 성장과 궤를 맞춰 시너지
-부분 자유화 그친 중국에 촉각
 
●직접 원인 아니지만 기본 인프라로 역할
 
지난 11월 초, 한국과 필리핀 간 열린 항공회담에서 마닐라를 제외한 노선에 대해 양국 간 항공자유화가 이뤄졌다. 마닐라 노선은 기존 주1만2,650석에서 주2만석으로 약 7,500여석을 추가 공급할 수 있게 됐고, 그 외 노선의 운수권은 제약 없이 확대됐다. 이 소식은 즉시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증편이나 신규 노선 취항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이다. 물론 항공자유화협정 체결 시점이 동계 스케줄이 결정돼 시행되던 시점과 맞물린 탓에 당장의 큰 효력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장의 기대는 좀 더 먼 미래에 맞춰져 있다. 올 한해 녹록치 않았던 시장 분위기가 점차 환기되고 있는 만큼 다음 시즌부터는 비즈니스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거란 예측이다.

항공자유화는 왕래가 자유롭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몇 번이고 오갈 수 있다. 꾸준하고 넉넉한 항공공급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여행 시장에서는 항공자유화가 필요충분조건인 셈이다. 

지난 2006년 화물 운송, 2008년 여객 운송에서 항공자유화가 체결된 베트남을 보자. 베트남의 여행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취항 항공사가 늘어나기 시작한 시점을 넉넉잡아 2014년이라고 본다면, 항공자유화가 체결된 시점인 2008년부터 약 6년이 지난 뒤다. 곧 오픈스카이가 여행 시장의 성장과 직결되거나 혹은 성장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진 않지만, 일종의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베트남 노선의 운항은 점진적이라기 보다 삽시간에 급증했고, 이런 신속한 공급증대는 이미 체결돼 있었던 항공자유화를 배경으로 했다. 마닐라 노선에 한해 운수권을 제한했던 필리핀과 달리 베트남은 전지역에서 항공자유화가 적용됐던 덕에 신규 노선 개발도 수월하게 이뤄졌다. 기존 목적지였던 하노이와 호치민에 이어 나트랑, 다낭, 푸꾸옥 등이 근래에 개발됐거나, 개발 중이다. 
 
●자유화 국가 중심 국제선 넓힌 LCC
 
항공자유화는 저비용항공사(이하 LCC)의 성장과도 궤를 같이 한다. 국내 LCC는 2000년대 후반 등장하기 시작해 2010년 이후로 본격적으로 세를 확장해 왔다. 설립 초기 국내 LCC에게는 이미 FSC가 선점하고 있는 항공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고, 그 베이스캠프는 일본이었다. 일본과는 2007년 항공자유화협정을 체결해, FSC의 선점 노선 외에도 확장성이 풍부했던 것이다.
 
또한 2013년 인천-나리타 구간까지 자유화 되면서 LCC 취항이 날개를 달았다. 인천-나리타 구간만 떼어놓고 보면 자유화 이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ANA 등(양국 국적 외 외항사 제외) FSC가 노선을 모두 점유했었다. 현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일본항공, ANA 등 FSC는 물론이고 국내 LCC인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서울,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이 취항하며 하늘길을 빽빽하게 메우고 있다. 
 
일본을 주춧돌 삼은 국내 LCC는 가까운 아세안 지역으로도 눈을 돌렸다.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라오스 등이다. 항공자유화협정이 체결된 국가들이다. 태국의 경우, 항공자유화는 일찌감치 이뤄졌으나 양국간 지정항공사만 운수권을 갖게 되는 구조여서 여타 지역과는 발전상이 달랐다. 먼저 세를 넓힌 태국 국적항공사들이 한국 노선을 선점하고, 공급 과잉까지 벌어지면서 국적 LCC의 활약이 미약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ICAO 제재 사건으로 태국 국적항공사의 운항에 제동이 걸리자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이 보다 세를 확장하게 됐다. 

고로 항공자유화협정에 대한 LCC의 니즈는 FSC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지난 2014년 국토교통부에 ‘근거리 국가와의 항공자유와 확대 및 저비용항공사의 근거리 항공운수권 우선 배분’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중국 노선 자유화만 남았다
 
향후 촉각은 중국에 모아지고 있다. 중국은 2006년 산둥성과 하이난성에 한해 부분 자유화가 이뤄진 것이 전부다. 여타 노선에는 매번 항공회담을 통해 협의된 운수권을 배분받는 방식으로 취항할 수 있다.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한 항공사 간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은 동남아시아 이상으로 멀리 비행할 수 없는 국내 LCC에게 특히 절실한 시장일 수 밖에 없다. 또한 LCC의 니즈와 더불어 여행 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이 이미 검증된 지역이기 때문에 항공자유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곧바로 상당한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중론이다. 2006년 부분 자유화 당시 2010년 경 전체 자유화를 체결하기로 했지만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고, 논의 재개 시점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항공자유화 (오픈스카이, Open Sky)
우리나라의 항공자유화협정은 2011년부터 가속화 됐다. 파푸아뉴기니, 스페인, 에콰도르, 라오스 등과 항공자유화를 합의하고 아세안 국가인 태국과 캄보디아 그리고 마카오와는 항공사 숫자 제한을 없앴다. 최근에는 필리핀(마닐라 제외) 노선에 대해 항공자유화협정이 체결되는 등 지속적으로 하늘길 장벽을 해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협정을 체결한 국가와는 운항 신고만으로 취항이 가능하게 되면서 국가 간 교류와 여행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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