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키워드  갑질
 
봇물 터진 여행박람회가 파트너사들의 피로도를 높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람회에 참여한 자와 참여하지 않은 자에 대한 여행사들의 대우도 달라졌다.  관계를 위해 내놓는 지원금 출혈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편집자 주> 
 
 
박람회 참여 않자 야금야금 사라진 상품 
 
여행박람회는 여행사 한곳의 힘으로만 진행하기에는 어렵다. 항공사나 호텔, 랜드사, 관광청, 랜드사 등의 마케팅 지원이 어찌 보면 필수다.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하고 참여할 박람회가 많아지면서 파트너사들의 부담이 커졌다. 그동안의 공이나 앞으로의 관계를 생각하면 모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러기엔 현실적으로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박람회 참여가 강요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언의 압박이 도사린다는 것이 참여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사례를 들어보자. A사는 올해 모 박람회에 파트너사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박람회가 끝나자 해당 여행사 홈페이지에는 A사의 상품이 슬그머니 하나둘 사라졌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A사의 매출에는 타격이 생겼고 A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내년 박람회 참가를 약속했단다. 수요가 적은 장거리나 특수 지역의 경우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요가 적으니 박람회에 참여할 만큼의 예산이 배정되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랜드사가 마케팅 비용을 일부 부담하는 일도 발생했다. 

올해 하나투어는 부산에서도 박람회를 개최했다. 모두투어의 내년 박람회 일정은 8월로 당겨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하나투어 여행박람회(6월 예정)와 두 달여 간격으로 열리는 셈이 된다. B관계자는 “국내에서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박람회를 두달 간격으로 참석하기에는 본사 승인이 어려울 것 같다”며 “박람회 참여 효과에 대해서는 파악하기 어려운데 그밖에 소셜커머스나 타여행사들이 진행하는 크고 작은 온라인 박람회 등 챙길 것이 많아져 피로도만 높아졌다”고 난감한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협조에 응하지 않아 관계가 흐트러지거나 매출에 피해를 볼까 눈치만 살피는 곳들이 많다고도 말했다.
 
갑의 횡포는 박멸 불가?

세상에 영원한 갑은 없다. 어제의 갑이 오늘은 을이 될 수도 있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갑들의 횡포는 여전하다. 2013년 키워드는 ‘갑질’이다. 사회적으로 약자에 대한 갑질이 도마에 올랐던 해였다. 유통과정에 따라 항공사-여행사-랜드사-가이드로 이어지는 갑을 관계에는 하드블록 압박이나 지상비 떠넘기기 등 여행업계에서의 부당한 일들이 지금도 만연하다. 라면이 제대로 익지 않았다며 승무원을 손찌검한 ‘라면 상무’ 사건도 2013년에 일어난 일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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